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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20주년, 미네르바 맥고나걸이 찬사를 받아 마땅한 때다

 

Written By. 매기 프레몬트 (Maggie Fremont)

Translated By. 띵양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마법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남은 아이’를 만난 게 벌써 20년 전이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지난 1998년 9월 미국에 출판되었고, 우리는 순수한 머글이지만 J. K. 롤링의 마법사 세계에 초대받을 수 있었다. 기나긴 여정 동안 우리는 해리 포터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친구, 적, 고블린)도 만났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중 몇 명은 다른 이들에 비해 더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한다. 덤블도어? 그는 분명 현명하고, 신비롭고, 종종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을 내리기도 하지만 단 것을 좋아하고 ‘수염 그 자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수염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다. 세베루스 스네이프? 아마도 문학 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비극적인 인물 중 한 명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념비적인 날에는 이들을 제외한 다른 이를 위한 축하도 필요하다. 한평생 ‘불가사의한 인물’로 표현되었던 덤블도어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오른팔로 지낸 사람. 근엄하면서도 사려 깊은, 엄격하지만 친절한 사람. 퀴디치에 관해선 규칙을 무시할 줄도 아는 동시에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패트로누스 세 개를 동시에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 여러분, 세상에서 가장 마녀다운 마녀, 누구보다 멋진 체크무늬 애호가 미네르바 맥고나걸(매기 스미스)을 소개한다.

 

보통, 해리 포터 시리즈의 조력자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름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다. 미네르바는 로마 신화에서 전쟁과 지혜의 여신이다. 그럴듯하다. 그녀는 ‘가장 어렵고 위험한 마법’ 중 하나인 변신술을 가르치는 교수일 뿐 아니라 수학(修學)과 위대함이 성취 가능하다고 믿으며, 질데로이 록허트를 진심으로 경멸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명한 사람이다. 전투력 측면을 살펴보자. 맥고나걸은 최후의 결투인 ‘호그와트 전투’의 선두에 선 인물이다. 해리가 볼드모트를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지언정, 그가 왕관에 대해서 유령들과 수다를 떠는 동안 전략을 짜고 호그와트를 전투태세로 돌입시킨 사람은 맥고나걸이었다. 결과적으로 호그와트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슬리데린에게 경각심을 안겨주고(그녀는 슬리데린의 새로운 사감 슬러그혼에게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우린 적을 죽이기 위해 듀얼을 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호그와트의 석상들을 잠에서 깨운 주문 “피에르토툼 로코모토르”를 외친 맥고나걸이 없었다면 더욱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맥고나걸이 “학교에 대한 그대들의 의무를 수행하라!”라고 외치는 부분을 읽고 소름 돋지 않길 바란다. 진심이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602 페이지에 있으니 읽어 보고 와라. 기다리고 있겠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미네르바는 강인함의 상징이자 엄청난 지성을 가진 여성인 동시에 쓸데없는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 사람이다. 그녀는 붉은색이 상징인 그리핀도르의 사감임에도 불구하고 에메랄드 빛의 초록색을 즐겨 입는데 맙소사, 본인에게 어떤 색이 어울리는지도 안다.

 

롤링이 사랑스러운 변신술 교수에게 ‘맥고나걸’이라는 성을 붙인 이유는 따로 있다. 그녀의 캐릭터를 고려해본다면 제법 그럴듯한 이유다. 롤링이 웹사이트 ‘포터모어’에 작성한 맥고나걸 전기를 살펴보면, 영국 역사상 최악의 시인으로 꼽히는 윌리엄 맥고나걸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그의 이름에 왠지 모르게 끌렸다. 그리고 이토록 지적인 여성이 우스꽝스러운 윌리엄 맥고나걸의 먼 친척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매력적이었다”라고 롤링은 이야기했다. 미네르바 맥고날은 어디서도 무시당할 사람은 아니지만, 전쟁의 여신과 우스꽝스러운 인물의 이름이 합쳐졌으니 대단히 역설적이다. 우리가 아는 미네르바 맥고나걸에 완벽히 부합하는 이름 아닌가?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맥고나걸은 항상 심각하고 근엄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해리가 호그와트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의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절대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고, 롤링 역시 맥고나걸이 상당히 날카로운 사람임을 자주 암시했다. “그녀는 무미건조하게 말했다”라던지 “그녀의 목소리가 채찍처럼 휘감겼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비록 맥고나걸이 드세고 공포감을 주입시키는 인물임에는 맞지만, 감정이 없는 냉혈한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는 귀여운 말투와 친근함을 주는 분홍색을 즐기지만, 사실은 뼛속까지 사악한 돌로레스 엄브릿지와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맥고나걸은 강한 의지를 가진 원칙주의자고, 우매함을 싫어하는 동시에 친절하고 감정적인 여성의 표본이다. 그녀는 시리즈에서 자주 눈물을 보였는데, 제임스와 릴리 포터의 죽음, 세드릭의 죽음 이후 해리를 무디의 사무실에서 발견했을 때를 예로 들 수 있다. 물론 그녀가 해그리드가 생명을 잃은 해리의 몸을 어깨에 이고 오는 모습을 보면서 감정적으로 가장 크게 흔들렸던 때도 빼놓을 수 없다. 『죽음의 성물』에 묘사된 이 장면에서 그녀는 사상 처음으로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그녀의 비명은 예상보다 더 끔찍했다. 해리가 맥고나걸 교수가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맙소사, 지금 당장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다.

 

시리즈를 아우르는 다른 요소들과 마찬가지로 롤링의 필체는 매력적이고 천재적이다. 맥고나걸의 이중적인 면모가 급조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녀를 처음 만났던 순간인 시리즈의 도입부부터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 만일 맥고나걸이 해리 포터의 인생에서 중요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해리가 프리벳가 4번지에 도착한 시점부터 호그와트 전투가 끝났던 순간까지 그녀가 항상 곁에 있었음을 잊지 말자.

 

우리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첫 장(章)에서 기묘한 얼룩무늬 고양이 – 금세 미네르바 맥고나걸로 모습을 바꾸는 – 를 만난다. 맥고나걸이 바로 롤링이 우리에게 선사한 세계에서 처음으로 마법을 시전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덤블도어가 그녀와 해그리드에게 해리를 머글 숙모와 삼촌에게 맡겨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바로 그 장면에서 맥고나걸은 혼란에 빠진 마법사 세계를 질책하고, 제임스와 릴리의 죽음에 울음을 삼키기도 하고, 해그리드가 너무 크게 떠든다는 이유로 꾸짖었다가 해리를 더즐리 가족에게 맡기려는 덤블도어의 계획이 단순히 잘못된 일인 것 같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모습을 차례대로 보여준다. 이는 맥고나걸이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대변하는 장면이며, 그녀가 앞으로 이 시리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를 나타내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미네르바가 해리에게 애정을 보이는 이유는 아마 그의 삶을 초창기부터 지켜봤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해리를 향한 절대적인 신뢰와 애정은 그녀의 매력 중 가장 사랑스러운 부분이다(날카로운 유머감각은 아쉽게 2위를 차지했다). 미네르바는 단 한 번도 해리를 편애하지 않았지만, 우리 모두 그녀가 그를 각별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해리의 이름이 불의 잔에서 갑작스럽게 나왔을 때조차 그를 지지했다.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 아서 위즐리가 볼드모트에게 공격당하는 악몽을 해리가 꿨을 때도 그녀만이 단순한 악몽이 아님을 깨달으며 해리에게 “포터군, 난 자네를 믿어”라고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모범적인 아버지상과 남성 멘토로 가득한 시리즈에서 해리의 인생에 도움을 주었던 강인한 여성을 기리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헤르미온느는 페미니즘의 상징이다. 뭐 그럴 수 있다. 지니는 해리의 완벽한 짝이고, 몰리 위즐리는 해리가 상상하는 가장 이상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대변한다. 그러나 미네르바 맥고나걸이 대변하는 이미지는 굉장히 특별하다. 그녀의 이미지에는 ‘모성애’가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강인하고 거친 여성이지만, 결코 악하지는 않다. 그녀는 전설이고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축하받아 마땅하다. 물론 맥고나걸이 이 글을 읽는다면, 나에게 “정신 좀 차려”라고 말할 것이 분명하지만 말이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Vulture: Harry Potter Turns 20, and It’s Time Minerva McGonagall Got thr Praise She Deser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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