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터스>보다는 나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뿔싸, 더 한 것이 존재했다. 셰인 블랙의 <더 프레데터>가 워너브러더스의 호러 신작 <더 넌>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지만, 말 그대로 상처뿐인 영광이다. <프레데터> 시리즈 최악의 개봉성적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원작의 설정 파괴나 영화의 자체적인 퀄리티, 성범죄자 캐스팅 등 안팎으로 논란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원작의 오랜 팬, 그리고 일반 관객 모두 영화에 크게 실망해 흥행에 치명타를 맞은지라 차기작까지 염두에 두었던 이십세기폭스와 셰인 블랙은 기적을 바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 프레데터> 외에도 <어 심플 페이버>, <화이트 보이 릭>, <언브로큰: 패스 투 리뎀션>이 9월 셋째 주말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모두 아주 훌륭한 개봉 주말을 보냈다고 말하기엔 힘들지만, 적어도 영화를 본 관객들에 한해선 꽤나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본인들이 기대한 정도의 성적은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지난 주말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의 세계 흥행 기록을 달성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주중 <미션 임파서블 2>의 북미 최고 기록까지도 넘어서면서 시리즈 최고의 흥행작으로 남게 되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잭 블랙,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미스터리 판타지 신작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아마존 스튜디오의 신작 멜로 <라이프 잇셀프>, 사회 비판 다큐멘터리의 강자 마이클 무어의 <화씨 11/9>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과연 이 작품들이 다음 주말 박스오피스에 어떠한 이야깃거리를 들고 올지 사뭇 기대가 된다. 모두들 행복하고 풍성한 추석 명절 보내시길 바란다.

[9월 3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97,412,639/$107,104,684]

 

 

“2018년 9월 3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더 프레데터 (The Predator)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33% / 관객 51%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9
상영관 수: 4,037
주말 수익: $24,632,284
북미 누적 수익: $24,632,284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4,693,151
제작비: $88,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한 때 전 세계 영화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무자비한 외계 사냥꾼 ‘프레데터’가 돌아왔다. 그러나 그 위력이 예전만 못하다. 폭스 신작 <더 프레데터>가 개봉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영화 안팎으로 논란을 겪으면서 2,460만 달러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면서 주말을 마무리했다.

 

우선 <더 프레데터>는 원작의 설정을 전부 무시한 것으로도 모자라,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화장실 개그’(질 낮은 성인 유머)를 넣었다는 것으로 연출 측면에서 혹평을 받고 있다. 문제는 <더 프레데터>의 감독이 <아이언맨 3>, <키스 키스 뱅 뱅> 등의 수작을 연출한 셰인 블랙이라는 사실이다. 심지어 오리지널 <프레데터>에 배우로 참여해 누구보다 원작의 설정을 잘 알고 있어야 할 그가 이러한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에 팬들이 크게 실망한 상황이다. 물론 원작 팬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도 영화 퀄리티에 실망한 것은 마찬가지다.

두 번째 논란은 아동 성범죄를 저질렀던 배우 스티븐 와일더 스트리겔이 영화에 출연한 것이다. 올리비아 문의 폭로로 그의 분량이 전부 삭제되고, 스트리겔을 기용한 셰인 블랙이 직접 사과하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올리비아 문이 이번 사태로 남성 출연진들에게 차별을 받았다고 추가로 밝히면서 오히려 사태가 심각해졌다. 영화가 흥행할래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는 기록으로 증명되었다. <더 프레데터>는 흥행 측면에서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두 개나 차지했는데, 첫 번째는 역대 4,000개 이상의 상영관에서 개봉한 실사 영화 중 최악의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이전 기록 보유작은 지난해 4,035개 상영관에서 개봉한 톰 크루즈의 <미이라>(3,160만 달러)였다. 이것만으로도 골머리를 앓을 지경인데, 심지어 같은 프랜차이즈 내에서도 가장 좋지 못한 개봉성적을 거두고 말았다. 시리즈 사상 최악의 작품으로 꼽혔던 <프레데터스>(2,476만 달러)보다도 못하니,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 차기작을 염두에 둔 엔딩을 선보였지만, 차기작은 둘째치고 지금 당장 손익분기점이라도 넘길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라도 해야 할 판이다.

 

2. 더 넌 (The Nun)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27% / 관객 4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3,876
주말 수익: $18,238,263 (-66.1%)
북미 누적 수익: $85,114,58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29,914,588
제작비: $22,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 주말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의 오프닝 기록을 달성한 <더 넌>이 66% 이상의 수익률 감소를 겪으면서 <더 프레데터>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아무래도 첫 주에 모든 힘을 쏟아낸 모양이다. 그렇다고 영화의 흥행가도에 큰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니다. 개봉 2주차를 맞이한 영화가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이 무려 2억 2,990만 달러, 제작비의 10배 이상이기 때문이다. 국내를 비롯해 프랑스, 러시아, 이탈리아 등에서도 이번 주 개봉을 앞두고 있어 흥행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8,511만 달러로, 북미 누적 1억 달러는 물론이고 ‘컨저링 유니버스’의 첫 작품 <컨저링>이 세웠던 1억 3,740만 달러 기록도 넘어설 수 있겠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3. 어 심플 페이버 (A Simple Favor)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3% / 관객 8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8
상영관 수: 3,102
주말 수익: $16,011,689
북미 누적 수익: $16,011,68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9,511,689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안나 켄드릭과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어 심플 페이버>가 3위로 데뷔했다. 가장 친한 친구의 실종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을 그린 이 작품은 주로 코미디 장르를 많이 찍었던 폴 페이그의 첫 R등급 스릴러이기도 한데, 결과물이 제법 괜찮은 모양이다.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면서 1,600만 달러라는 무난한 개봉성적을 기록했다.

 

4. 화이트 보이 릭 (White Boy Rick)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0% / 관객 6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1
상영관 수: 2,504
주말 수익: $8,860,431
북미 누적 수익: $8,860,43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8,860,431
제작비: $29,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매튜 맥커너히와 신예 리치 메릿의 범죄 실화 <화이트 보이 릭>이 4위로 첫 선을 보였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디트로이트를 지배했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때 FBI의 정보원으로 활약했지만 불과 17세의 나이에 마약계의 유일한 백인 거물로 성장해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리처드 웨셔 주니어의 불운했던 실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평단과 관객들에게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지만, 886만 달러라는 다소 아쉬운 개봉성적을 거두는데 그쳤다.

 

5.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Crazy Rich Asians)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3% / 관객 8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4
상영관 수: 3,385 (-480)
주말 수익: $8,688,369 (-33.9%)
북미 누적 수익: $149,540,27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88,040,273
제작비: $30,000,000
상영기간: 5주 (33일)

 

북미에서만큼은 <메가로돈>을 앞지른 워너브러더스의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가 개봉 5주차 주말에 5위를 차지했다. 주말 사흘간 868만 달러를 벌어들인 영화의 북미 누적 성적은 1억 4,954만 달러, 해외 성적은 아직 개봉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1억 8,800만 달러 정도다. 할리우드 영화가 비교적 늦게 개봉하는 일본에서도 이번 달 28일에 개봉할 예정인데, 왜 아직까지 국내 개봉 소식은 없는지 의문이다.

 

6. 페퍼민트 (Peppermint) ( ↓ 4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11% / 관객 8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29
상영관 수: 2,980
주말 수익: $6,004,227 (-55.3%)
북미 누적 수익: $24,180,03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5,580,031
제작비: $2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2위로 개봉했던 제니퍼 가너의 R등급 액션 신작 <페퍼민트>가 6위로 추락했다. 지난 주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둔 영화의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2,418만 달러 정도다. 평단의 혹평과는 달리 관객들은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성적이다.

 

7. 메가로돈 (The Meg)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6% / 관객 51%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2,851 (-660)
주말 수익: $3,862,851 (-36.6%)
북미 누적 수익: $137,145,04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06,645,041
제작비: $130,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제이슨 스타뎀의 <메가로돈>이 사흘간 386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7위로 내려왔다. 무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본격적인 가을에 접어드니 ‘상어’와 ‘바다’에 대한 관심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개봉 6주차에 접어든 영화의 북미 누적 성적은 1억 3,714만 달러, 월드와이드 누적 성적은 5억 660만 달러다.

 

8. 서치 (Searching)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2% / 관객 9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1
상영관 수: 2,009
주말 수익: $3,179,538 (-30.4%)
북미 누적 수익: $19,600,64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5,938,787
제작비: N/A
상영기간: 4주 (24일)

 

9월 세 번째 주말 박스오피스 8위의 주인공은 <서치>다. 북미 개봉 당시 적은 상영관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호평과 관심에 힘입어 승승장구할 듯 보였지만, 블록버스터 기대작과 신작들에 밀려 점차 순위가 하락 중이다. 주말 간 317만 달러의 흥행 성적을 거둔 영화의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960만 달러와 4,593만 달러 정도다. 국내에서는 어느덧 26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역대 외화 스릴러의 흥행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상황이다.

 

9.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Mission: Impossible – Fallout)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7% / 관객 8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6
상영관 수: 1,761 (-573)
주말 수익: $2,285,225 (-41.2%)
북미 누적 수익: $216,105,562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760,905,562
제작비: $178,000,000
상영기간: 8주 (52일)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 세 계단 아래로 내려오면서 9위를 차지했다. 개봉 8주차에 접어든 영화는 지난 주말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 월드와이드 누적 성적을 기록한데 이어 이번에는 오우삼의 <미션 임파서블 2>가 기록한 시리즈 최고 북미 성적까지 넘어서는 위업까지 달성해냈다. 톰 크루즈 입장에서는 본인의 전 세계 최고 흥행기록을 이 작품으로 경신했으니, 북미 기록까지도 욕심내 볼 법한 상황이다. 현재 톰 크루즈 주연작 중 북미 최고 성적을 거둔 작품은 2005년 <우주 전쟁>(2억 3,400만 달러)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과의 격차는 약 1,800만 달러 정도다. 현재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북미와 월드와이드 누적 성적은 각각 2억 1,610만 달러와 7억 6,090만 달러다.

 

10. 언브로큰: 패스 투 리뎀션 (Unbroken: Path to Redemption)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28% / 관객 8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38
상영관 수: 1,620
주말 수익: $2,238,723
북미 누적 수익: $2,238,72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238,723
제작비: $6,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9월 셋째 주말 박스오피스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한 작품은 <언브로큰: 패스 투 리뎀션>이다. 로라 힐렌브랜드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세계가 주목했던 육상 신예 ‘루이 잠페리니’가 세계 2차대전에 참전하면서 겪었던 실제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014년 안젤리나 졸리가 메가폰을 잡았던 <언브로큰>과 동일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지만, <언브로큰>이 ‘루이 잠페리니’의 기적 같은 생존을 다룬 작품이라면 <언브로큰: 패스 투 리뎀션>은 그의 신앙에 더 초점을 맞춘 종교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평가는 나쁘지 않지만, 흥행성적은 약 223만 달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