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최근, 전 세대의 공감을 모으며 흥행 순항 중인 [국가부도의 날]이 깜짝 출연으로 화제다. 바로 영화의 엔딩 무렵, 경제 전문가 한시현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이아람 역으로 한지민이 깜짝 등장하기 때문이다. 한지민은 짧은 출연에도 강한 존재감을 남기며 영화의 여운을 배가시키는데, 이는 두 배우가 최근 영화에서 보여준 남다른 캐릭터에 있다. 한지민과 김혜수는 [미쓰백]과 [국가부도의 날]에서 그동안의 천편일률적인 여성 캐릭터에서 벗어나 보다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려냈는데, 시의적절하게도 간격을 두고 개봉한 영화에서 두 배우가 짧지만 같은 공간에 모이게 된 것이다. 게다가 얼마 전 청룡영화상에서 한지민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당시 사회를 보던 김혜수와의 뭉클했던 순간도 있었으니 더욱더 특별 출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처럼 올해 개봉한 영화 중에서 예상치 못했던 깜짝 출연으로 작품을 더욱 특별하게 기억될 수 있게 한 깜짝 출연진은 또 누가 있을까?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이미지: ㈜트리플픽쳐스

 

상영 규모는 소박했지만, 출연진만큼은 예술영화계의 ‘어벤져스’라 불러도 손색없는 영화가 있다. 바로 시네아스트 장률 감독의 11번째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이다. 박해일과 문소리가 주연을 맡아 군산과 서울을 아우르며 펼쳐지는 여정을 담아낸 영화에서 모처럼 스크린에서 볼 수 있어 반가운 배우들이 대거 등장했는데, 면면만 봐도 쟁쟁하다. 송현(문소리)과 윤영(박해일)이 함께 찾은 군산의 허름한 칼국수집 사장 역의 문숙, 윤영을 탐탁지 않게 보는 송현의 사촌 언니이자 치과의사 역의 이미숙, 송현과 이혼한 전 남편의 현 애인 역의 정은채, 윤영에게 호의를 베푸는 약사 역의 한예리, 윤영의 해병대 출신 아버지 역의 명계남까지 각 배우들은 짧은 순간에도 영화의 밀도를 채우며 흥미로운 순간을 만들어냈다.

 

 

 

탐정: 리턴즈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2015년 [탐정: 더 비기닝]에 이어 3년 만에 돌아온 [탐정: 리턴즈]는 성동일-권상우 추리 콤비에 이광수가 새롭게 합류했는데, 여기에 특급 출연진이 가세해 더욱더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주연배우 성동일의 제안으로 우정 출연한 김동욱은 카리스마 넘치는 강력계 형사 팀장으로, 김광규는 강대만(권상우)의 만화방을 인수하는 친한 형으로 등장해 흥미를 자아냈다. 하지만 더 예상하지 못한 특별 출연진이 있었으니, 바로 영화의 엔딩 무렵 깜짝 등장한 국회의원 표창원이다. 추리 콤비 권상우와 성동일에게 새로운 사건을 의뢰하는 인물로 등극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후속편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미지: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올봄 침체됐던 로맨스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담아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원작보다 유머러스해진 영화에서 감초 캐릭터와 의외의 출연진이 웃음과 놀라움을 안겨줬는데, 바로 공효진과 박서준이다. 공효진은 절친 손예진의 제안으로 특별 출연해 곱게 한복 차림을 하고 우진(소지섭)의 소개팅 상대방으로 출연해 짧은 순간에도 자신만의 반전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반면,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박서준은 우진과 수아의 성년이 된 훈훈한 아들로 깜짝 등장해 탄성을 자아냈다.

 

 

 

데드풀 2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가족 영화(!)로 돌아온 [데드풀 2]은 더 커진 스케일만큼 특급 게스트로 화제가 됐다. 바네사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진 웨이드/데드풀이 콜로서스의 권유로 엑스맨 활동을 결심하는 영화 초반, 그의 뒤로 짧은 순간이었지만 엑스맨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조용히 문을 닫는 비스트(니콜라스 홀트)를 비롯해 울버린(휴 잭맨), 프로페서 엑스(제임스 맥어보이), 퀵실버(에반 피터스), 사이클롭스(타이 셰리던)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데드풀 2]의 본격 이벤트는 예고편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예고했던 ‘엑스포스’ 멤버들이다. 엑스포스의 활약을 기대했던 관객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짧은 분량에 깜짝 놀라게 되는데, 영화 [그것]에서 페니 와이즈로 서늘한 인상을 남겼던 빌 스카스가드를 비롯해 다들 충격적인 모습으로 퇴장했기 때문이다. 그중 투명인간 배니셔는 죽기 전 남다른 본모습을 드러내며 화제가 됐다. 바로 아직까지 히어로 영화에 등장한 적 없던 브래드 피트였기 때문이다. 캐스팅 과정에서 케이블 역으로 물망에 올랐던 브래드 피트는 일정상 출연까지 이어지지 못했지만, 라이언 레이놀즈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직접 가져오는 것을 조건으로 특별 출연을 하게 됐다고. [데드풀 2]의 깜짝 게스트는 [토르: 라그나로크]의 루크 헴스워스, 맷 데이먼, 샘 닐, 존 시나의 특별 출연만큼 짧은 순간에도 즐거움을 선사했다.

 

 

 

오션스8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오션스’ 시리즈의 스핀오프 [오션스8]은 개봉 전부터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산드라 블록 등 쟁쟁한 출연진으로 관심을 모았다. 미국 최대의 패션 행사 멧 갈라에서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노리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소재에 걸맞게 화려한 깜짝 출연진으로 눈길을 끌었다. 먼저 계획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유명 배우 다프네에 접근하기 위해 데비와 루는 라이벌 배우를 이용하는데, 다코타 패닝이 영화 초반 결정적으로 중요한 라이벌 배우로 깜짝 등장했다. 그리고 다코타 패닝이 포문을 연 초호화 게스트는 멧 갈라에 정점을 찍었다. 화려한 행사를 실감 남게 보여주기 위해 실제 할리우드 유명 셀럽과 배우들, 그리고 테니스 스타까지 합세한 것. 킴 카다시안, 켄달 제너, 카일리 제너, 하이디 클룸, 지지 하디드, 아드리아나 리마, 케이티 홈즈, 올리비아 문,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가 등장해 실제 멧 갈라를 보는 듯한 생생함을 연출했다.

 

 

 

레디 플레이어 원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아무리 유명 배우들이 깜짝 출연해 놀라움을 안기긴 해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덕력이 총집결된 [레디 플레이어 원]의 호화 게스트(?)를 따라갈 수 있을까? 가상현실 ‘오아시스’와 현실을 넘나드는 모험을 그린 [레디 플레이어 원]은 비디오 게임부터 애니메이션, 영화와 음악에 이르기까지 20세기 대중문화 아이콘이 대거 등장했다. 몇몇 캐릭터와 장면을 빼고는 워낙 순식간에 스쳐갔기 때문에 두 눈을 크게 뜨고 봐도 놓치기 십상이지만, 영화에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 색다른 즐거움을 안기기 충분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영화에는 [샤이닝]의 그 유명한 자매를 비롯해 건담, 헬로 키티, 아이언 자이언트, 건담, 배트맨, 킹콩, 처키, 라라 크로프트, 간달프 등이 곳곳에서 이색적인 볼거리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