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omato92

 

 

다이어트, 여행, 취업, 효도, 공부. 사람들은 매년 12월 31일이 다가오면 습관처럼 새해 결심을 다짐한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있듯, 모처럼 열정을 갖고 세운 목표는 각자의 다양한 사정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되고, 개중 하나만 이뤄도 성공한 거라며 정신 승리를 한다. 이처럼 길게 나열한 새해 결심이 적어도 작심삼일로는 끝나지 않게끔, 당신의 의지에 자극을 줄 영화 7편을 소개한다.

 

 

 

1. 쇼생크 탈출

 

이미지: 더 픽쳐스, (주)에스와이코마드

 

삶은 누구에게나 천편일률적으로 공정하지 않고, 때로는 당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엄청난 고난을 감내해야 할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도저히 개선의 빛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쇼생크 탈출]은 풍족한 삶을 살다 살해 혐의로 억울하게 수감된 앤디 듀프레인의 역경 극복 과정을 그린다. 단순히 탈출 영화를 넘어서 명작으로 회자되는 이유는 인간과 자유에 대한 희망을 작품 전반에 녹여내어 감동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영화의 메시지는 앤디의 편지와 엔딩에서 이어지는 레드의 마지막 대사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국내 개봉명이 스포라는 정보를 듣고 감상을 포기하는 결과론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도 더러 있는데, 그런 점을 감안해도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니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2. 에린 브로코비치

 

이미지: Columbia Pictures

 

만약 주위의 누군가가 대기업과 법적 공방에 휘말렸다고 했을 때, 대부분은 승산 없는 싸움이라며 극구 말릴 것이다. 하지만 백이면 백 강자가 약자를 이긴다면, 이 얼마나 각박하고 재미없는 세상이겠는가. [에린 브로코비치]는 세 아이를 둔 싱글맘이 에너지 기업 PG&E와 법적 공방에서 승리한 실화를 다룬다. 에린은 법과는 전혀 인연은 없지만, 우연한 계기로 법률 회사에 입사해 일하는 도중 PG&E의 수상한 동향을 감지하고 이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대기업의 치부를 들춰낸 만큼 협박 전화가 걸려오는 등 회사의 방해 작업이 끊이지 않지만, 이를 무릅쓰고 현장에 나가 시료를 채취하고 사실 관계를 정확히 확립하여 불가능한 싸움을 승리로 이끈다. 누가 봐도 평범했던 인물이 비범한 영웅이 되어가는 스토리를 짜임새 있게 그려내고, 여기에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가 더해져 몰입도를 높인다. 참고로 [에린 브로코비치]로 연기 변신에 성공한 줄리아 로버츠는 생애 첫 아카데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3. 프리 라이터스 다이어리

 

이미지: Paramount Pictures

 

흑인, 라틴계, 아시아계 등 다양한 인종이 섞인 교실의 학생들을 변화시킨 교사 ‘에린 그루웰’의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 에린은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발령받은 근무지에서 ‘백인 교사’라는 이유로 아이들의 냉대를 받는다. 하지만 그런 시선에 굴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춰 상황을 이해하려는 다양한 질문을 통해 점차 서로 간의 유대를 쌓아간다. 각자의 사정으로 방황하며 학교라는 공간을 시간 때우는 장소 이상으로 보지 않던 학생들은 선생님의 끊임없는 헌신과 노력으로 각자 몰두할 만한 무언가를 찾게 되고, 더 나아가 인종이라는 벽을 넘어 사제지간에서 친구 사이로 발전한다. 이후 그루웰은 학생들이 각자의 삶을 성찰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일기를 쓰게 했고, 진심을 담아 쓴 일기는 차곡차곡 쌓여 하나의 책으로 출간되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4. 옥토버 스카이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옥토버 스카이]는 탄광촌에서 태어나 광부가 되어야 하는 운명을 거스르고 NASA의 로켓 개발자가 된 호머 히컴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진심으로 꿈을 이루길 원한다면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호머가 그랬듯, 도무지 공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보노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내면에 있는 열정을 다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평생 땅만 보며 일해야 하는 광부들로 가득한 곳에서 하늘을 보는 꿈을 품었다는 드라마틱한 설정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5. 평화로운 전사

 

이미지: Lionsgate, Universal Pictures

 

[평화로운 전사]는 명성, 좋은 친구, 재능을 가졌음에도 슬럼프에 빠진 대학생 댄이 ‘소크라테스’라는 이름의 멘토를 만나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소크라테스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완성된 철학자이자 인생의 모든 걸 통찰한 사람의 입장에서 아낌없는 조언을 해준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아무래도 후반부의 등산 장면일 것이다. 댄은 산에서 보여줄 것이 있다는 스승의 말에 잔뜩 기대에 부풀어 열심히 등반하지만, 막상 정상에 올랐을 때 작고 초라한 돌멩이 하나를 보여주자 크게 실망한다. 그런 댄에게 소크라테스는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들뜨고 행복하지 않았냐고 되묻고, 이내 댄은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목적지가 아닌 여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처럼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관한 내용이 작품 전반에 내재되어 있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방황하고 있는 이들이 보면 좋을 듯하다.

 

 

 

6. 멋진 인생

 

이미지: RKO Radio Pictures

 

개봉 당시 흥행은 참패했지만, 후에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미국인에게 크리스마스 클래식이 된 작품. [멋진 인생]은 제목 그대로 ‘멋진 인생’을 꿈꾸던 주인공 조지 베일리가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여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는 과정을 다룬다. 8천 달러라는 거금을 잃은 후 지독한 책임감에 자살을 결심하지만, 수호천사 클라렌스가 보여준 ‘조지 베일리가 없는 세상’을 확인하고 삶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위해서 기꺼이 손을 내줄 주위 사람들의 소중함 역시 가슴에 새긴다. 크리스마스라는 소재에 판타지 장르가 섞여 혹자에게는 지나치게 낙관적, 낭만적인 영화로 비칠 수도 있으나 영화에 담긴 교훈은 굉장히 현실적이다. 전부라고는 할 수 없으나 많은 사람들이 대단히 큰 이상을 품다가도 여러 사정으로 찬란했던 빛을 점차 잃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도 그 사람의 인생이 덧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개개의 속도를 유지하며 삶을 이어나가는 이들에게 ‘멋진 인생’을 살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7. 행복을 찾아서

 

이미지: (주)팝엔터테인먼트

 

‘가진 게 없더라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가진 이들을 위한 영화. [행복을 찾아서]의 주인공 크리스 가드너는 한물간 의료 기기 판매에 전 재산을 걸었다가 결국 거지 신세가 된다. 형편이 어려워지자 아들의 고사리 손을 잡고 기기 판매를 위해 병원을 전전하다 우연히 증권사 인턴십에 지원한다. 성공하고 싶다는 희망을 품은 것도 잠시, 숨만 쉬어도 줄줄이 나가는 돈 때문에 삶은 점점 피폐해진다. 그럼에도 자신의 꿈을 좇는 노력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영화는 삶에 닥친 시련을 가만히 앉아 불평하는 것은 아무 소용없으며, 장애나 어려움을 돌파하는 방법은 목표에 확신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가드너가 농구장에서 아들에게 ‘네가 해내지 못할 거라는 말을 듣고만 있지 말렴’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영화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명대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