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Tomato92

 

 

2017년 패티 젠킨스 감독의 [원더 우먼]이 개봉하면서 DC 코믹스 원작 영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었다. 이 작품이 여러모로 의미가 더 큰 이유는 대체로 흥행이나 비평 모두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를 이어나가던 DECU에서 여성 감독이, 여성 중심의 서사의 작품을 만들어 엄청난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바로 얼마 전 개봉한 MCU 최초의 여성 주연 영화 [캡틴 마블]의 첫 주 박스오피스 성적이 역대 월드 와이드 오프닝 6위를 달성하며 여러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만큼, 앞으로 DECU에서 보고 싶은 여성 히어로들을 소개해 본다.

 

 

 

1. 블랙 카나리
이미지: DC Comics

블랙 카나리는 ‘플래시’ 코믹스의 영웅 조니 선더의 파트너로 DC 코믹스에 처음 등장했다. 카나리는 매력적인 성격으로 첫 등장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만의 개인 서사를 추가해서 코믹스 내 입지를 넓혔다. 신체적인 조건이나 위장 기술이 뛰어나긴 했지만 등장 초반에는 특별한 능력이 딱히 없었는데, 실버 에이지에 등장한 2대 카나리는 ‘카나리 크라이’라는 충격파를 사용한다는 설정으로 나온다. 무술 실력, 초능력과 더불어 진취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저스티스 리그’나 ‘버즈 오브 프레이’에서 종종 리더십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현재까지 The CW 방송국의 [애로우]나 [플래시]에 나왔고, 2020년 개봉할 마고 로비 ‘할리퀸’ 주연의 [버즈 오브 프레이]에 비중 있는 역할로 나올 예정이다.

 

 

 

2. 자타나
이미지: DC Comics

하이힐, 하이레그 등 마술사 복장을 하고 마법을 쓴다는 설정 덕에 히어로 팬덤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캐릭터. 이탈리아의 위대한 마술사 지오반니 자타라의 딸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마법을 부리는 게 가능했으며 텔레포트, 차원 이동, 염력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주로 악을 물리치는데 사용하고, 히어로 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마술사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독특하게도 주문을 거꾸로 외는 방식으로 마법을 사용하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자라나라!’라는 주문이 있으면 ‘라나라자!’라고 말해야 마법이 발동한다는 뜻이다. ‘아이덴티티 크라이시스’에서 빌런을 중성화시켰던 것처럼, 본인의 능력을 다소 엉뚱하게 써서 팬들을 당황스럽게 만들 때도 있지만 수많은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은 캐릭터다. 작년 말 영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3. 헌트리스
이미지: DC Comics

헌트리스의 현신은 여러 명이 있었지만 골든 에이지, 브론즈 에이지를 거쳐 크라이시스 이후에 나온 ‘헬레나 버티넬리’가 가장 유명하다. 고담 시티에서 가장 강력한 마피아 보스들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어렸을 적 라이벌 세력에 의해 부모님을 잃고 복수의 칼을 갈게 된다. 피의 복수를 위해 전투와 무기 다루는 방법을 훈련하는데, 이 과정에서 헌트리스로 거듭난다. 다른 DC 슈퍼히어로들에 비해 더 잔인하고 피를 갈구하는 식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배트맨은 헌트리스를 자신이 상대하는 범죄자와 똑같이 생각하여 자주 마찰을 빚는다. 블랙 카나리와 마찬가지로 [버즈 오브 프레이]에 주연으로 나올 예정이며 [클로버필드 10번지]의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가 해당 역으로 캐스팅됐다.

 

 

 

4. 배트우먼
이미지: DC Comics

케이트 케인이라는 본명의 그녀는 대령 아버지와 대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적 테러리스트에게 어머니를 잃고 트라우마가 생긴 그녀는, 어느 날 강도를 잡으려다 나타난 배트맨을 보고 자경단원이 되기로 결심한다. 이후 몇 년간의 고된 훈련을 마치고 아버지에게 장비와 코스튬을 받은 케인은 ‘배트우먼’으로 이름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그녀는 레드 후드와 마찬가지로 종종 총이나 치명적인 전략을 사용하여 고담시 내의 정의를 구현한다. 초능력은 없지만 은신술, 무술, 군사 전술, 컴퓨터 해킹 등 신체적, 지적 능력이 매우 뛰어난 편이다. 또한 DC 세계의 대표적인 레즈비언 캐릭터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에서 걸크러시 매력을 선보인 ‘루비 로즈’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파일럿이 올해 방영될 예정이다.

 

 

 

5. 빅슨
이미지: DC Comics

빅슨은 마블의 블랙 팬서와 비슷한 점이 많으면서도 굉장히 다른 히어로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어렸을 때 부모님을 모두 여읜 그녀는 마리 지웨 매케이브라는 이름으로 뉴욕에 가서 디자이너, 모델 등 쇼비즈니스 업계에서 이름을 알린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삼촌을 만나 다른 동물의 능력을 흉내 낼 수 있는 마법의 토템을 얻고, 빅슨이라는 이름으로 히어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저스티스 리그, 수어사이드 스쿼드 활동을 하며 단순히 동물의 능력이 아닌 사람의 능력까지 뺏을 수 있게 되어 기량이 한층 더 성장하기도 한다. 2015년 CW Seed에서 빅슨 단독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고, The CW의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에서는 마리의 할머니인 아마야 지웨가 빅슨으로 나온다.

 

 

 

6. 레이븐
이미지: DC Comics

[저스티스 리그]에 나왔던 사이보그 주연의 영화 제작이 계속 지연되는 와중에, 사실상 틴 타이탄즈 멤버 중 팬덤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차기 솔로 영화화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캐릭터. 치유, 텔레포트, 비행, 염력, 유체이탈, 예지 등 여러 캐릭터의 능력을 모두 몰아 준 듯한 능력 덕에 그녀에게 대적할 히어로는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악마 트라이곤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히어로 측에서 싸우더라도 늘 자신의 악한 면을 자제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이런 흥미로운 설정 덕에 영화로 만들었을 경우 기존의 슈퍼히어로 영화와는 다른 전개,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태까지 실사보다는 주로 애니메이션 영화에만 등장했었다.

 

 

 

7. 캣우먼
이미지: DC Comics

캣우먼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이미 2004년에 개봉했지만, 이는 캣우먼의 이름만 빌려다 쓴 다른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우선 셀리나 카일의 이야기가 아니었고, 캣우먼 기원과 전혀 관련이 없었으며, 2011년 리부트 이전에 나온 영화라 할지라도 원작 코믹스 설정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모든 면에서 엉망이었던 할리 베리 주연의 영화가 대차게 망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캐릭터를 영원히 구석에 방치시키기엔 매력적인 요소가 너무 많다. 현재 주연이었던 벤 애플렉의 하차로 이래저래 말은 많지만 DCEU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배트맨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실제 고양이를 보듯 안티 히어로와 히어로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비호감보다 도발적인 매력으로 다가왔다. 미셸 파이퍼, 앤 해서웨이가 각각 팀 버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솔로 영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8. 미스 마샨
이미지: DC Comics

앞서 레이븐에 대적할 캐릭터는 거의 없다고 말했는데, 지금 소개할 틴 타이탄즈 멤버 미스 마샨도 능력치 하나만큼은 만만치 않다. 삼촌 마샨 맨헌터와 마찬가지로 가공할 만한 힘이나 변환 능력을 갖고 있지만, 극한으로 금욕적이고 진지한 맨헌터와 달리 농담을 좋아하고 자상한 성격의 소유자라 전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의 DECU에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10대이기 때문에, 솔로 영화가 나온다면 [스파이더맨 : 홈커밍]처럼 학교 배경의 하이틴 영화로 만들면 적합할 듯하다. 엄청난 힘, 변환 능력 외에 비행, 염력, 투시, 치유, 투명화, 화염 폭발 등 능력은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애니메이션 [영 저스티스]에 나왔고, [드림 걸즈]의 샤론 릴이 The CW의 [슈퍼걸]에 해당 역으로 출연했다.

 

 

 

9. 로켓
이미지: DC Comics

로켓은 아주 가난하고, 거친 환경에서 자란 흑인 소녀다. 그녀는 늘 변화를 만들고, 가족을 구하길 바랐으며 슈퍼맨과 비슷한 힘을 가진 아이콘을 우상으로 삼았다. 로켓과 아이콘은 함께 활동하며 정의를 구현했고, 후에 아이콘은 로켓에게 운동 에너지를 다룰 수 있는 벨트를 선물한다. 로켓은 그린 랜턴처럼 능력은 손으로 에너지 발사체를 던지거나 광선을 뿜을 수 있는데, 펀치 한 번만 해도 가공할 만한 힘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초인적인 스피드로 무거운 걸 던지고, 비행도 가능하며, 힘의 장막을 만들어 어떤 공격이든 막을 수 있다. 한마디로 진 그레이와 존 스튜어트를 합친 캐릭터라고 보면 된다. 그녀는 아이콘과 함께 활약하며 ‘블러드 신디케이트’, ‘쉐도우 캐비닛’이라는 팀에 들어가 활동하기도 한다.

 

 

 

10. 레이디 블랙호크
이미지: DC Comics

진다 블레이크라는 본명의 그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활동했던 비행 중대 ‘블랙호크스’의 유일한 여성 멤버다. 여러 현대 항공기를 조종할 수 있고, 다양한 전투 기술이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숙련되어 있으며 무기도 능숙히 다룬다. 진다가 블랙호크스 팀에 영입되는데 초석을 깐 시기는 멤버 올라프 비외른손을 스캐벤져라는 빌런으로부터 구했을 때다. 하지만 그녀의 도움으로 팀 멤버를 구했음에도 블랙호크는 ‘여성은 가입을 금지한다’라는 규정을 들어 진다의 영입을 반대한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스캐벤져가 복수의 칼을 갈고 돌아와 블랙호크스 팀을 한 섬에 인질로 잡았을 당시, 팀 전체를 구하는데 진다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블랙호크는 그녀를 팀의 명예 멤버로 발탁한다. 사실 블랙호크스는 DC 팬덤 사이에서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팀인데, 작년 4월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DC 팬뿐 아니라 대중의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참고로 각본은 스필버그 감독과 [쥬라기 공원],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에서 같이 작업한 데이빗 코엡이 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