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이제 할리우드 배우들은 사석에서 만나면 이런 질문을 할 것 같다. “너는 마블 소속이야? DC 소속이야?”

그만큼 마이너 장르라고 생각했던 슈퍼히어로 영화가 할리우드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마블과 DC의 새 영화에 톱스타들이 출연하는 것이 더 이상 놀라운 소식이 아닌 게 됐다. 오히려 아직까지 슈퍼히어로 영화에 출연하지 않은 배우들이 이후 어떤 신작에 캐스팅될지 궁금할 정도다. 그래서 앞으로 개봉할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새롭게 얼굴을 비추는 할리우드 스타들은 누가 있는지 작품과 함께 알아본다.

‘블랙 위도우’ 플로렌스 퓨

2020년 5월 1일 북미 개봉 예정인 [블랙 위도우]는 마블 페이즈 4의 시작이자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블랙 위도우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다. [아이언맨 2]에 처음 등장해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르기까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의 대표적인 여성 히어로로 군림해온 스칼렛 요한슨의 블랙 위도우 첫 솔로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아직 세부 정보는 알려진 게 없지만, 최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깜짝 출연할 수 있다는 루머가 흘러나와 팬들을 더욱 들뜨게 한다.

이미지: 씨네룩스

기존 MCU에서 보여주지 않은 이야기를 다룰 [블랙 위도우]는 레이첼 와이즈, 데이비드 하버 등 새로운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그중 눈에 띄는 배우는 영화 [레이디 맥베스]와 [미드소마],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플로렌스 퓨다. 올해 연말 개봉을 앞둔(북미 기준) 그레타 거윅의 두 번째 연출작 [리틀 우먼]까지, 괴물 같은 연기력으로 할리우드 기대주로 부상한 그가 [블랙 위도우]에서 보여줄 활약이 기대된다. 플로렌스 퓨는 ‘2대 블랙 위도우’로도 알려진 옐레나 벨로바 역을 맡아 블랙 위도우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터널스’ 안젤리나 졸리 X 마동석

2020년 11월 6일 북미 개봉 예정인 [이터널스]에는 마블 페이즈 4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히어로들이 대거 등장한다. 셀러스티얼이라는 우주 종족이 창조한 월등히 뛰어난 힘을 지닌 고대 인류 이터널스가 사악한 빌런 베비안츠와 맞서 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선댄스영화제에서 [로데오 카우보이]로 주목받은 클로이 자오가 MCU 최초로 유색인종 여성 감독으로 확정되어 화제가 됐다. [이터널스]는 [어벤져스]가 떠난 팀 히어로 계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는데, 다양한 힘과 능력을 가진 멤버들이 주축이 되고 출연진과 제작진 또한 다민족 다인종으로 구성되어 눈길을 끈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터널스]는 [보디가드]로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리처든 매든,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 준 젬마 찬, [데스페라도], [킬러의 보디가드]의 멕시코 대표 배우 셀마 헤이엑 등이 출연한다. 벌써부터 예사롭지 않은 출연진에 우리에게 유독 더 반가운 두 배우가 눈에 띈다.

먼저 안젤리나 졸리다. 2019 샌디에이고 코믹콘 발표 전부터 MCU에 합류한다는 루머가 나왔는데(‘캡틴 마블’ 제작자로 나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최종적으로 [이터널스]의 테나 역으로 출연을 확정했다. 테나는 초인적인 힘을 가진 이터널스의 리더이며, 과감한 액션부터 섬세한 드라마 연기까지 섭렵한 안젤리나 졸리의 첫 번째 슈퍼히어로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이미지: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다른 또 한 명의 스타는 마동석이다. 수현에 이어 두 번째로 MCU에 합류한 한국 배우로, [이터널스]에서 헐크만큼 엄청난 힘을 가진 길가메시 역에 낙점됐다. 마동석은 지난 7월 열린 코믹콘에서 “길가메시와 헐크 중 누가 세냐”라는 질문에 마크 러팔로를 찾으면서 헐크에게 길가메시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마블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최근 아들 매덕스가 연세대에 입학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안젤리나 졸리와 마동석이 출연하는 만큼, 국내 개봉 때 [이터널스] 팀의 내한 및 월드 프리미어도 한국에서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버즈 오브 프레이’ 이완 맥그리거

‘할리 퀸’ 마고 로비의 컴백으로 관심이 쏠린 [버즈 오브 프레이]는 DC의 새로운 팀 영화다. [배트맨], [조커]와 같이 고담시를 배경으로 할리 퀸, 헌트리스, 블랙 카나리가 팀을 이루어 활약하는 이야기를 다루며, 2020년 2월 개봉한다. [클로버필드 10번지]의 메리 엘리자베스 원스티드가 헌트리스 역을, 드라마 [언더그라운드]의 저니 스몰렛이 블랙 카나리 역으로 출연한다. 최근 공개된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빌런 ‘블랙 마스크’ 역에 이완 맥그리거가 깜짝 출연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이완 맥그리거가 맡은 블랙 마스크는 [배트맨] 시리즈에도 등장한 빌런이며,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브루스 웨인의 친구지만 가식적인 부모 때문에 세상을 증오하고 악에 물든 인물이다. 루머에 의하면, 동료 악당 빅터 자즈와 성적 긴장감을 형성하며 DC 확장 유니버스 최초의 LGBT 캐릭터가 될 거라 한다. [버즈 오브 프레이] 예고편에서 세상을 마음대로 움직일만한 힘을 가진 블랙 마스크가 할리 퀸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등장해 이완 맥그리거가 보여줄 연기 변신이 흥미를 끈다. 이완 맥그리거는 DC 뿐만 아니라 최근 [스타워즈]의 오비완 케노비 스핀오프 드라마 출연도 확정했다.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텐 링즈’ 양조위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즈(이하 ‘샹치’)]는 MCU 최초의 아시안 슈퍼히어로 영화로 쿵푸 마스터 ‘샹치’의 이야기를 그린다. 마블은 예전부터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을 위한 슈퍼히어로 영화에 관심이 있었는데, [블랙 팬서]가 성공하면서 이 같은 계획이 더욱 가속화됐다. 과연 누가 최초의 아시안 슈퍼히어로가 될 것인지 관심이 모였고, 아마데우스 조와 화이트 폭스를 제치고 최종적으로 샹치가 확정됐다.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으로 알려진 시무 리우가 샹치 역에 캐스팅되어 화려한 무술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샹치]는 2021년 2월 12일 개봉할 예정이다.

이미지: 무비꼴라쥬

마블 최초의 아시안 슈퍼히어로 영화인만큼 빌런을 연기할 배우도 남다르다. [아이언맨 3]에서 개그 캐릭터로 전락한 가짜 만다린이 아닌, 진짜 만다린이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사실 진짜 만다린의 등장은 마블 원 샷(MCU의 단편영화) 시리즈의 [왕을 경배하라]에서 조짐이 보였다. [아이언맨 3]에서 감옥에 갇힌 가짜 만다린 트레버(벤 킹슬리)은 “너에게 이름을 도용당한 분이 계신다. 그분이 만나길 원한다”라는 말을 듣고 납치당하는데, 많은 팬들은 대화 속에 등장하는 ‘그분’을 진짜 만다린으로 추측했다. 그리고 드디어 그분이 [샹치]에 등장한다. 만다린은 전 세계적인 테러리스트이자 과학과 무술에 능한 아이언맨의 숙적으로 중국의 대표 배우 양조위가 캐스팅됐다. [무간도], [일대종사], [해피 투게더] 등 많은 영화에서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던 양조위가 만다린을 맡았다는 점에서 [아이언맨 3]의 치욕을 잊고 진정한 악의 화신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원더 우먼 1984’ 크리스틴 위그

[아쿠아맨]과 더불어 무너질 뻔한 DC 확장 유니버스를 수령에서 건져 올린 [원더 우먼]이 돌아온다. 2020년 6월 개봉 예정인 후속편 [원더 우먼 1984]는 아직 정확한 스토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고대 유물과 관련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루머가 있다.

이미지: 글뫼

그런 루머를 뒷받침하듯 [원더 우먼 1984]의 빌런으로 ‘치타’가 등장하는데, 원작에서 원더 우먼에 대한 동경과 질투심으로 따라 하다 내재된 악마의 본성이 깨어나고 치타 같이 엄청난 스피드를 가지게 된 인물이다. 치타 역은 TV 쇼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로 스타가 되고 [고스트 버스터즈] 등 여러 작품에서 유머 넘치는 캐릭터를 소화했던 크리스티 위그가 맡았다. 그가 빌런 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일부의 걱정스러운 시선도 있지만,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나 [마션]에서 그동안의 이미지를 벗어난 정극 연기로 호평을 받았기에 악역으로 변신할 이번 작품 역시 기대가 크다.

‘블레이드’ 마허샬라 알리

MCU는 물론 [스파이더맨], [엑스맨] 이전부터 마블 원작 영화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 있다. 반은 뱀파이어 반은 인간인 뱀파이어 헌터 [블레이드] 시리즈다. 1998년 1편을 시작으로 2004년까지 3편이 제작됐고, 마지막 영화를 제외하고 평단과 흥행 모두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블레이드’로 출연한 웨슬리 스나입스의 멋진 액션과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마블에서 [블레이드]를 다시 MCU로 편입해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이 목격됐고, 실제 웨슬리 스나입스와 미팅도 가졌다. 네 번째 영화로 돌아올지 리부트가 될지 궁금했는데, 지난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문라이트], [그린 북]의 마허샬라 알리가 새로운 블레이드로 출연한다고 공식 발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마허샬라 알리가 뱀파이어 안티 히어로 블레이드에 캐스팅된 건 놀랍게도 그가 먼저 연락을 취했기 때문이다. [그린 북]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후 직접 케빈 파이기에게 전화를 걸어 <블레이드>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들이 차기작으로 블록버스터를 선택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온 적이 많은데, 마허샬라 알리의 [블레이드]도 기분 좋은 선례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다만 [블레이드]는 공식 제작만 발표했을 뿐 감독, 마허샬라 알리를 제외한 출연진과 개봉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아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 듯하다.

제목 미정의 키아누 리브스 출연 마블 영화?

이미지: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마지막으로 키아누 리브스도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만날지 모른다. 케빈 파이기는 마블 영화를 진행할 때마다 키아누 리브스에게 연락해 MCU에 편입할 수 있도록 공을 들이고 있는데, 아직까지 그의 출연은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배우들의 출연 루머가 확정으로 밝혀지기도 한만큼 [존 윅] 시리즈의 성공 이후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키아누 리브스를 마블 영화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