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국제영화제가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소통의 장이 마련되고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행사 ‘액터스 하우스’가 신설되면서 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안전하고 의미 있는 행사가 되기를 바라면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일 월드 프리미어 작품 네 편을 소개한다.

행복의 나라로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막작으로 선정된 [행복의 나라로]는 탈옥수 203과 가난한 환자 남식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피우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렸다. 전반적으로 유쾌하면서 서정적인 분위기를 표방하는 [행복의 나라로]는 강두와 두치라는 미스터리한 두 남자가 주인공들을 쫓으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하녀], [돈의 맛] 등 작품들마다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묵직하게 던졌던 임상수 감독이 이번에는 행복에 관한 질문을 건넨다고 한다. 원래 [노킹 온 헤븐스 도어]의 리메이크로 출발했다가 아예 오리지널 스토리로 노선을 변경했다고 하는데,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지 궁금하다.

언프레임드

이미지: 왓챠

[언프레임드]는 배우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단편 네 개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우선 최희서 감독의 [반디]는 엄마와 함께 사는 소녀 반디의 사연을, 손석구 감독의 [재방송]은 이모와 조카의 동행을 담았다. 앞선 두 편이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뒤에 두 편은 사회적 이슈에 초점을 두었다. 박정민 감독의 [반장선거]는 어른들의 선거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초등학교 반장선거를 그리며, 이제훈 감독의 [블루해피니스]는 주식에 손을 댄 취업준비생을 따라간다. 네 명의 배우들이 선사할, 틀에 박히지 않은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매염방

Edko Films Limited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작인 [매염방]은 홍콩의 전설적인 가수 겸 배우 매염방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는 매염방의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 데뷔에 이르는 과정, 가수로서의 성공과 배우로의 전환 그리고 죽음까지 순차적으로 담았다. 스타들이 하루아침에 뜨고 지는 연예계에서 매염방은 ‘홍콩의 딸’이라 불리며 국가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거기에 런던에서 콘서트 티켓을 매진 시키며 ‘동방의 마돈나’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데뷔 후 20년 동안 사랑받은 홍콩의 별은 암으로 41세의 나이에 지고 말았다. 아시아를 사로잡은 매염방의 매력과 1980~1990년대 홍콩의 화려한 모습들이 기대를 높인다.

실종

이미지: Asmik Ace, Inc.

[실종]은 연쇄살인범을 뒤쫓는 딸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로, [도쿄!]와 [마더]에서 봉준호 감독의 조감독을 했던 가타야마 신조의 첫 상업 영화다. 극 중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는 무려 300만 엔의 포상금이 걸린 연쇄살인범을 발견하고 그를 잡아 돈을 받을 생각에 기뻐한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아버지가 실종되고, 딸은 아버지의 직장에서 만난 사람이 수배 중인 연쇄살인범이란 것을 눈치챈다. 더군다나 그는 아버지와 이름이 같다. 과연 살인범이 아버지를 죽이고 신분을 뺏은 것일까? 참고로 [실종]은 감독의 아버지가 수배자를 목격한 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신조 감독이 수많은 고뇌 끝에 설정한 반전이 무엇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