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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개봉한 ‘존 조’ 주연의 영화 [서치]는 탄탄한 스토리와 참신한 연출로 화제를 모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5년 만에 돌아온 [서치 2] 역시 1편 못지않았다. 전편과 세계관을 공유하고, 새로운 인물들의 새로운 이야기로 재미와 놀라움을 건넸다. 최근 OTT에도 공개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실종된 누군가를 찾는 컨셉은 같지만, 캐릭터의 역할은 바꿨다. 전편이 사라진 딸을 찾는 아버지의 이야기였다면 [서치 2]는 사라진 엄마를 찾는 딸의 이야기다. [서치] 시리즈의 재미는 역시 스크린 라이프(영화를 디지털 기기의 스크린 화면만으로 구성하는 기법)의 활용이다. 인터넷 검색과 SNS 정보를 통해 사라진 이를 찾는 이야기를 그리는데, 디지털 화면만으로 구성된 신박한 연출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2편 역시 이와 마찬가지인데 걱정도 컸다. 1편이 나왔을 때는 모든 것이 신기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지금, 후속편은 전편만 한 재미를 다시 전할 수 있을까? 다행히 이 같은 걱정은 기우였다. 주인공의 변화를 통해 더 진일보된 추리력을 보여줬고, 끝없는 반전 요소들로 관객들에게 의심의 밀당을 극대화했다. 전편을 능가한 속편을 찾기가 힘든 요즘, [서치 2]는 그 속설을 보기 좋게 깨뜨리며 다시 한번 관객들에게 스크린 라이프의 재미를 강력하게 선사한다.


[서치 2]를 이끌어가는 배우들

스톰 레이드, 다니엘 헤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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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 2]의 제작을 발표했을 때 전작의 주연인 ‘존 조’의 자리를 대체할 배우는 누가 될지 궁금했다. 인터넷과 IT 기기를 통한 수사극인만큼 주변 인물과 상호 작용보다 주인공이 주도하는 존재감이 꽤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준’역에는 ‘스톰 레이드’가 캐스팅되며 흡입력 있는 연기를 펼쳤다.

스톰 레이드는 디즈니의 실사영화 [시간의 주름]의 멕 머리 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렸다. [시간의 주름]외에도 [노예 12년]에서 에밀리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후 배우 활동을 이어갔으며, [인비저블맨]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 때문에 일어나는 상황들로 피폐해지는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엄마를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딸의 절박한 모습을 공감가게 보여준다.

[서치] 1편은 한국계 배우인 ‘존 조’의 주연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번 편에도 한국계 배우인 다니엘 헤니를 부각하며 마케팅을 펼쳤다. 그는 극에서 준과 함께 실종된 이를 찾으려는 FBI 수사관 에이전트 박을 역을 맡았다. 혼돈의 상황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사건 진행 과정을 담담하게 관객에게 알려주는 역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분량이 적어서 ‘다니엘 헤니’의 활약상을 기대했던 팬들은 조금 아쉬울 듯하다.

PC, 모바일에 이어 스마트 워치까지! 전편보다 더욱 능숙하게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는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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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 2]는 먼저 떠난 아빠를 그리워하는 딸이 남자친구와 해외로 여행 간 엄마가 돌아오지 않자,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여 그들을 추적하는 작품이다. 주인공이 중년의 남성에서 10대의 딸로 바뀌며 한층 더 능숙하게 디지털 기기를 다룬다. 노트북,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 워치까지 활용해 엄마의 흔적을 재빠르게 찾아낸다. 주인공의 이 같은 변화는 이야기의 속도감을 배가한다.

해외에서 사라진 엄마를 찾아야 하는 제한적인 상황과 콜롬비아에서 수사권이 없는 FBI라는 설정도 스토리의 개연성과 극적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달리 단서들을 직관적으로 보여준 점도 흥미롭다. 전편과 동일하게 주인공이 보는 컴퓨터 화면에 모든 단서와 힌트를 배열한다. 관객은 빠른 전개로 놓쳤던 포인트를 컴퓨터 화면을 통해 정리하고 다음을 추리한다. 마치 주인공과 하나가 된 느낌으로 미스터리를 하나씩 벗겨낸다. [서치] 시리즈가 동종 장르 영화보다 훨씬 몰입감 높게 다가오는 점도 이 때문이다.

반전의, 반전에 의한, 반전을 위한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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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사라진 엄마의 행방을 찾으며 하나씩 드러나는 단서들로 관객들에게 범인을 유추하게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관객들이 추측하는 범인은 순차적으로 발견되는 단서들로 인해 시시각각 바뀐다. 그야말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다. 게다가 실종된 엄마를 찾으며 드러나는 진실은 엄마에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딸을 포함한 가족과 관련된 진실이어서 주인공 ‘준’에게 다가오는 위험이 사실감 있게 그려진다.

이처럼 영화는 전작보다 더한 반전으로 단 한순간도 영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너무 반전이 많지 않냐는 지적도 있지만, 이야기 구조 상 충분히 납득 가능한 설정이라 장르적 쾌감은 더욱 커진다. 재미있는 영화 감상을 위해 반전 요소나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를 말할 수 없지만, 이야기에 등장하는 어떠한 것도 그냥 지나치지 말자. 모든 것이 단서이고, 사건의 발화점이니깐. 이후 영화가 그렸던 큰 그림에 뒤통수를 맞는 즐거움[?]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 홍수 속에 아날로그의 소중함을 잃지 않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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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 2]는 사라진 가족을 찾는 과정에서 스마트 기기로 전 세계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도움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애플 기기의 광고판 같은 느낌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전편이 맥북과 아이폰의 활약상을 그렸다면[?], 이번 편의 주인공은 애플워치와 시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속작이 제작된다면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영화가 될지도?

어쨌든 이 같은 디지털 기기의 활약상에서도 [서치]는 아날로그의 소중함을 잃지 않는다. 1편에 이어 이번 편에서도 여러 사건으로 단절된 부모 자식 관계의 회복을 중요한 화두로 제시한다. 실종된 엄마를 추적하면서, 아이러니하게 그를 이해하는 딸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건넨다. 사람들에게 비난받으면서도 딸을 위해 진실을 감췄던 엄마의 선택은 영화의 몇 안 되는 감동적인 순간이다. 비단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역시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가족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만든다. 여기에 가정폭력, 데이트 폭력 등 사회적 범죄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우며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귀 기울이게 된다.

[서치 2]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단 한순간의 지루함 없이 영화에 빠져들게 한다. 스크린 라이프 기법의 독특한 연출과 빠른 전개는 여전히 몰입감을 최고조로 높인다. 여기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로 극중 작은 단서에도 집중하게 한다. 나중 밝혀지는 진실에 충격과 전율을 느끼는 것은 덤이다. 이 정도 완성도와 재미라면 3편이 나와도 전혀 식상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