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박보영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동안의 비주얼을 겸비하여 ‘뽀블리’라는 별명을 얻은 배우 박보영이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미혼모부터 폐병 환자, 일진, 커리어우먼, 괴력의 히어로, 1인 2역까지 장르를 불문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그가 신작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또 한 번의 새로운 변신을 기대하며, ‘러블리’의 의인화인 박보영의 대표작들을 만나본다.

[과속스캔들] (2008) / 황정남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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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와 엽기적인 스토커의 스캔들 공방전을 그린 코미디 영화 [과속스캔들]. 아이돌 출신의 인기 라디오 DJ ‘현수’(차태현)와 자신이 현수의 딸이라며 출생의 비밀을 밝히는 ‘정남’(박보영)의 복잡한 스캔들이 펼쳐진다. 진부할 수 있는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를 신선한 에너지로 풀어내며 웃음을 선사한다. 천연덕스러운 코믹 연기의 대표주자 차태현과 씩씩한 신인배우 박보영, 6살 아역배우 왕석현의 케미 또한 관전 포인트이다.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힘을 보여준 [과속스캔들]은 800만 관객을 모으며 예상을 뛰어넘은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로 박보영은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전국적 인지도를 얻어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늑대소년] (2012) / 김순이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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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어야 할 위험한 존재 ‘늑대소년’과 인간 소녀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영화 [늑대소년]. 요양차 한적한 마을로 이사를 온 소녀(박보영)는 야생의 눈빛으로 사람 같지 않은 행동을 보이는 ‘늑대소년’(송중기)에게 왠지 마음이 쓰인다. 소녀는 소년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씩 가르쳐주며, 둘은 애틋한 마음을 키워가기 시작한다. 이 세상에 없는 사랑을 그린 [늑대소년]에서 박보영은 인간이랄 수도, 늑대랄 수도 없는 소년의 첫사랑으로 분했다. 풋풋한 박보영과 송중기의 연기와 미모를 보고 있으면, ‘외모가 개연성이다’라는 우스갯소리를 부정할 수 없어진다. 여기에 박보영은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OST ‘소녀’를 가창하며, 영화의 몽환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한껏 끌어올렸다.

[피끓는 청춘] (2014) / 박영숙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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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충청도를 뒤흔든 청춘들의 뜨거운 드라마를 그린 청춘 코미디 영화 [피끓는 청춘]. 홍성농고의 카사노바 ‘중길’(이종석)과 그에게 마음을 빼앗긴 충청도의 일진 ‘영숙’(박보영), 영숙을 짝사랑하는 홍성공고 일진 ‘광식’(김영광), 서울에서 온 전학생 ‘소희’(이세영)의 흥미진진한 다각관계와 뜨거운 ‘농촌 로맨스’가 펼쳐진다. 개봉까지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던 [피끓는 청춘]에서 박보영은 욕하고, 침 뱉고, 싸우는 일진 캐릭터에 몰입하며 대담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도 쉽게 지지 않는 깡다구와 맷집을 소유했지만, 누구보다 순정파라는 것이 영숙 캐릭터의 반전 매력이다. 실제로 오지랖 넓고, 강단 있는 성격을 가졌다는 박보영과 묘하게 어울리는 캐릭터. 박보영을 비롯해 이종석, 이세영, 김영광까지 이제는 연예계에 완벽하게 자리 잡은 배우들의 라이징 스타 시절 풋풋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2015) / 차주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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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조차 될 수 없었던 비극적인 미스터리를 그린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1936년, 외부와 단절된 경성의 한 기숙학교에서 학생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목격자 ‘주란’(박보영)은 실종에 대해 아무리 말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자, 그들이 남긴 이상 증세를 뒤밟아 직접 미스터리를 추적한다. 조국을 잃어버린 후 비극으로 얼룩진 1930년대 대한민국에서 시대의 격변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했을 소녀들의 이야기이다. 영화에 큰 변화를 주는 캐릭터를 연기한 박보영은 다양하고 폭발적인 감정 연기를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연출을 맡은 이해영 감독은 기묘한 작품 분위기에 상상되지 않는 배우가 필요했고, 유약하고 청순한 이미지의 박보영을 캐스팅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말도 안 되는 디렉션을 줘도 뭐든 해내는 박보영을 ‘복잡한 디렉션을 주고 싶게 만드는 배우’라고 평하기도 했다.

[너의 결혼식] (2018) / 환승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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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너의 결혼식]. 3초의 운명을 믿는 여자 ‘승희’(박보영)와 첫사랑이 곧 끝사랑인 남자 ‘우연’(김영광)은 고등학생부터 사회초년생까지, 예술로 빗나가는 타이밍 속에서 기나긴 첫사랑을 이어간다. 사랑의 타이밍이 어려운 모든 이들에게 ‘사랑은 결국 타이밍이다’라는 현실적이고 애틋한 이야기를 전하는 작품이다. 첫사랑의 풋풋한 감성과 연애의 과정 속 깊어지는 성장, 모두가 공감할 법한 청춘의 추억까지 유쾌하게 녹여낸다. 박보영은 이 작품을 통해 거침없는 매력과 성숙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고, 필모그래피 최초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영화 또한 흥행이 어려운 멜로 장르로 282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로코퀸의 저력을 과시했다. [피끓는 청춘]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던 박보영과 김영광이 이번에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지켜보자.

[콘크리트 유토피아] (2023) / 명화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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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지진 이후, 아파트 안과 밖에 살아남은 이들의 사투를 그린 재난 스릴러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생존자들은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모여든다. 하지만 외부인들의 등장은 황궁 아파트 주민들에게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주민들은 외부인을 막아선 채 새로운 생존 규칙을 만들기 시작한다. [잉투기], [가려진 시간] 등을 연출한 엄태화 감독의 작품으로, ‘모든 것이 무너진 세상에서 우리 아파트가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가 된다면?’이라는 독특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야기이다. 관객이 이러한 디스토피아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세트부터 CG, 의상, 분장까지 모든 방면에서 리얼리티에 중점을 두었다고 언급했다. 박보영은 5년 만에 복귀작인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민성(박서준)의 아내이자 극한의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다친 이들을 돌보는 따뜻한 인간미와 강인함을 지닌 간호사 출신 ‘명화’로 등장한다. 박보영을 비롯해 이병헌, 박서준,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까지 개성과 매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부딪히며 발산하는 시너지가 강력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