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짝지근해: 7510] 이미지: ㈜마인드마크

영화에는 분량의 많고 적음과는 무관하게 주연을 뛰어넘는 개성과 매력을 가지고 관객의 시선을 강탈하는 ‘씬 스틸러’가 있다. 이렇게 명품조연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한 계단 한 계단 주연으로 등극한 배우를 꼽자면 ‘유해진’이 대표적일 듯하다.

데뷔 초 여러 영화에서 감초 역할을 소화해온 유해진은 [왕의 남자]에서 ‘육갑’ 역으로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명품 조연 배우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후 여러 작품에 조연과 공동 주연으로 출연하며 ‘천의 얼굴’을 가진 신들린 연기력과 매력으로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등극한다.

여러 조연 캐릭터를 거쳐 형성한 유해진의 친숙하고 편안한 이미지는 본업인 연기뿐 아니라 예능에서도 빛을 발한다. [1박 2일], [삼시세끼], [스페인 하숙]으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최근 [텐트 밖은 유럽]에서도 출연배우들과 남다른 케미를 빚어내며 예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렇게 스크린과 TV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배우 유해진은 [달짝지근해: 7510]로 관객들과 오랜만에 함께한다. 그가 출연한 수많은 영화 중에서 ‘유해진’의 연기가 돋보이는 흥행작들을 살펴보고, 곧 개봉할 [달짝지근해: 7510]에서의 활약을 미리 만나보자.


럭키(2016) – 최형욱 역

이미지: ㈜쇼박스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명품조연으로 이름을 알리던 ‘유해진’이 주연 캐릭터를 맡아 빛을 발한 영화가 2016년에 개봉했다. [럭키]는 ‘유해진’의 원톱 주연 영화로, 그동안 [공공의 적], [왕의 남자], [타짜]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럭키]는 일본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냉혹한 킬러 ‘형욱'(유해진)이 우연히 자신의 기억을 잃고 무명배우 ‘재성'(이준)과 바뀐 삶을 살아가는 해프닝을 그린다. 유해진은 카리스마 넘치는 완벽한 킬러 ‘형욱’부터 허당기 많은 무명 액션배우 ‘재성’까지, 상반된 두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며 역대급 반전 코미디를 완성했다.

유해진의 박력 있는 액션 연기와 노련한 코믹 연기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이 영화는 그의 장점을 극대화한 캐릭터를 통해 관객들에게 유쾌한 재미를 선사한다.  개연성이 부족하고, 조연들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유해진의 탁월한 연기 내공으로 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 영화의 진정한 ‘럭키’는 단연 유해진의 연기가 아닐까 싶다.

봉오동 전투(2019) – 황해철 역

이미지: ㈜쇼박스

영화 [봉오동 전투]는 항일투쟁사에 길이 남을 ‘봉오동 전투’를 바탕으로 한 역사극이다. 여러 지역에서 강제징병에 나선 일본군에 항거하기 위해 봉오동 주민들은 독립군과 결집하여 불굴의 의지와 대담한 행동력으로 치열한 전투를 시작한다.

유해진은 중심인물인 ‘황해철’ 역으로, 봉오동 독립군의 지휘관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원신연 감독은 극중 독립군은 영웅이라기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이미지를 가진 유해진이 가장 어울리는 배우여서 그를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동료들의 목숨은 끔찍이 아끼는 인물 황해철을 연기한 유해진은, 해학적이고 의리가 넘치는 충성스러운 독립군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재미를 더했다.

유해진 이외에도 최적의 캐스팅이라고 생각되는 류준열, 조우진은 이번 영화에서 명불허전의 유쾌한 케미를 발산하며 불꽃튀는 연기 경쟁을 펼친다. 특히 류준열과는 [택시운전사] 그리고 [올빼미]까지 무려 세 작품을 함께하며 남다른 호흡을 보여줬다. [봉오동 전투]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뜨거운 감동을 전하며 관객들에게 승리의 통쾌함과 저항의 역사를 건넨다. 다가오는 광복절에 의미 있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로 당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그들의 굳은 의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듯하다.

공조 시리즈(2022, 2017) – 강진태 역

이미지: CJ ENM

2017년과 2022년에 개봉한 [공조] 시리즈는 유해진과 현빈의 투톱 주연으로,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합심한 남·북한 형사들의 공동수사를 담은 액션 영화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남북한의 형사가 만나 공조한다는 설정은 충분히 흥미롭다. 다만 이전에 성공했던 버디무비들과 비슷한 캐릭터 설정 및 구성 요소들은 표절 의혹을 불러왔고, 부족한 현실성과 개연성은 관객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시리즈는 훌륭한 액션신과 배우들의 뛰어난 케미로 관객들에게 어필하며 1, 2편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유해진은 여러 사고 때문에 좌천 위기에 몰린 남한 형사 ‘강진태’역을 맡았다. 북에서 온 형사 림철령과 함께 공조 수사를 하면서 거대 조직을 일망타진한다. 유해진은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극의 흐름을 부드럽게 이어주고, 사이다 같은 웃음과 재미를 안겨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여기에 북한 형사 ‘림철령’을 연기한 현빈의 거친 매력이 유해진의 ‘허당기’와 만나 유쾌한 케미를 빚어낸다.

달짝지근해: 7510(2023) – 차치호 역

이미지: ㈜마인드마크

올해 광복절에 개봉하는 [달짝지근해: 7510]은 보기 드문 유해진의 멜로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이다. 과자밖에 모르는 제과회사 연구원 ‘치호’(유해진)가 늘 긍정적이고 직진하는 성격의 콜센터 직원 ‘일영’(김희선)을 만나면서 변화해가고 달짝지근하게 사랑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완득이], [증인] 등의 작품을 통해 대한민국에 따뜻한 기운을 전하며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이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대한민국 ‘연기 장인’ 유해진과 ‘로코 장인’ 김희선이 만나 유쾌함과 기분 좋은 웃음까지 담아낸다.  코믹 로맨스인 이 영화에서 유해진은 주인공 ‘치호’를 맡아서 인생사의 희로애락을 자연스럽고 균형 있게 보여준다. 순수한 치호를 보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연애에 직진하는 ‘일영’역은 김희선이 맡았다. 첫 코믹 로맨스에 도전하는 유해진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제목 그대로 달달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은 두 주인공 이외에 자기도취에 빠진 사장 아들 역의 진선규, 대책 없고 염치없는 치호의 이복형 역의 차인표, 예측불가 과몰입러 한선화 등 세 인물이 각자 매력을 전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처럼 [달짝지근해: 7510]은 유해진이 연기한 ‘치호’의 무공해 매력과 출연진들의 유쾌한 케미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다가오는 광복절 연휴에 무겁지 않고, 가슴 따뜻한 영화를 보고 싶다면 이 작품이 좋은 대안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