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새해가 밝았다. 작년은 아역 출신 배우들이 드라마를 통해 두각을 보인 한 해였다. 일찍부터 연기를 접해 젊은 나이임에도 어마어마한 경력으로 무장한 베테랑 성인 배우로 성장한 아역 출신 배우들. 그들이 두각을 보인 드라마들을 살펴보고 이들이 쌓아나갈 2024년의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응원해 보자.

박은빈 / 무인도의 디바

[무인도의 디바] 이미지: tvN

아역 출신인 ‘박은빈’은 2022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변호사 ‘우영우’를 진정성 있게 표현하여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안겼다. 이 작품으로 안방극장에서 우영우 신드롬을 일으키며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거두기도 했다. 이렇듯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박은빈은 차기작인 [무인도의 디바]에서 가수 지망생 ‘서목하’ 역으로 새로운 변신을 보여준다. 박은빈은 이번 드라마에서 연기뿐만 아니라 직접 노래까지 불렀다. 6개월간 이어진 레슨으로 총 11곡의 노래를 소화하고 가수 못지않은 실력을 뽐내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박은빈은 데뷔 이후의 필모그래피가 공백기 없이 꽉 차있는 배우로 유명하다. 1996년 5살에 아동복 모델로 데뷔한 이후 드라마와 영화에서 보여준 아역 연기 이외에도 동요 경연 대회의 진행이나 개그콘서트, 뮤직비디오 출연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런 경력들은 성인 연기자로 안착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어 넒은 연기 폭을 지닌 배우로 성장하게 했다. 드라마에 비해 영화 출연은 그리 많지 않지만, 2022년에 개봉한 영화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에서 박은빈은 주인공 ‘소녀’를 지키고 도와주는 조력자 ‘경희’역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스크린으로 확장한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유정 / 마이 데몬

[마이 데몬] 이미지: SBS

2023 SBS 연기대상에서 김유정은 드라마 [마이 데몬]으로 최우수연기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받았다.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김유정은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초연에서 연극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당찬 여성 ‘비올라’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후 지난 11월부터 시작된 드라마 [마이 데몬]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재벌 상속녀와 능력을 잃은 악마가 계약 결혼을 하며 벌어지는 판타지 로맨스로, 김유정은 상속녀 도도희를 연기하며 배우 송강과 달콤하고 치명적인 케미를 선보이고 있다.

김유정은 4살에 광고모델로 데뷔한 이후 이듬해부터 연기자로 발을 내디뎠다.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주요 인물로 당당히 연기한 김유정은 대세 아역스타로 군림하며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줬고, 방송 3사의 청소년 연기상을 수상하여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꾸준한 연기 경력으로 자연스럽게 성인 연기자로 전환한 김유정은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성인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며 어엿한 주연으로 자리매김한다. 영화에서도 굵직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22년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에서 주연을 맡아, 많은 이들에게 첫사랑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였다.

이세영 /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이미지: MBC

앞서 소개한 김유정의 [마이 데몬]과 동시간대에 격돌하는 MBC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도 아역 출신 배우인 이세영이 첫 타이틀롤을 꿰차며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이세영 역시 이 드라마로 2023년 MBC 연기대상 최우수 연기상을 받으며 탄탄한 연기력과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였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19세기 유교걸과 21세기 무감정 끝판왕의 계약 결혼 스토리를 담은 판타지 멜로드라마로 이세영은 극중 19세기 조선 유교걸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비밀스럽고 복합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이세영은 1997년 SBS 드라마 [형제의 강]으로 데뷔한 무려 27년 차 연륜의 배우이다. 그는 데뷔 초 [대장금] 최금영의 아역부터 [총각네 야채가게], [트로트의 연인] 등 장르와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열연했다.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잠시 공백기를 가진 후 복귀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아역 꼬리표를 떼며 본격 성인 연기를 시작한다.  이후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훌륭한 연기력을 펼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로는 2004년 [아홉살 인생], [여선생 VS 여제자]에서 주연으로 출연해,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마쳤다. 이후 영화 [호텔 레이크]를 통해 호텔에서 기이한 현상과 소름 끼치는 사건을 겪는 ‘유미’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김소현/소용없어 거짓말

[소용없어 거짓말] 이미지: tvN

데뷔 16년 차인 김소현은 최근 성인 연기자로 안착한 아역 출신 배우이다. 2019년에 선보인 [좋아하면 울리는], [조선로코 – 녹두전]을 통해 성인 연기자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그는, 이때부터 아역배우 출신이라는 마음의 꼬리표를 떼고 비로소 성숙하게 된 시기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지난 2023년에 방영한 [소용없어 거짓말]에서는 거짓말이 들리는 라이어 헌터 ‘목솔희’역으로 열연하며 상대 배우인 ‘황민현’과 달콤한 케미를 자아냈다.

6살 때부터 단역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8년 [전설의 고향]으로 정식 데뷔했다. TV를 통해 자신의 성장기를 대중들과 함께 한 김소현은 많은 작품을 통해 감정의 폭이 넓은 배우로 성장했다. 과거 스무살 무렵 다가온 슬럼프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앞으로는 조금 더 과감한 역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보여줄 김소현의 새로운 모습과 도전을 응원하고 지켜보자.

유승호 / 거래

[거래] 이미지: wavve

’국민 남동생’이었던 유승호가 벌써 데뷔 25년 차의 30대 청년으로 성장하여 새로운 도전을 선보였다. 그동안 주로 반듯하고 정직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그가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거래]를 통해 처음으로 거친 모습을 보여줬다. 드라마는 우발적으로 친구를 납치한 두 청년의 100억 납치 스릴러로, 유승호는 극 중 ‘이준성’ 역을 맡아 파격적인 외형과 세심한 열연을 선보였다. 특히, 반삭 머리, 욕설, 흡연 연기까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돋보인다.

2000년 방영되었던 MBC 드라마 [가시고기]에서 백혈병에 걸린 아들 역할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유승호는 아역배우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비주얼과 연기력은 물론 바른 인성과 개념 행보 등으로 ‘국민 남동생’이라고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에서 부터 대중들에게 강렬하게 어필한 유승호는 스크린 데뷔작 [집으로…] 역시 전국 410만 관람이라는 엄청난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유승호는 더 성숙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안 해본 것들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도전을 멈추지 않을 그의 앞길에 꽃길만 가득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