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4일 개봉하는 영화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이다. 2016년 경기도 화성시의 세탁소 주인 김성자 씨가 보이스피싱 총책 및 조직 전체를 붙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선희와 슬기]를 비롯한 다양한 예술영화를 통해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박영주 감독의 첫 번째 상업영화라는 점에서 기대가 큰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살아 있는 캐릭터가 등장하기를 바랬다. 그리고 싱크로율은 완벽하다. 라미란이 추진력 200%의 시민 ‘덕희’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덕희라는 캐릭터가 주는 인간적이고 친근한 이미지, 역경 속에서도 주저앉거나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은 배우 라미란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다. 여기에 염혜란, 장윤주, 안은진의 팀플레이가 더해져 통쾌함이 배가 된다. 이렇게 팀플레이가 빛나는 영화 [시민덕희] 속 통쾌한 활약상을 모아본다.

‘팀 더키’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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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더키’의 탄생은 쉽지 않다. 여기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인 동시에 조직을 밀고하는 은밀한 제보자 재민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재민이 모든 것을 잃을 각오로 덕희에게 제보를 했기에 서울에서 칭다오로 배경이 확장될 수 있었고, ‘덕희VS재민’ 구조가 ‘팀 더키VS총책’ 구조로 옮겨질 수 있었다. 싸워야 할 대상이 보다 거대해졌지만, 그래서 더 그만두면 안 되겠다는 마음을 품게 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마지막까지 덕희가 재민을 믿었기에 가능했다. 이렇게 탄생한 ‘팀 더키’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활약을 펼친다.

추진력 200% ‘내돈내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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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억 원 중 3200만 원. 전체 금액의 0.18%밖에 되지 않는 돈이라서 그런지 경찰은 덕희의 돈을 찾아줄 생각도, 그의 말에 귀 기울일 생각도 않는다. 적다면 적고, 크다면 큰 이 돈을 찾기 위해 덕희와 동료들은 직접 칭다오로 향한다. 긴 고민도 필요 없이, 그 어느 공권력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이후 드디어 총책과 대면했을 때도 덕희는 잠시 겁을 먹는 듯 보였지만 끝내 물러서지 않는다. 무모하고 용감하게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진다. 이렇게 몸소 ‘내돈내찾’을 실천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덕희의 행동은 공권력에 대한 아쉬움과 소시민의 강인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용기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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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덕희]는 경찰이 할 일을 대신 하는 아줌마들의 활극이며, 어느 누구라도 표적이 될 수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실체이고, 잘못 없이 고개 숙인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용기와 위로의 이야기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를 기반으로 하지만, 실화에 기대어 쉽게 가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제 손으로 정의를 실현하고도 공을 인정받지 못한 소시민의 설움을 통쾌함으로 변모시킨다. 나아가 피해자의 자존감 회복, 일상 회복의 과정에 집중한 사려 깊은 연출 또한 인상 깊다. 쉽게 말을 꺼낼 수도 없는, 피해자들의 무력하고 고통스러운 심리가 코미디 속에 드라마로 잘 녹여졌다. 많은 관객을 즐겁게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던 감독은 자신의 첫 번째 소망을 절반 이상 이룬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