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 빌뇌브의 SF 영화 [듄]이 더욱 화려하고 아름답게 돌아왔다. 2월 28일 개봉하는 속편 [듄: 파트2]는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각성한 ‘폴(’티모시 샬라메 분)이 복수를 위한 여정에서 전사의 운명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피와 모래로 물들인 스페이스 오페라 [듄: 파트2]의 매력을 파헤쳐 본다.

화려한 캐스팅, 강력한 액션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우선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 싱크로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서사를 이끌어가는 티모시 샬라메의 에너지는 놀랍고, 젠데이아의 비중이 많아진 것이 반가우며, 레베카 퍼거슨의 카리스마와 오스틴 버틀러의 존재감에 두 번 놀란다. 이외에도 크리스토퍼 워컨, 플로렌스 퓨, 레아 세이두, 안야 테일러 조이 등 배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한다. 빈틈 없는 캐릭터 배치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특히 사이코틱한 킬러 ‘페이드 로타’(오스틴 버틀러)는 극의 분위기를 완전히 주도한다. 그는 무자비하고 냉혈하게 적을 학살하며 자신의 힘을 과시한다. 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프레멘과 하코넨 가문의 전쟁이 시작되는데, 여기에서 전편보다 한층 강력해진 액션을 선사한다. 전편은 그저 서막에 불과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확장된 세계관, 정교한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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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파트2]의 주무대는 여전히 모래 사막 행성 ‘아라키스’이다. 부다페스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등지에서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덕에 리얼함이 배가됐다. 다소 투박하고 거친 1편이 방대한 세계관의 작은 초석이었다면, 속편은 더욱 서사적이고 정교한 동시에 거대하다.

이야기는 폴이 반란군을 만나며 시작된다. 황제의 모략으로 멸문한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 ‘폴’(티모시 샬라메)은 사막에서 반란군들과 함께 지내게 된다. 메시아의 구원을 기다리던 반란군들은 폴에게 묘한 기대를 품고 그를 주시한다. 폴이 자신은 그저 고도로 훈련된 프레멘이라고 말하지만, 반란군들은 그가 하늘에서 떨어진 메시아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듄]에는 두 라이벌 가문이 있었다. 폴을 적자로 둔 아트레이더스 가문과 데이브 바티스타가 실권자인 하코넨 가문이 명확한 선악 구도로 나뉜다. 그리고 [듄: 파트2]에서는 영원히 앙숙일 것만 같던 두 가문을 둘러싼 비밀이 밝혀진다. 그 비밀을 자신의 예지력으로 목격한 폴은 피와 모래의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자신을 메시아라고 믿는 반란군과 잔인한 숙명 사이에서 폴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이며 이로써 그가 영웅이 될지, 괴물이 될지 그저 지켜보게 된다.

메시아 혹은 안티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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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은 인류에게 재앙이다”. [듄: 파트2]의 시작을 알리는 이 문구는 원작자인 프랭크 허버트의 말이다. 전편에서 관객들은 폴을 영웅이라 여겼지만, 사실 원작자의 의도는 달랐다. 그는 ‘듄’ 시리즈가 위대하고 장엄한 영웅 신화가 아닌 냉소적이고 인간적인 반영웅 신화라는 힌트를 일찍이 던져주며, 구세주나 영웅에 대한 맹목적인 추앙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이러한 원작자의 의도를 영화에 적극 반영했다. 폴은 그저 두려움에 맞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인물로, 궁극적으로 자신의 자유와 인생을 원한다. 그러니 그가 메시아로 추앙받는 것이 과연 해피엔딩으로 향하는 문일지 알 수 없다. 어쩌면, 1편보다 200%를 더 보여준 이 속편조차 거대한 SF 안티히어로의 서막일 수 있겠다.

3편을 기대하며…

원작을 제대로 품은 [듄: 파트2]는 기대 이상이다. 거대한 세계관에 안티히어로를 주인공으로 던져놓은 1965년 원작은 지금 봐도 미래적이고, 그것을 영화로 구현한 드니 빌뇌브 감독은 놀랍다. 감독은 본작이 흥행에 성공하면 ‘듄의 메시아’를 소재로 영화를 한 편 더 만들어 3부작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못다 한 이야기가 남은 [듄] 시리즈가 부디 3부작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