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초 [크라임씬 리턴즈]를 필두로 추리 예능이 줄줄이 공개가 되고 있다. 2월에만 [크라임씬 리턴즈], [서치9], [아파트404] 이렇게 3편의 추리 예능이 그 베일을 벗었다. 2024년은 추리 예능 덕후들이 기다리던 ‘크라임씬’과 ‘여고추리반’ 등 기존 시리즈의 팬덤을 형성한 후속작들과 이들에 새롭게 맞설 OTT 플랫폼의 추리 예능이 맞대결을 펼칠 한 해가 될 예정이다. 이미 공개가 된 3편의 추리 예능을 시청한 후기와 지극히 개인적인 별점을 부여해 보았다. 각 프로그램의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의 기대평도 함께 살펴보자.

[크라임씬 리턴즈] : 레전드는 영원하다 – ★★★★☆

이미지 : TVING

[크라임씬 리턴즈]는 7년 만에 돌아온 ‘크라임씬’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각자 용의자와 탐정이 된 출연자들이 그들 가운데 숨어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롤플레잉 추리 게임이다. 지난 2014년 JTBC에서 시즌 1을 시작으로 2017년 시즌 3까지 방송되어 획기적인 기획의 추리 게임으로 수많은 팬들을 양산하며 팬덤을 형성했다. [크라임씬 리턴즈]는 기존 윤현준 PD가 그대로 연출을 맡고 원년 멤버인 박지윤, 장진, 장동민에 더해 키, 안유진, 주현영이 새로운 멤버로 투입되어 신선함과 활력을 더한다.

새롭게 돌아온 [크라임씬 리턴즈]는 각 플레이어들의 몰입감 높이는 연기력과 더 강력해진 추리 게임으로 ‘레전드 예능’의 면모를 드러내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과 달리 OTT로 돌아온 만큼 확장된 스케일과 각 에피소드 간의 연결성이 강화된 탄탄한 스토리로 추리물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추리를 위한 결정적인 단서는 에피소드 말미에 공개됨에 따라 시청자들이 추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닌 플레이어의 추리능력을 감상하는 방법은 몰입도를 살짝 떨어뜨릴 수 있어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 에피소드 공개만을 앞두고 있는 [크라임씬 리턴즈]는 ‘잘 만들어진 추리 예능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아파트404] : 기존 예능에 추리 한방울 – ★★☆☆☆

이미지 : tvN

지난 23일 첫 방송으로 공개된 [아파트404]는 대한민국 아파트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들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시공간 초월 실화 추리극이다. [런닝맨], [미추리 8-1000], [식스센스] 시리즈의 정철민 PD가 연출을 맡았으며 유재석, 차태현, 오나라, 양세찬, 제니, 이정하가 아파트 입주민이 되어 숨겨진 비밀을 찾게 된다. 먼저 출연자들을 보면 런닝맨’의 양세찬, ‘미추리 8-1000’의 제니, ‘식스센스’의 오나라 등 유재석과 정철민 PD의 기존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재조합으로 신선함이 떨어지고 심지어 이전 작품들에서 봐온 포맷과 구성은 첫 방송부터 식상함이 가득했다.

방영전 ‘시공간 초월 실화 추리극’이라는 홍보문구로 높은 사실감과 몰입감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과감히 무너졌고 실제사건은 예능게임의 단순한 설정인 배경으로 전락한다. 여기에 ‘추리’라고 하는 것은 사건을 추리하는 것이 아닌 제작진이 숨겨놓은 단서를 찾는 보물찾기에 그친다. 촘촘하고 정교한 ‘크라임씬’ 과 같은 추리예능을 기대한 시청자들에게는 추리를 표방한 기존 예능의 재탕에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첫방송 시작한 [아파트404]가 어떻게 기시감을 버리고 ‘실화 추리극’의 묘미를 극대화 시켜 새로운 재미를 보여줄지 기대해 보자.

[서치9] : ‘프리한 19’의 괴담편? – ★☆☆☆☆

이미지 : K-STAR, AXN

예능이긴 하지만 토크 랭킹쇼인 [서치9]은 3명의 미스터리 서치 가이드들이 세상의 모든 미스터리를 들려주는 국내 유일 ‘미스터리 추리 랭킹 쇼’이다. ‘크라임씬’ 지난 시즌에서 빛나는 활약을 했던 장동민과 하니가 조우종과 함께 출연하여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뚜껑을 열고 본 [서치9]은 최악의 성적표를 줄 수밖에 없을 듯하다. 3명의 출연진은 카메라 아래에 놓인 프롬프터를 읽는 내레이터였고 전문가로 나온 게스트는 근거 없이 개인의 사견을 전달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특히, ‘미스터리 추리 랭킹 쇼’에서 추리는 안드로메다 저편으로 사라진지 오래고 9개의 랭킹 에피소드는 검증되지 않은 괴담들로 채워졌다. 심지어 그 괴담들 마저도 짧은 시간에 소개해야 하는 한계로 깊이감 없이 짤막하게 소개만 하는 정도에 그친다. [프리한19]의 괴담 편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비슷한 포맷으로 제작되었고 랭킹 쇼인데 어떤 기준으로 랭킹이 된 건지도 모호한 기준은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무엇인지 의심하게 된다. 과연 차별점을 가진 [서치9]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방영 예정 : [여고추리반3] & [미스터리 수사단]

[여고추리반3] 이미지 : TVING / [미스터리 수사단] 이미지 : 넷플릭스

올해 공개 예정인 2편의 예능을 소개하며 마무리 해 볼까 한다. ‘크라임씬’ 시리즈와 함께 팬덤을 구축했던 ‘여고추리반’의 새 시즌이 돌아온다. [여고추리반3]는 한정된 공간인 스튜디오에서 벌어지는 ‘크라임씬’의 한계를 뛰어넘어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사건을 해결하는 미스터리 추리 어드벤처이다. 팬들은 지난 시즌과 동일한 출연진은 기대감을 높이지만 정종연 PD의 하차로 퀄리티나 세계관 유지에 대한 아쉬움과 불안감도 함께 드러내고 있다. ‘여고추리반’에서 하차한 정종연 PD는 비슷한 시기에 넷플릭스를 통해 [미스터리 수사단]으로 우리 곁에 찾아올 전망이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을 추적하는 내용으로 펼쳐질 새로운 어드벤처 추리 예능이다. 예정된 두 편의 추리 예능도 부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