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한 장마철, 당분간 폭우와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다. 혹시 열대야에 잠을 설치고 있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넷플릭스 SF 작품을 확인해 보길 바란다. 전 세계가 기다린 그 작품의 새로운 시즌부터, 색다른 시도가 돋보이는 애니메이션까지. 무한한 공간 저 너머에서 펼쳐질 우주급 재미에 푹 빠져보자.

기묘한 이야기 – 마침내 드러난 베크나의 정체! 헬파이어 클럽의 앞날은?

이미지: 넷플릭스

최근 시즌 4 2부가 공개된 [기묘한 이야기]는 1980년대 미국의 작은 마을 호킨스에 나타난 괴물을 물리치는 십 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이다. 5년 동안 넷플릭스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던 [기묘한 이야기]는 극중 출연한 미성년의 배우들을 단숨에 스타의 자리로 올려놓았다. (덧붙여 시즌마다 점점 성장하는 이들을 보는 재미도 가득하다.) 시즌 4는 매 회가 클라이맥스로 느껴질 만큼 강렬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시즌제 드라마에서 종종 보이는 숨 고르기를 택하지 않고 끝까지 전속력으로 가겠다는 작품의 의지가 엿보인다. 시즌 4는 지난 시즌의 전투로 능력을 잃은 일레븐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 내는 내용을 그리는데,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전 시즌에 비하면 공포 수위가 상당히 높아졌고 호킨스, 캘리포니아, 러시아로 흩어진 주인공들이 큰 스케일로 뒤집힌 세계에 맞서며 재미를 자아낸다. 뒤집힌 세계의 비밀과 트라우마를 자극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베크나의 정체가 드러날 전망. 여기에 호킨스 연구소의 대학살의 진상도 밝혀진다고 하니, 일레븐의 팬이라면 보지 않을 수 없다. 보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기묘한 이야기]는 시즌 5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러브, 데스 + 로봇 – 끝없는 죽음의 향연, 그럼에도 계속 보게 되는 마성의 매력

이미지: 넷플릭스

[러브, 데스+로봇]은 충격적 비주얼과 신선한 내용으로 화제를 모은 옴니버스 애니메이션이다. 실사 같은 작화 퀄리티와 팀 밀러, 데이비드 핀처, 알베르토 미엘고 등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매 에피소드를 제작해 균형 있는 재미를 빚어낸다. 다양한 소재로 장르 마니아들의 입맛을 당기는 것도 이 작품의 특징이다. 공포, 스릴러, 범죄, SF, 액션까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연출을 선사하며 탄성과 놀라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여기에 옴니버스임에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야기, 타 시즌의 에피소드와 연결되는 스토리 등 다양한 서사 방식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시즌 3는 세상의 종말과 인간의 욕심, 파멸 등을 주제로 담았다. 무겁고 어두운 주제지만 유쾌하게 때로는 시니컬하게 그려내며 완급조절을 해 나간다. 가장 짧은 에피소드가 7분, 가장 긴 에피소드가 21분으로 긴 시간을 투자할 필요 없는 것도 장점이다.

나의 마더 – 모성애는 학습되는가?

이미지: 넷플릭스

인류가 멸종된 세상, 인공지능 로봇 ‘마더’와 단 둘이 살아가던 소녀 앞에 한 인간 여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호주 SF 영화다. 자신이 지구상 유일한 인간인 줄 알았던 소녀 앞에 나타난 낯선 여자의 존재는 소녀에게 혼란을 줌과 동시에 경험한 적 없는 바깥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키운다. 이제 소녀는 낯선 여자를 따라 바깥으로 갈지, 아니면 마더와 벙커에 남을지 선택해야 한다. 영화 속 마더는 소녀에게 생존권과 행복 추구, 공리주의 같은 철학적인 질문을 건넨다. 이들을 지켜보던 관객 또한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 것이 옳은 지 생각하게 된다. 마더와 낯선 여자 중 누구의 관점에서 보는지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해석되는 점도 작품의 깊이를 배가한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 멸망한 인류, 희망은 사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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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이후를 배경으로 북극에 혼자 남은 천문학자 오거스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구는 원인 불명의 재앙을 맞은 상태. 오거스틴은 지구로 귀환 중인 우주 비행사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어쩌다 지구가 종말에 이르게 되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오거스틴을 앞세워 남겨진 사람의 고립감, 정신적 스트레스를 묘사한다.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SF 영화로 분류되지만 가족 영화의 분위기가 짙다. 감독이자 주연을 맡은 조지 클루니와 아역 배우 킬린 스프링올의 케미가 추운 북극과 대비되는 따스함을 만들어낸다. 외로움과 싸워가며 인류를 지키려는 오거스틴의 애처로운 노력과 부성애도 감동을 자아낸다. 또한 영화는 우주와 북극, 목성의 아름다운 비주얼을 화면에 담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오늘 밤, 빗소리를 들으며 우주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블래스티드: 친구들 vs 외계인 – 어린 시절 갖고 놀던 무기로 외계인을 무찌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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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침공을 그린 노르웨이 액션 코미디다. 어릴 적 레이저 태그를 즐겨 하던 미켈과 세바스티안. 어른이 된 둘은 세바스티안의 총각 파티에서 재회해 서서히 어색함을 풀어가나, 갑자기 외계인들이 나타나면서 상황은 돌변한다. 이내 외계인의 약점이 레이저라는 사실을 알게 된 미켈과 세바스티안은 주저없이 레이저 건을 들고 반격에 나선다. 이들은 숙련된 요원도 아니고 첨단 무기를 사용하지도 않지만 격렬한 전투를 이어가면서 긴장감을 조성한다. [블래스티드: 친구들 vs 외계인]은 이야기가 복잡하거나 잔인하지 않기에 가볍게 볼 수 있는 SF 작품을 찾는 이에게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