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cinta

 

 

친척들이 모이는 설날 연휴, 잔소리는 부담스러워도 은근 세뱃돈이 기다려진다. 속보이긴 해도 설 연휴 두둑하게 세뱃돈을 받아 비상금으로 챙겨두고 싶기 마련이다. 한동안 지갑 걱정 덜고 싶다면, 어른들에게 잘 보이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를 영화 속 인물들을 참고해보자.

 

 

 

킹스 스피치 – 콤플렉스를 극복한 조지 6세

 

이미지: ㈜ 화앤담이엔티

 

학업, 취업, 연애 등 나의 근황이 궁금한 어른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하기 위해서는 긴장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기는 기본이다. 그렇다면 사람들 앞에서 말을 더듬는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한 조지 6세의 이야기를 참고해보자. [킹스 스피치]는 스캔들로 왕위를 포기한 형 때문에 왕위에 오르게 된 조지 6세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말더듬증을 치료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보기만 해도 중후한 매력이 뿜어 나오는 콜린 퍼스가 대중 앞에서 덜덜 떠는 목소리로 연설을 하는 연기는 웃프면서도 어쩐지 애처롭다. 화술이 곧 PR인 시대, 긴장으로 목소리가 쑥 꺼져 들어가서 고민이라면, [킹스 스피치]는 본보기로 삼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아론 소킨의 작품들: 웨스트 윙, 뉴스룸, 스티브 잡스 등 – 지식은 설득의 기본

 

이미지: HBO ‘뉴스룸’

 

진로와 취업 걱정을 하는 어른들에게 지적인 능력을 은근슬쩍 드러내고 싶다면, 아론 소킨의 수많은 작품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가 각본을 쓴 드라마 [웨스트 윙]과 [뉴스룸], 영화 [스티브 잡스]를 보면 엄청난 속도의 말빨에 놀랄 때가 많다. 속사포처럼 구사하는 대사에는 문학과 사회현상에 대한 상당한 지식이 녹아들어 있다. ‘눈감으면 코베어간다’라는 말처럼 그가 창조해낸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설득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일상적인 대화에 각종 문학 속 구절이나 깨알 같은 상식을 인용해 똑똑함을 과시한다. 지금 당장은 학업이나 취업 준비를 위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더라도 준비된 인재라는 것을 어필할 수 있는 요령을 깨닫게 해줄 것임이 틀림없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 – 신뢰감 100%(?) 화술의 달인

 

이미지: 시네마서비스

 

매사에 정직은 필수지만, 때때로 착한 거짓말은 상대방도 나 자신도 기분 좋게 한다. 유려한 말솜씨에 적당히 양념을 친 대화 기술은 상대방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모처럼 만난 어른들이 나의 일상을 궁금해한다면, 적당한 포장으로 난처한 상황을 무마해보자. 꽤나 오래전 영화이긴 해도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기분 좋게 요령을 배울 수 있는 영화다. 리즈 시절 풋풋美 뽐내는 김하늘과 강동원이 속고 속이는 귀여운 커플로 등장한다. 매번 꼼짝없이 당하는 순진남 강동원과 천연덕스럽게 뻔뻔한 구라걸 김하늘의 로맨스는 지금 다시 봐도 유쾌하다.

 

 

 

아메리칸 메이드 –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남자

 

이미지: UPI 코리아

 

걱정을 가장한 잔소리 폭격이 쏟아질 때,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갈 수 있는 대담함은 필수다. CIA와 FBI도 모자라 무서운 카르텔까지 속인 배리 씰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담은 [아메리칸 메이드]는 본보기가 될 수 있다. 평범한 파일럿이었던 배리 씰은 어느 날 찾아온 무서운 경험을 제2의 인생으로 역전시켰다. 무서운 형님(?)들이긴 해도 그는 특유의 넉살과 재치로 위기를 넘기고, 더 이상 보관할 곳이 없을 정도로 상당한 재산을 쌓아갔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했던가, 결국 미국 정부기관에 걸려들어 체포됐지만, 곧 풀려나게 될 거라는 근자감 넘치는 말을 내뱉으며 요원들을 당황시킨다. 그리고 그 말은 정말 실현된다. 톰 크루즈의 유쾌한 넉살을 만난 배리 씰의 드라마틱한 인생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셜록 – 허를 찌르는 명석한 두뇌

 

이미지: BBC

 

셜록은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뛰어난 직감을 가진 뇌섹남이다. 그의 귀신같은 추론 능력은 감탄할 수밖에 없다. 물론 설 연휴에 어른들을 당황하게 하면 곤란하겠지만, 셜록처럼 상황 판단 능력이 뛰어나다면 어떤 상황도 대처가 빠르지 않을까. 게다가 기억력도 뛰어나다. 온 가족이 모여 정신없을 게 뻔한 설 연휴, 뛰어난 직감과 기억력을 총동원해 어른들이 말하기 전에 알아서 척척 챙기고 대처한다면 예쁨 지수는 무한 상승할지도 모른다. 물론 드라마를 본다고 능력이 생기는 건 아니겠지만, 셜록의 행동에서 뇌섹남/녀가 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