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시스템의 발전과 남다른 기획력으로 시즌제 제작이 활발해졌다. 전작에서 보여준 높은 완성도에 대한 믿음과 후속편에서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로 시즌제 드라마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져가는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에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법칙이 있다. 성공한 시즌제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네 가지 법칙을 살펴본다. 

1. 불변의 캐스팅

이미지: SBS

시즌제 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캐스팅이다. 배우들의 스케줄과 여러 상황 때문에 전작의 캐스팅이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대부분 좋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반면, 어려운 여건에도 전작의 주인공이 다시 출연,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며 성공을 거둔 작품도 있다. 

대표적인 예는 유연석과 서현진이 빠졌지만, ‘김사부’ 한석규가 계속 출연해 스토리의 중심을 잡아준 [낭만닥터 김사부]다. 정재영과 정유미의 케미스트리가 시즌2에도 이어진 [검법남녀]는 전작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무리했고,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인 [막돼먹은 영애씨]는 김현숙이 전 시즌에 출연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8월 15일부터 방영을 시작하는 [비밀의 숲] 시즌2는 조승우, 배두나와 같은 기존 배우들이 계속해서 출연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2. 확실한 컨셉

이미지: tvN

주인공이 바뀌더라도 드라마를 성공시킬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은 작품만의 ‘확실한 컨셉’이다. 소재, 배경, 주제 등이 명확하다면 낯선 배우가 나와도 위화감 없이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다.

방영 당시 tvN 드라마 시청률 신기록을 세우며 인기를 구가했던 [응답하라] 시리즈는 확실한 컨셉으로 성공 신화를 쓴 대표적인 예다. 유명 배우보다 가능성 있는 신인을 과감하게 발탁해 향수를 자극하는 소품과 배경, 음악을 적절히 활용하고,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이 생각나는 따뜻한 메시지를 더하는, 일관된 컨셉을 적용해 시즌을 이어갔다. 시즌제 드라마의 시초라고 불리는 [학교], 청춘 시트콤의 대표작 [논스톱]도 시즌마다 출연 배우들은 달랐지만 시리즈의 개성을 유지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3. 세계관의 확장

이미지: 넷플릭스

성공한 시즌제 드라마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매력적인 설정 덕분에 세계관을 탄탄하게 구성할 수 있다. 그만큼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하거나 스핀오프 같은 방식으로 세계관을 확장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한다.

범죄자가 악당을 잡는다는 내용으로 인기를 모은 [나쁜 녀석들]은 드라마의 성공을 바탕으로 스크린에 진출했다. 본편의 터줏대감 김상중과 마동석을 중심에 두고, 극장판만의 새로운 캐릭터를 더해 시리즈의 재미를 영화에서도 이어갔고, 그 결과 457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에서 K-좀비 열풍을 몰고 온 [킹덤]은 시즌2의 대미를 장식한 아신의 비하인드를 담은 외전 제작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4. 떡밥의 적절한 배치

이미지: tvN

시즌제 드라마의 승패는 스토리의 연속성에 달려있다. 하나의 작품으로 완결하는 동시에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할 무언가, 소위 ‘떡밥’이 있어야 한다. 잘 만든 시즌제 드라마는 호기심을 부르는 장치를 적절하게 배치하면서 마무리해 후속작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한 소리 추격 스릴러 [보이스]는 시즌3까지 제작될 만큼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특히 매 시즌 마지막 화에 주인공이 죽거나 위협에 빠지는 충격적인 마무리로 다음 시즌에서 이 사건을 어떤 식으로 수습할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애초에 시즌제 드라마로 기획한 만큼 여러 궁금증을 남기며 종영했다. 시즌2에서도 계속될 주인공들의 꼬여 가는 러브 라인, 잠깐의 대사로만 언급했던 인물의 본격적인 등장이 예고되는 등 호기심을 불러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