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쇼맨> 제작진과 배우들이 짚어주는 감상 포인트

 

by. 겨울달

 

이미지: 20세기폭스코리아

 

흥행의 귀재 바넘의 삶을 소재로 한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 쇼 비즈니스에서 미래를 봤던 선구자답게 그의 삶을 그린 영화 또한 다채로운 볼거리를 갖추고 우리 곁을 찾아올 것이다. 지난 3월 중순 방문한 <위대한 쇼맨> 뉴욕 촬영장은 신나는 음악과 춤이 함께 했다. 그곳에서 만난 배우들과 제작진들은 영화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넘쳤다. 이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최초 기획단계부터 무려 7년이 걸린 만큼, 영화의 완성을 위해 엄청난 노력과 애정을 쏟아부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영화를 잘 아는 제작진과 배우들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감상 포인트를 정리해 봤다.

 

이미지: 20th Century Fox

 

음악: 라디오와 영화에서 모두 들을 만한 팝 뮤지컬 & 배우들에게 꼭 맞는 음악

<위대한 쇼맨>의 음악을 맡은 벤지 파섹(Benj Pasek)과 저스틴 폴(Justin Paul)은 <라라랜드> ‘City Of Stars’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았다. 이들에게 <위대한 쇼맨>은 의미가 남다른데, <라라랜드>에 합류하기 2년 전부터 일해왔던 첫 할리우드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동안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며 수십 번 쓰고 고친 곡이 드디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며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송라이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에서 캐릭터가 바로 그 순간에 느끼는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가는 것이다. 노래가 시작하고 끝나는 지점에서 영화의 스토리에 변화가 있는지, 노래를 부른 후 결과가 어떻게 바뀔지 생각하면서 작곡한다. 이들은 “노래가 시작하고 노래가 끝난 후에도 이야기가 제자리라면, 우리 일을 제대로 못한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대한 쇼맨>에서는 이야기의 진행 그 이상의 요소도 생각해야 했다.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은 광범위한 비주얼, 컬러풀하고 생생한 이미지, 기쁨 가득한 분위기를 보여주려 했기 때문에, 음악 또한 영상에 색감과 즐거움을 더하고, 그 아래에 맥박 같은 리듬과 움직임을 담으려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뮤지컬이지만 라디오에서도 나올 만큼 대중적인 팝 음악이 되길 바랐고, 기존에 발표된 음악 중 영화의 극적인 순간에 나올 만한 것들을 찾아서 참고했다. 음악을 쓰면서 대중음악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 ‘잉그리드 마이클슨의 팝/락 스타일부터 칸예 웨스트의 힙합까지’ 그 범위는 매우 다양했다.

 

파섹 & 폴 듀오는 곡을 쓸 때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과 한 공간에 있으면서 의견을 나눴다. 파섹은 “마이클은 마음에 들 때까지 몇 번이고 우리에게 ‘다시!’를 외쳤다. 그땐 우리 머리를 벽에 박고 싶을 만큼 괴로웠지만, 최종 결과물은 정말 좋았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본격적인 녹음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배우들이 노래를 완성했다. 배우들은 자신들의 캐릭터 분석을 바탕으로 녹음 현장에서 편곡이나 가사 수정을 제안했고, 의견을 반영한 노래는 배우들과 캐릭터에 꼭 맞아 들어갔다. 두 사람의 말대로 “배우들은 캐릭터의 CEO이고, 그들만큼 캐릭터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배우들의 제안에 따라 수정하며 녹음하는 소통의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미지: 20th Century Fox

의상: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멋진 패션 & 실루엣과 캐릭터에 꼭 맞는 맞춤옷

<위대한 쇼맨>은 1850년대를 배경으로 당시의 스타일을 반영한 의상을 선보인다. 의상 감독 엘렌 미로즈닉(Ellen Mirojnick)은 <원초적 본능>, <월 스트리트> 등 유명 영화의 의상을 담당한 베테랑 디자이너. 그가 밝힌 <위대한 쇼맨> 의상 디자인의 키워드는 모던함(modern), 이해하기 쉬움(accessible), 그리고 패셔너블(fashionable)함이다. 시대 배경은 19세기이지만 현대적 요소가 많이 첨가된 만큼 의상 디자인 또한 이에 발맞춘 것이다. “의상이 시대를 반영하긴 하지만, 시대극이라는 걸 표현하는 요소로만 머무르게 하고 싶진 않았다.”라는 미로즈닉 감독의 목표처럼, 휴 잭맨이 입은 바넘의 링마스터 자켓부터 댄서와 보조출연진들이 입은 의상 모두 시대극 복식이지만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이었다.

 

미로즈닉 감독은 의상을 만들 때 무엇보다도 ‘실루엣’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위대한 쇼맨>에서도 배우들의 몸에서 최고의 실루엣을 찾아 이를 디자인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의상을 위해 배우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디자인의 포인트를 찾아갔다.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표현하는 것을 듣고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을 반복했는데, 이 과정을 지켜보는 배우들이 마치 “과자 가게에 들어선 어린아이처럼 무척 신났었다.”라고 회상했다. 특히 채리티 역의 미쉘 윌리엄스는 패셔니스타로 이름이 높은 만큼 특히 큰 관심을 보였다. 댄서들의 의상을 맞출 때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쳤다. 그들의 캐릭터 이름이 낯선 쇼나 댄스 용어인 경우가 많아서, 미로즈닉 감독은 댄서에게 캐릭터에 대해 묻고 즉석에서 춤이나 곡예 동작을 확인해 가면서 디자인에 반영했다.

 

이미지: 20th Century Fox

특별한 쇼: 최고의 실력자들이 보이는 놀라운 퍼포먼스 & 배우들의 과감한 도전

서커스 배경 영화라면 서커스 요소는 당연히 영화의 백미! <위대한 쇼맨> 속 바넘의 공연은 신기하고 귀한 특징과 장기를 가졌지만 세상에서 소외된 ‘특별한 이들(Oddities)’이 선보이는 화려하고 놀라운 볼거리로 가득하다. 곡예 감독인 마티유 레오폴드(Mathieu Leopold)는 곡예 배우 선발, 안무가와의 협업, 배우들의 곡예 훈련과 안무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았다. 그는 <위대한 쇼맨>에서 최고의 곡예 배우들이 전통과 현대 스타일이 조화를 이룬 공연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영화에는 기계체조 국가대표, 3대째 서커스 집안 출신 등 검증된 실력자들이 모였고, 레오폴드 감독은 이들을 적절히 믹스 매치해 최고의 공연을 만들어냈다. 영화의 시대 배경이 19세기 중·후반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정통 곡예에 중점을 뒀지만, 이후 전체적으로 현대적인 요소가 가미되면서 현대적 스타일로 다듬어 나갔다.

 

곡예 훈련을 받아야 했던 배우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에 임했다. 서커스의 공중그네 듀오를 연기하는 젠다야와 야야 압둘-마틴 2세는 3달 동안 공중그네를 배웠는데, 도전 첫날부터 공중에서 손을 캐치하면서 레오폴드 감독과 서커스 선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젠다야와 잭 에프론은 공중 퍼포먼스 훈련을 약 2달간 받았다. 공중그네 공연은 두 사람의 캐릭터, 필립과 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에 등장한다. 러브송 ‘Rewrite the Stars’와 함께 레오폴드 감독이 직접 안무한 공중 퍼포먼스를 과감하게 소화한 두 사람의 연기는 12월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20th Century Fox

 

배우: 남과 다름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축복하는 특별한 이들의 이야기

3월 촬영장에서 바넘의 공연단을 대표하는 ‘특별한 이들’, 레티 럿츠/수염 난 여자 역의 키알라 세틀(Keala Settle)과 공중곡예사 W.D. 윌러 역의 야야 압둘-마틴 2세(Yahya Abdul-Mateen II)를 만났다. 두 사람의 캐릭터 모두 19세기 중후반 사회에서 ‘정상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소외되었지만, 바넘이 발견해 서커스단에 들어오게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맞는다.

 

‘레티 럿츠’는 얼굴에 난 수염 때문에 평생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모습을 숨겼지만, 바넘이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고 그녀를 찾아 나선 순간부터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키알라 세틀은 수염 분장 때문에 촬영이 어렵기도 했지만, 레티를 연기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치유받았다고 밝혔다. “여성 대부분은 매일 거울에 얽매여 사는데, 이 영화와 캐릭터를 통해 생김새가 우리를 규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레티가 바넘을 통해 진정한 본모습을 드러낸 것처럼, 세틀 또한 이 작품을 통해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에 출연하며 겪은 두려움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영화의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잘 전해지길 바랐다.

 

야야 압둘-마틴은 ‘W.D’를 “1800년대를 살아가는 흑인이기 때문에 사회에서 소외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W.D.는 동생 앤과 W.D.는 바넘의 공연단에 합류하며 공연단 가족들을 모두 지키고 바넘의 신뢰를 얻는 큰오빠 같은 인물로 성장한다. 압둘-마틴에게 <위대한 쇼맨>은 두려우면서도 흥분되는 도전이었는데, 이전 작품에서 춤은 춰 봤지만 노래와 공중곡예는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한 달 반 동안 공중그네 훈련을 함께 받은 젠다야와는 서로를 격려하는 든든한 파트너 사이가 되었다. 그래서 앤과 필립의 어려운 사랑을 지켜보며 마음 졸이는 W.D.의 감정을 쉽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위대한 쇼맨>을 통해 “다르다는 것 자체는 기쁘게 받아들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하며, 영화의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무리. 기쁜 마음으로 <위대한 쇼맨>을 기다리며

 

세트장 방문 이후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연기 자욱한 창고 안에 울려 퍼진 노래와 웃음소리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 정말 기쁘다. 얼마 전 <위대한 쇼맨> 음악 중 가장 기대하는 노래 3개가 미리 공개돼 귀를 즐겁게 해 줬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메인 예고편에는 언제 들어도 신나는 ‘The Greatest Show’, 감동적인 ‘This Is Me’와 함께 바넘의 특별한 쇼에 둘러싼 더 많은 스토리를 드러내며 영화에 대한 기대를 한층 증폭시켰다. 12월 20일, 극장에서 <위대한 쇼맨>을 보며 울고 웃고, 기뻐하고 즐거워할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