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레드써니

 

 

7월을 시작으로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규모가 큰 작품은 개봉일도 고심 끝에 선정하는데, 올여름 관객몰이에 나설 한국영화의 윤곽은 일찌감치 잡혔다. 2018년 극장가를 책임질 여름 한국영화 빅 3는 [인랑], [공작], [신과함께: 인과 연] 이다. 세 작품 모두 한주 간격으로 개봉일을 확정 지으며 여름 격돌을 예고한다. 관객과 만나기에 앞서 세 작품의 기대 포인트를 살펴본다.

 

 

 

1. 장르: 판타지 vs SF vs 첩보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CJ 엔터테인먼트

 

[인랑]은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SF 장르의 영화다. 일본 애니메이션 [인랑]을 원작으로 한국의 설정에 맞게 실사 영화로 제작했다. 남북한이 통일 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2029년을 배경으로 경찰 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 ‘공안부’ 등 권력기관의 대립 속에 인간병기 ‘인랑’의 이야기를 그린다.

[신과함께-인과 연] 역시 국내에서 보기 힘든 판타지 영화다. 다만 전편의 엄청난 성공으로 장르에 대한 낯선 느낌은 많이 사라졌다. 빅 3 중 유일한 속편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편은 주호민 작가의 인기 웹툰 [신과 함께]의 ‘이승’ 편을 토대로 한다.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공작]은 남북한 첩보전을 다룬 영화로 실화에서 착안한 영화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되어 호평을 받으며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 감독: 김지운 vs 김용화 vs 윤종빈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인랑]은 김지운 감독이 처음으로 SF에 도전한 영화다. 김지운 감독은 그동안 호러, 코미디, 액션, 누아르 등 다채로운 장르 연출에 도전하며 완성도와 흥행 파워를 인정받아왔다. 국내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을 맡은 [라스트 스탠드]로 할리우드에도 진출했다. 해외 활동 이후 시대극 [밀정]으로 돌아와 가슴을 뜨겁게 했던 김지운 감독은 이제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으로 주목받는다.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함께-인과 연]의 김용화 감독은 대중이 바라는 지점을 정확히 알고 그것을 구체화하는데 탁월하다. [오! 브라더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 개봉 전 막연한 불안감이 있던 작품들을 오락적 재미와 감동으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예상을 뒤엎고 흥행을 성공시켰다. [신과함께] 역시 개봉이 반년 가까이 연기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1400만 관객을 모으며 대박을 터뜨렸고,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또한 연출에만 머물지 않고 덱스터 스튜디오를 설립해 [신과함께]를 계기로 한국영화의 CG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술력 향상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공작]의 연출을 맡은 윤종빈 감독은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 자]로 한국영화에 새로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통해 소재뿐 아니라 인물에 대한 치밀한 묘사와 흡입력 높은 전개로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실화에 기인한 [공작]은 당시의 사실적인 남북관계 묘사뿐 아니라 첩보 스릴러의 매력을 더하는 심리 묘사가 탁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3. 화려한 캐스팅

 

 

강동원, 정우성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인랑]의 캐스팅은 한 마디로 빛이 난다. 강동원은 무조건적인 임무와 인간의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임중경’ 역을 맡아 세밀한 내면 연기와 액션을 모두 소화했다. [놈놈놈] 이후 10년 만에 김지운 감독과 만난 정우성은 특기대 훈련소장 ‘장진태’ 역을 맡아 강력한 카리스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두 사람의 연기는 단지 비주얼뿐만 아니라 영화 속 갈등에 강한 감정이입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골든슬럼버] 이후 강동원과 다시 호흡을 맞추는 한효주는 임중경에게 인간의 마음을 깨우는 ‘이윤희’로 분한다. 또한 김무열, 최민호, 한예리, 허준호 등 작품에 무게를 더해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시선을 끈다.

 

 

[신과함께-인과 연]은 전편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삼차사’를 소화한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체제를 이어간다. 관객의 눈물샘을 빼놓았던 김동욱과 짧은 분량만으로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던 ‘염라대왕’ 이정재의 존재감도 여전하다. 또한 전편에서 짧게 예고한 ‘성주신’ 마동석이 본격적으로 가세해 영화에서 보여줄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공작]은 연기로 치면 두말하면 서러울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포진했다. 북으로 간 스파이 ‘흑금성’ 역에 황정민, 북한 최고위층 인물 ‘리명운’ 역에 이성민, 남한의 안기부 실장으로 출연하는 조진웅과 북의 보위부 요원을 연기한 주지훈까지. 한국형 첩보영화를 표방하는 [공작]에서 보여줄 네 배우의 역동적인 앙상블이 기대된다.

 

 

 

4. 기대 포인트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국내에서 보기 드문 SF 영화 [인랑]은 명작 애니로 불리는 원작을 어떻게 실사로 재현했는지 호기심을 모은다. 또한 “인간의 탈을 쓴 늑대”가 아니라 “늑대의 탈을 쓴 인간”이라는 의미심장한 멘트처럼 혼돈의 시대를 배경으로 사람의 의미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김지운 감독이 어떻게 풀어냈을지 주목된다.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세 작품 중 유일한 속편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의 숙제는 전편을 능가할 수 있을지 여부다. 원작과 비슷한 분위기를 유지한 전편은 판타지 영화의 매력을 함께 선보이며 진한 감동을 전했다. 이번 영화 역시 원작의 감동과 영화적인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또한 전편에서 선보인 CG 기술력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을지도 기대된다.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공작]은 이미 지난 5월 칸영화제 미드나잇 섹션에 상영해 호평받았을 뿐 아니라 마켓에서도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모았다. 칸을 사로잡은 [공작]은 남북한 화합이 불가능했던 시대의 긴장감과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 호흡에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냉전의 최전선에서 펼쳐지는 첩보전은 현재와 과거를 아우르며, 남북관계를 반추하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