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이 제임스 건의 복귀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 목요일, 마블 스튜디오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사이에 제임스 건의 복귀를 두고 비공식적인 대화가 오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연출가가 아니더라도, 그가 각본가나 제작자로라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에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것이 마블 스튜디오의 입장이다. 마블 스튜디오만 제임스 건을 원하는 게 아니다. 몇몇 대형 스튜디오에서 그를 스카우트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는데, 아동 성범죄라면 농담이라도 치를 떠는 미국에서 참 이례적인 일인 듯하다. 그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큰 화제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제임스 건의 복귀설 이외에도 여러가지로 시끌벅적했던 지난주 할리우드에서 어떤 말들이 주목을 받았는지 살펴보자.

 

 

“오늘부로 영화계는 죽었습니다”

– 로브 로우

출처: Twentieth Century Fox Film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지난 수요일, ‘인기 영화상’ 신설을 비롯해 행사 시간 단축 등을 발표하면서 파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올해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청률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인기 영화상’은 작품상과는 달리 대중적인 측면의 성취를 기리는 상으로, 아카데미는 한 작품이 두 부문에 모두 선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반응이 영 시원찮다. 아카데미 회원들은 자신들과 상의하지 않은 채 중대한 결정을 내린 데에 분개하고 있고, 대중들은 뛰어난 블록버스터의 작품상 수상을 가로막는 행태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할리우드의 대표 중견 배우 로브 로우는 “아카데미가 인기 영화상 신설을 발표한 오늘부로, 영화계는 죽었습니다”라고 아카데미의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덧붙여 “지난 몇 년 간 이미 병들어있었지만, 속편과 블록버스터, 기업 합병으로 가까스로 연명하고 있었습니다”라며 돈에 매달리는 할리우드 영화계와 시청률에만 목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출처: Variety

 

“스탠 리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 조나단 볼러잭

이미지: Marvel Studios

 

“마블의 아버지” 스탠 리는 만 9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해왔다. 수많은 마블 팬들은 스탠 리에게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그의 건강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리고 팬들은 지난 4월 실리콘 밸리 컨벤션 행사에 참여한 스탠 리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몰라보게 수척해진 것도 모자라, 사인을 강요당하는 모습이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탠 리의 최측근들이 그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다행히도 앞으로는 힘겨워하는 스탠 리의 모습을 볼 수 없을 예정이다. 현재 그를 보살피고 있는 조나단 볼러잭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스탠 리의 공식적인 대외 활동은 끝났습니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볼러잭은 “그동안 그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스탠 리가 원할 때에만 소규모로 사인회 등의 행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라고 덧붙이면서 그의 건강을 염려하는 팬들이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해주었다.

 

출처: Screenrant

 

 

“캡틴 마블(브리 라슨)이 ‘여성 어벤져스’를 이끌어주었으면 좋겠어요”

– 에반젤린 릴리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여성 어벤져스’ 영화는 이전부터 계속 마블 팬들의 화두에 올랐던 이야기다. <토르: 라그나로크>에 발키리로 출연한 테사 톰슨이 적극적인 출연 의사를 밝혔고, 이어서 지난 2월 마블 스튜디오 수장 케빈 파이기가 “조만간 여성 히어로들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해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그렇다면 여성 어벤져스 영화를 이끌 적합한 히어로는 누구일까? <앤트맨> 시리즈의 와스프, 에반젤린 릴리는 “캡틴 마블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다소 모범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그녀는 “캡틴 마블은 타고난 리더죠. 히어로 이름에도 ‘캡틴’이 포함되어 있잖아요? 어벤져스를 이끌었던 시기도 있었으니, 당연히 여성 어벤져스를 이끌어주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자신의 의견을 내비쳤다. 그녀는 “여성 어벤져스 영화가 제작된다면, 저희에게 한계는 없어요.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저희가 판을 짤 수 있게 되는거죠”라고 덧붙이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출처: HeroicHollywood

 

 

“브래드 피트는 양육비 지원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어요. 의무가 있음에도 말이죠”

– 안젤리나 졸리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부부였다. ‘과거형’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지난 2016년, 브래드 피트가 언쟁 도중 큰아들에게 손찌검을 한 이후 결별한 둘은 현재 피 튀기는 양육비 분쟁 중에 있기 때문이다. 졸리의 변호사 사만다 데진은 “브래드 피트는 지난 일 년 반 동안 제대로 된 양육비를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양육비를 담당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습니다”라며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브래드 피트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피트의 변호사 랜스 스피겔은 “안젤리나 졸리의 주장은 미디어를 현혹하기 위한 얄팍한 수에 불과합니다. 브래드 피트는 800만 달러를 안젤리나 졸리에게 빌려주면서 그녀가 현재 살고 있는 자택 마련에 도움을 주었고, 적어도 130만 달러의 양육비를 지원해주었습니다”라며 전면으로 반박했다.

 

출처: Vulture

 

 

“이 정도 했으면 됐다고 생각해요”

– 로버트 레드포드

이미지: Marvel Studios

 

젊은 층에게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세계안전보장이사회 사무총장 알렉산더 피어스 정도로만 기억될 수 있지만, 로버트 레드포드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내일을 향해 쏴라>, <위대한 개츠비>를 비롯한 수많은 명작에 출연하고,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다양성 영화감독들의 등용문이라 불리는 선댄스 영화제의 설립자이기도 하니, 그가 할리우드에 상당한 족적을 남겼다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런 로버트 레드포드가 배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매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단언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Never say never), 이쯤에서 저의 연기 인생을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21살 때부터 이 일을 해왔기 때문이죠. 이 정도 했으면 됐다고 생각해요”라면서 은퇴를 시사했다. 아쉽지만, 로버트 레드포드의 모습은 올 9월 개봉을 앞둔 <디 올드맨 앤 더 건>을 끝으로 볼 수 없게 되었다.

 

출처: Entertainment Week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