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도 상관없지만, 알면 더 재미있는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

 

이미지: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소니 픽쳐스의 ‘스파이더버스’를 이끌어갈 [베놈]이 개봉했다. 개봉 전부터 쏟아졌던 각종 루머와 뉴스 덕에 ‘스파이더맨’ 시리즈 최고의 빌런이자 안티 히어로 ‘베놈’이 순식간에 문제적 ‘그놈’이 되고 말았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가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1년 전 ‘베놈’이 호기롭게 등장해 쓸쓸하게 퇴장했던 비운의 작품, [스파이더맨 3]이 자연스레 떠오른다면 지극히 정상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베놈]이 개봉한 기념으로, 그를 처음 대형 스크린에 선보였던 [스파이더맨 3]의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살펴보자.

 

1. 본래 ‘베놈’은 [스파이더맨 3]에 등장할 계획이 없었다

이미지: 소니 픽쳐스

 

[스파이더맨 3]에 등장한 빌런은 ‘베놈’과 ‘샌드맨’이었지만, 초기에는 ‘리저드’와 ‘일렉트로’, 그리고 ‘벌쳐’를 염두에 두었다. 샘 레이미가 ‘어두운 면을 가진 영웅’과 ‘연민이 느껴지는 악당’ 콘셉트로 각본을 썼기 때문에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 ‘베놈’의 등장을 원치 않았으나, [스파이더맨] 시리즈 제작자 아비 아라드(前 마블 스튜디오 회장)가 ‘베놈’의 등장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어쩔 수 없이 각본을 수정했다고 한다. [스파이더맨 3]에서 아비 아라드의 선택을 받지 못한 ‘리저드’와 ‘일렉트로’, ‘벌쳐’는 각각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그리고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활약했다.

 

2. 불편해도 너무 불편한 ‘베놈’ 코스튬

이미지: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스파이더맨 3]에서 ‘베놈(에디 브룩)’을 연기한 토퍼 그레이스는 굉장한 코믹스 팬이다. 캐릭터를 위해 6개월 간 근육량을 10kg 이상 증가시키고 광기에 찬 그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알코올 중독자와 마약 중독자들의 행동을 연구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드러냈는데, 정작 베놈의 코스튬을 입는 것을 상당히 싫어했다고 한다. 입는데만 한 시간, 거기에 분장까지 마치려면 최소 다섯 시간이 걸렸을뿐 아니라 소품이었던 송곳니를 사용할 때마다 잇몸이 심하게 부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코스튬을 입으면 화장실도 못 가서 물을 안마셨다고 하는데, 촬영 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면 어땠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3. 모래처럼 바스라진 ‘샌드맨’의 손가락 관절

이미지: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샌드맨’으로 출연한 토마스 헤이든 처치도 캐릭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16개월 간 체지방 5kg를 감량하고, 근육량은 12kg 이상 증가시킨 데다가 ‘사연 많은 괴물’ 역을 위해 [골렘](1920), [프랑켄슈타인](1931), [킹콩](1933) 등의 고전 영화를 연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마터면 이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될 뻔했는데, 그가 [스파이더맨 3] 촬영 도중 큰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는 ‘피터 파커’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 장면에서 스펀지로 된 가짜 벽을 부수기로 되어있었으나, 아직 교체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샘 레이미의 “액션”을 듣고 실제 벽돌을 치는 바람에 손가락 관절 세 개가 부러지는 아찔한 부상을 겪어야 했다.

 

4. 스턴트를 직접 소화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홀몸이 아니었다

이미지: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피터 파커’와 ‘메리 제인’의 사이를 위협했던 ‘그웬 스테이시’로 등장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스파이더맨 3]의 크레인 사고(고층빌딩 추락) 장면을 스턴트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 자신이 홀몸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다! 물론 그녀가 톰 크루즈처럼 실제 고층건물에서 점프를 하는 말도 안 되는 스턴트를 펼친 것은 아닌 데다가 각종 안전장치가 전부 준비된 상태였겠지만, 하마터면 아주 큰일 날 뻔했다. 당시 임신 5개월이었던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촬영이 끝난 이후 그해 12월 무사히 출산을 마쳤고, 사랑스러운 첫째 아들 테오도르를 품에 안았다.

 

5. 샘 레이미 [스파이더맨] 삼부작 중 [스파이더맨 3]에 유일하게 없는 것은?

이미지: Sony Pictures

 

샘 레이미가 연출한 전작 두 편에는 빠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 [스파이더맨 3]에는 없다. 첫째, 악당이 스파이더맨의 눈에 비친 포스터가 없다. [스파이더맨]과 [스파이더맨 2]의 공식 포스터에는 각 작품의 핵심 빌런(‘그린 고블린’, ‘닥터 옥타비우스’)의 모습이 보이지만 [스파이더맨 3]는 그렇지 않다. 둘째, [스파이더맨] 삼부작 중 유일하게 [스파이더맨 3]만 엔딩 장면에서 스파이더맨이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지 않는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도 이러한 엔딩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스파이더맨 3]만의 상징이 될 수 있었지만, 작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색다른(?) 엔딩을 보여주면서 [스파이더맨 3]와 궤를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