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팬에게는 씁쓸했을 주말이 지났다. 넷플릭스 [데어데블] 시즌 3이 공개된 직후 [루크 케이지]가 시즌 2를 끝으로 제작이 중단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아이언 피스트] 시즌 3 제작이 취소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비보가 들려온 가운데, 할리우드에서는 ‘마블 소식’뿐 아니라 대중의 관심을 살만한 여러 이야깃거리가 들려왔다. <왕좌의 게임> 종영을 앞둔 피터 딘클리지의 소감부터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에 [스타워즈] 농담을 사용할 수 없었던 이유까지,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에서 살펴보자.

 

 

양자 영역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미래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 마이클 더글라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만큼 전 세계 관객들의 관심을 받은 프랜차이즈는 없었다. 비밀유지에 만전을 기하면서 철저히 정보를 제한하고, 또 예상을 뒤엎는 전개로 팬들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리는 데 선수이기 때문이다. MCU 페이즈 3의 막을 내릴 [어벤져스 4]의 개봉이 반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이클 더글라스가 [어벤져스 4]와 MCU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키워드를 공개했다. 바로 ‘양자 영역’이다. 일찍이 많은 팬들이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그 실체를 드러낸 양자 영역이 [어벤져스 4]에서 큰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마이클 더글라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양자 영역에 대한 팬들의 예상이 맞다”라 운을 뗀 뒤 “매우 중요한 열쇠다. 이는 비단 [어벤져스 4]만이 아닌, 추후 제작될 모든 MCU 영화에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의문을 해소한 동시에 팬들에게 또 다른 궁금증과 기대를 안겨주었다. 마이클 더글라스가 누구와는 달리 루소 형제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 정도 정보는 공개해도 되는 모양이다.

 

출처: Heroic Hollywood

 

 

티리온의 최후? 죽음도 괜찮은 퇴장이다.

– 피터 딘클리지

 

[왕좌의 게임]이 어느덧 마지막 시즌만을 남겨두고 있다. [왕좌의 게임]은 그간 주연급 인물들을 가차 없이 죽이면서 시청자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는데, ‘티리온 라니스터’는 여기서 끝까지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다. 물론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진 그의 최후가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피터 딘클리지가 궁금증에 휩싸인 팬들에게 작은 힌트를 안겨주었다. 최근 마지막 시즌 촬영을 끝마친 그는 매체 Vulture와의 인터뷰에서 “티리온에게 주어진 최후가 만족스럽다. 뭐가 됐던 말이다. 때로는 죽음이 가장 좋은 마무리일 수도 있다”라며 티리온의 운명에 대해 조심스럽게 암시했다. 뒤이어 딘클리지는 “아름답고도 씁쓸한 날이었다. [왕좌의 게임]이 그저 TV 시리즈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제작진과 배우들에게는 인생이었다”라며 마지막 촬영 날을 회상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온 ‘티리온 라니스터’에게 주어진 최후가 죽음 여부를 떠나 그에게 걸맞은 마지막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출처: Vulture

 

 

영화부터 보고 트위터로 떠들어도 늦지 않다.

– 에즈라 밀러

 

에즈라 밀러가 단단히 뿔이 났다. 네티즌들이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 과한 비난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해리 포터>의 저자 J.K. 롤링은 ‘알버스 덤블도어’를 항상 동성연애자로 염두에 두었다 밝힌 적이 있다. 그의 성 정체성이 원작에서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기에, 팬들은 적잖이 놀라면서도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 이 설정이 반영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그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라 밝히자 네티즌들은 “우리를 가지고 노는 것이냐”라며 반발했는데, 이에 그동안 말을 아꼈던 에즈라 밀러가 마침내 입을 연 것이다. 그는 “누군가를 대표하는 행위를 모두 정형화된 방식으로 선보여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이상하다. 개인적으로 덤블도어의 성 정체성이 이번 작품에서 돋보인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뒤이어 “영화부터 본 다음에 트위터에 허튼 소리(Talking sh*t)를 해도 늦지 않다. 살면서 한번쯤이라도 어떤 일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는 노력이라도 해보길 바란다. 무작정 남의 말에 휩쓸리는 현상은 모든 것을 망치고 있고, 우리를 양분화시키고 있다”라며 네티즌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출처: ThePlayList

 

 

현재 여성 감독이 많이 없다. 공포 영화를 만드는 여성 감독은 더더욱 없다.

– 제이슨 블룸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은 할리우드에서 ‘저예산 고효율’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하는 제작사다. 공포 장르에 탁월한 안목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 곳의 공포 영화들에 공통적으로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여성 감독’이다. 재능 넘치는 신예 연출가들을 잘 발굴하기로 소문난 블룸하우스지만, 요새 들어서 부쩍 부름을 받은 여성 연출가가 없었다. 블룸하우스 대표 제이슨 블룸은 “우리는 항상 여성 감독과 함께 작업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 때문이 아니라,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노력을 해왔다”라며 의도적으로 여성 연출가를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그러나 애초에 여성 감독이 많이 없다. 그중에서 공포 영화를 찍고자 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이 부분이 다소 논란이 되었다. 일반 대중뿐 아니라 할리우드 각층 유명인사들이 그의 발언을 비판했고, 제이슨 블룸에게 ‘호러 영화를 연출한 여성 감독’ 리스트를 보내는 사태도 벌어졌다. 제이슨 블룸은 곧바로 “열정에서 비롯된 나의 언행이 경솔했다.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은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사과의 글을 SNS에 게시했다.

 

출처: Polygon

 

 

우리의 악당이 ‘버릇없는 아이’로 묘사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 루카스필름

 

자식이 욕먹는다면 기분 좋을 부모는 없다. 이는 캐릭터 사업을 병행하는 대형 스튜디오에게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의 감독 리치 무어는 최근 IGN과의 인터뷰에서 영화에 ‘[스타워즈] 농담’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무어는 “한때 영화에 ‘카일로 렌’을 못된 악동으로 묘사한 농담이 있었다. 우리는 루카스필름([스타워즈] 제작사)를 찾아가서 이를 사용해도 되는지 물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뒤이어 “그러나 루카스필름은 회의적이었다. 그들은 ‘카일로 렌은 현재 [스타워즈]의 주요 빌런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농담은 지양했으면 좋겠다’라 입장을 밝혔고, 우리는 이들의 입장을 존중하기 때문에 해당 부분을 영화에서 제외했다”라며 해당 농담을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루카스필름의 입장이 이해되면서도, 같은 식구끼리 너무 야박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뿐인지 궁금하다.

 

출처: 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