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그 영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 세계가 기다렸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북미 극장가를 말 그대로 초토화시켰다. 영화가 새로이 쓴 역대 최대 상영관 수, 최고 오프닝 성적 등의 압도적인 기록에 다른 개봉작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릴 수밖에 없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외에 다른 신작의 개봉은 없었기에 상위권 순위표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그 와중에 눈여겨볼만한 점이 있다면 [엔드게임]을 포함해 [캡틴 마블], [덤보], [펭귄스] 그리고 [브레이크스루]까지 상위권에 오른 열 작품 중 다섯 편이 디즈니 산하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4월의 마지막 주말 박스오피스는 디즈니로 시작해 디즈니로 끝난 셈이다.

 

다가오는 주말에도 여전히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기세가 굉장할 예정이지만,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2주차인 만큼 서서히 다른 신작들도 관객 앞에 설 예정이다. 신작 스릴러 [디 인트루더], 세스 로건과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롱 샷], 전 세계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어글리 돌’을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어글리 돌]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1위의 주인공은 불 보듯 뻔한 5월 첫 주말 박스오피스일테지만, 그 아성에 도전(?)하는 신작과 기본 개봉작들 사이의 치열한 순위 싸움이 극장가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기대된다.

[4월 4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398,055,135/$401,962,679]

 

 

2019년 4월 4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어벤져스: 엔드게임 (Avengers: Endgame)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6% / 관객 91%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7
상영관 수: 4,662
주말 수익: $357,115,007
북미 누적 수익: $357,115,007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223,641,414
제작비: $356,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말 그대로 ‘전 세계를 집어삼키며’ 극장가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인피니티 워]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는 동시에 2008년 [아이언맨]부터 시작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인피니티 사가’를 마무리 짓는 작품이다(페이즈 3의 마지막 작품은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북미 3억 5,700만 달러와 해외 8억 6,650만 달러, 도합 12억 2,300만 달러 이상을 닷새 동안 벌어들였는데, 쉽게 말해 [캡틴 마블]이 지난 두 달 동안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거둬들인 수익 ‘이상’을 고작 며칠 만에 넘어선 것이다. 사전 예매가 시작되었을 당시 국내에서는 아이맥스 상영관이 있는 CGV 앱이 먹통이 되고, 북미에서도 서버가 다운되었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개봉 후 주말 내내 뉴스를 보면서 “뭐 이런 영화가 있어?” 싶었다. 개봉과 동시에 이 작품은 정말 많은 박스오피스 기록들을 새로이 썼는데, 그중 몇 가지만 살펴보자.

 

※ 역대 최다 상영관 – 4,662개 (2위 [슈퍼배드 3] 4,529개)
※ 역대 최대 목요일/프리뷰 수익 – 6,000만 달러 (2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5,700만 달러)
※ 역대 최대 금요일/개봉일 수익 – 1억 5,670만 달러 (2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1억 1,191만 달러)
※ 역대 개봉 주말 수익 – 3억 5,000만 달러 (2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2억 5,769만 달러)
※ 역대 최대 개봉 점유율 – 90% (2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84.5%)
※ 역대 최대 극장 평균 수익(확대 상영 기준) – 7만 5,075 달러
※ 역대 최대 4월, 봄, PG-13 & 3일 수익 : 3억 5,000만 달러 (2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2억 5,769만 달러)
※ 최단 기간 1억/1억 5,000만/2억/2억 5,000만/3억/3억 5,000만 달러 달성 – 1일/1일/2일/3일/3일/3일
※ 역대 최대 해외 개봉 수익 – 8억 5,900만 달러 (2위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4억 4,315만 달러)
※ 전 세계 개봉 주말 수익 – 12억 달러 (2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6억 4,050만 달러)

 

이렇듯 첫출발부터 믿기 힘들 정도의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다 보니, 이제 전 세계의 관심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과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북미 최종 성적인 9억 3,600만 달러와 [아바타]의 전 세계 최종 성적 27억 8,800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기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넘어서면 그야말로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작품으로 남을 테고, 설령 넘지 못하더라도 이 작품만큼이나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할 영화가 10년 안에 나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11년 전, 마블 코믹스에서도 크게 인지도가 없던 억만장자 바람둥이 천재 공학자/사업가가 동굴에서 첫 아이언맨 슈트를 만드는 모습을 본 관객들 중에서 누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이렇게나 거대한 괴물이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 이 영화,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2. 캡틴 마블 (Captain Marvel)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8% / 관객 5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2,435 (-218)
주말 수익: $8,312,751 (-8.7%)
북미 누적 수익: $413,841,79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110,662,849
제작비: $152,000,000
상영기간: 8주 (52일)

 

[캡틴 마블]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개봉으로 제대로 막바지 흥행을 즐기고 있다. 2주 전만 해도 순위가 6위까지 떨어져 [엔드게임]과 바통터치를 하고 순위권 밖으로 물러나는 것이 아닌가 싶었으나, 지난주부터 역주행을 시작하더니 이번에는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주말 간 830만 달러를 더해 북미 성적을 4억 1,300만 달러까지 끌어올렸는데, 이는 [원더 우먼]을 넘어선 기록일 뿐만 아니라 슈퍼 히어로의 기원을 그린 ‘오리진 스토리’ 중에서는 [블랙 팬서] 다음으로 높은 성적이기도 하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11억 1,060만 달러.

 

 

3. 요로나의 저주 (The Curse of La Llorona)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30% / 관객 4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1
상영관 수: 3,372
주말 수익: $8,045,744 (-69.5%)
북미 누적 수익: $41,830,04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87,330,045
제작비: $9,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1위에 앉았던 공포 신작 [요로나의 저주]가 3위로 내려왔다. 순위는 두 계단 내려간데 반해 주말 성적은 70% 가까이 떨어졌는데, 이는 컨저링 유니버스에 속한 작품 중 가장 큰 2주차 하락치다. 물론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개봉도 많은 영향을 주었겠으나, 애초에 개봉 성적도 프랜차이즈 중에서 최하위를 달렸으니 마냥 [엔드게임]만을 탓하기에는 어렵다. 물론 이러나저러나 북미 4,180만 달러, 전 세계 8,700만 달러 성적을 기록하면서 제작비 900만 달러의 9배 이상을 벌어들였으니 제 할 몫을 충분히 한 셈이긴 하지만 말이다.

 

 

4. 브레이크스루 (Breakthrough)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5% / 관객 7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7
상영관 수: 2,913 (+89)
주말 수익: $6,806,342 (-39.7%)
북미 누적 수익: $26,616,572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5,000,478
제작비: $14,000,000
상영기간: 2주 (12일)

 

4위는 지난주 3위로 데뷔한 기독교 영화 [브레이크스루]가 차지했다. NBA 스타 스테판 커리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 지난주 소개했다시피 인수 이후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서 최초로 배급한 이십세기폭스의 작품이기도 하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소년이 믿음의 힘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난 실제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의 북미 성적은 2,660만 달러다. 대체로 평단과 대중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기존 기독교 영화와는 달리 양측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고, 또 ‘디즈니’ 타이틀을 걸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흥행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5. 샤잠! (Shazam!)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0% / 관객 8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1
상영관 수: 3,631 (-552)
주말 수익: $5,583903 (-66.1%)
북미 누적 수익: $131,213,63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45,913,630
제작비: $100,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DC [샤잠!]이 5위로 세 계단 내려왔다. 영화의 주말 성적은 558만 달러로 전주에 비해 66%나 떨어졌는데, 그 어떤 작품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영향을 받지 않았겠냐만 아무래도 DC 입장에서는 경쟁 상대라 할 수 있는 [엔드게임]이 자신들의 흥행에 차질을 빚었다는 사실이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샤잠!]이 4주간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금액 이상을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사흘 만에 북미에서 벌어들였으니 말이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1억 3,100만 달러와 3억 4,500만 달러.

 

 

6. 덤보 (Dumbo) ( –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6% / 관객 5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1
상영관 수: 2,380 (-845)
주말 수익: $3,493,282 (-47.2%)
북미 누적 수익: $107,259,84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28,500,758
제작비: $170,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디즈니 실사 [덤보]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6위를 지켰다. 최근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실패에 가까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마지막까지 힘을 내면서 상위권에서 버텨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3억 2,800만 달러로 흔히 영화 산업에서 ‘본전’이라 말하는 제작비 두 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7. 리틀 (Little)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6% / 관객 7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9
상영관 수: 2,119 (-548)
주말 수익: $3,472,280 (-58.3%)
북미 누적 수익: $35,881,53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2,481,535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코미디 신작 [리틀]이 7위로 내려왔다. 340만 달러를 더한 현재 북미 성적은 3,580만 달러로, ‘바디 스위치’ 코미디 장르에서 일곱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조금만 더 힘낸다면 84년작 [두 영혼의 남자]와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 [체인지 업]을 제치고 5위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은 톰 행크스 주연의 [빅]으로, 북미에서만 1억 1,5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바 있다.

 

 

8. 공포의 묘지 (Pet Sematary)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58% / 관객 3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7
상영관 수: 1,655 (-1,491)
주말 수익: $1,322,808 (-72.8%)
북미 누적 수익: $52,645,26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02,345,265
제작비: $21,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7위의 주인공은 한 계단 내려온 [공포의 묘지]다. 개봉 4주차 주말에 약 132만 달러를 더한 영화의 북미 성적은 5,260만 달러, 스티븐 킹 소설 원작 작품 중에서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인데, 5위는 다름 아닌 89년작 [공포의 묘지]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굉장히 갈렸지만 어쨌든 제작비의 5배 가까이 되는 1억 230만 달러를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였으니 나름 성공적인 행보라 할 수 있다.

 

 

9. 어스 (Us)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4% / 관객 6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1
상영관 수: 1,255 (-1,009)
주말 수익: $1,175,255 (-71.7%)
북미 누적 수익: $172,877,89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49,477,890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개봉 6주차에 접어든 [어스]가 9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영화의 현재 성적은 북미 1억 7,280만 달러와 월드와이드 2억 4,940만 달러, [겟 아웃]에 뒤지고 있지만 몇 백만 달러의 근소한 차이기에 결과적으로 [어스]가 전작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0. 펭귄스 (Disney Nature: Penguins)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1% / 관객 7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9
상영관 수: 1,815
주말 수익: $1,142,500 (-49.9%)
북미 누적 수익: $5,812,926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812,926
제작비: N/A
상영기간: 2주 (12일)

 

4월 마지막 주말 박스오피스 10위는 [펭귄스]가 차지했다. 1-2년 주기로 지구의 날(4월 22일)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디즈니 네이처의 여덟 번째 다큐멘터리로, [오피스]로 유명한 에드 헬름스의 내레이션과 함께 아델리 펭귄 ‘스티브’의 성장을 그렸다. 유명인의 삶을 그린 것이 아닌 ‘자연’ 다큐메터리임에도 불구하고 1,800여개 상영관에서 개봉했는데, 이런 점을 보면 역시 ‘디즈니’라는 이름 석자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된다. 현재 북미 누적 성적은 580만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