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홀랜드의 ‘스파이디’가 이번 주에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주 연속 북미 주말 극장가를 휩쓸며, 어느덧 [스파이더맨] 시리즈 터줏대감인 샘 레이미의 오리지널 삼부작에 도전장을 내밀 정도로 튼튼하고 빠른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사이좋게 개봉한 R등급 신작 [크롤]과 [스투버]는 상반된 평가와 흥행 성적표를 받으며 희비가 엇갈린 채 첫 주말을 마무리했다. 재개봉을 통해 반짝 10위권에 진출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이번 주말 11위로 물러났지만, [아바타]와의 격차를 700만 달러까지 좁히며 ‘역대 전 세계 흥행 1위’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다가오는 주말, 사자왕이 25년 만에 대형 스크린으로 복귀한다. 그것도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물이라 해도 믿을 만큼 정교한 실사로 말이다. 디즈니 [라이온 킹]은 4,500개 상영관에서 개봉, 약 2억 달러의 개봉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평단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지 못한 것이 작은 불안 요소이기는 하나, 똑같이 저조한 평단 점수를 받았던 [알라딘]이 현재 전 세계를 춤추게 하고 있으니 역시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이다.

[7월 2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117,914,304/$126,589,454]

 

 

2019년 7월 2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Spider-Man: Far from Home) ( – )

로튼토마토: 비평가 90% / 관객 96%
메타스코어: 69
상영관 수: 4,634
주말수익: $45,353,359 (-51.0%)
북미누적: $274,582,664
전세계누적: $847,082,664
제작비: $160,000,000
상영기간: 2주 (13일)

 

MCU 페이즈 3의 끝을 알릴 작품,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주말 간 4,500만 달러를 더한 영화의 북미 성적은 2억 7,400만 달러. 개봉 13일 만에 북미 3억 달러를 눈 앞에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삼부작이 차지하고 있는 시리즈 북미 흥행 기록을 새로이 쓸 가능성까지도 조심스레 거론되기 시작했다. 물론 당장 개봉을 앞두고 있는 [라이온 킹]의 기세를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관건이지만 말이다.

 

북미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해외 성적이다. 현재 전 세계 누적 8억 4,700만 달러에서 북미 스코어를 빼면 약 5억 7,000만 달러를 해외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셈인데(국내 누적 관객 689만), 이 기세라면 [스파이더맨 3]의 월드와이드 기록 8억 9,000만 달러를 넘는 것은 물론이고, [스파이더맨] 시리즈 최초로 10억 달러 돌파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주에도 말했지만, 이 영화가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로 국제적인 상처를 받은 소니 픽쳐스의 마음을 제대로 치유하고 있다.

 

 

2.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 – )

로튼토마토: 비평가 98% / 관객 94%
메타스코어: 84
상영관 수: 4,210 (-330)
주말수익: $20,945,639 (-38.1%)
북미누적: $346,650,213
전세계누적: $773,918,158
제작비: $200,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개봉 4주차에 접어든 [토이 스토리 4]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2위를 지켰다. 현재 북미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3억 4,600만 달러, 이는 역대 픽사 작품 중 다섯 번째로 높은 북미 성적이며, 이대로만 간다면 전작에 이어 4억 달러 선도 무리 없이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모로 평탄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이 단순히 국내 극장가에서 [알라딘]이 [토이 스토리 4]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일까? 4주차 주말까지의 전 세계 누적 성적은 7억 7,300만 달러.

 

 

3. 크롤 (Crawl) ( New )

로튼토마토: 비평가 87% / 관객 78%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3,170
주말수익: $12,005,210
북미누적: $12,005,210
전세계누적: $16,805,210
제작비: $13,500,000
상영기간: 1주 (3일)

 

파라마운트 신작 재난공포영화 [크롤]이 3위로 첫 선을 보였다. 플로리다에 불어닥친 태풍 때문에 꼼짝할 수 없는 상황에 설상가상 식인 악어까지 등장해 주인공을 위협한다는 이야기. 샘 레이미가 제작에 참여하고, 데뷔 이후 줄곧 공포/스릴러 장르만 팠던 알렉산드로 아야가 연출한 이 작품은 평가로 보나 흥행 성적으로 보나 시작이 꽤나 좋다. 평단에서는 ‘샘 레이미와 알렉산드로 아야가 본인들의 강점을 잘 살렸다’라며 호평하고 있고([이블 데드], [피라냐 3D] 등 두 사람의 필모그래피를 훑어보면 수긍이 간다), 1, 2위를 차지한 작품들의 워낙 강력해서 그렇지 첫 주에 제작비를 ‘거의’ 회수할 뻔한 성적인 1,200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니 말이다. 출발이 좋은 만큼, [크롤]이 최근 침체되었던 공포영화 장르를 되살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현재 전 세게 누적 성적은 1,680만 달러.

 

 

4. 스투버 (Stuber) ( New )

로튼토마토: 비평가 45% / 관객 80%
메타스코어: 42
상영관 수: 3,050
주말수익: $8,225,384
북미누적: $8,225,384
전세계누적: $11,055,742
제작비: $16,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폭스에서 제작하고 디즈니에서 배급한 [스투버]가 4위로 데뷔했다. 우버 기사가 손님으로 경찰을 태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버디 무비로, 2013년작 [제5계급] 이후로 디즈니에서 6년 만에 배급한 R등급 영화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잘 나가는 데이브 바티스타와 쿠마일 난지아니의 조합으로 어느 정도 기대했으나, 1,000만 달러 중반의 오프닝 스코어를 거둘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820만 달러만 거둔 채 첫 주말을 마무리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입장에서는 ‘+@’를 바라며 이십세기폭스를 인수했을 텐데, 현재까지는 어째 득은 별로 없는 것 같다.

 

 

5. 예스터데이 (Yesterday) ( ↓ 2 )

로튼토마토: 비평가 63% / 관객 89%
메타스코어: 56
상영관 수: 2,755 (+141)
주말수익: $6,708,055 (-33.3%)
북미누적: $48,274,580
전세계누적: $68,274,580
제작비: $26,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비틀즈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예스터데이]가 신작 공세에 밀려 5위로 내려왔다. 그러나 떨어진 순위와 별개로 기분 좋은 행보를 달리고 있는데, 3주차 주말 성적 하락율이 33%로 양호하며 상위권 중 유일하게 상영관 수가 증가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역시 영화 앞에 ‘음악’이 붙으면 반은 먹고 들어가는 모양이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4,800만 달러와 8,000만 달러, 국내 극장가에선 9월에 만날 수 있다.

 

 

6. 알라딘 (Aladdin) ( ↓ 1 )

로튼토마토: 비평가 57% / 관객 94%
메타스코어: 53
상영관 수: 2,557 (-201)
주말수익: $6,173,124 (-17.9%)
북미누적: $331,789,844
전세계누적: $961,539,269
제작비: $183,000,000
상영기간: 8주 (52일)

 

8주째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알라딘]이 고작 17.9%의 주말 성적 드롭을 보여주며 6위를 차지했다. 북미 박스오피스를 정리하며 가장 오랜 기간 상위권에 머물렀던 작품이 [위대한 쇼맨](11주)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잘하면 [알라딘]이 그 기록을 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9억 6,000만 달러로 10억 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7월 14일 기준 역대 25번째이자 외화 중에서는 7번째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가 됐다. 요새 정말 어딜 가도 ‘Speechless’나 ‘A Whole New World’가 울려 퍼지는데, [겨울왕국] 당시의 ‘Let it Go’ 열풍이 떠오를 정도다.

 

 

7. 애나벨 집으로 (Annabelle Comes Home) ( ↓ 3 )

로튼토마토: 비평가 94% / 관객 70%
메타스코어: 53
상영관 수: 3,209 (-404)
주말수익: $5,622,042 (-40.5%)
북미누적: $60,832,476
전세계누적: $174,232,476
제작비: $30,000,000
상영기간: 3주 (19일)

 

컨저링 유니버스의 세 번째 애나벨 이야기, [애나벨 집으로]가 560만 달러 주말 수익과 함께 7위에 앉았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성적 방어는 잘 해낸 편이나, 개봉 성적이 워낙 실망스러웠기에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애나벨] 시리즈뿐 아니라 컨저링 유니버스를 통틀어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 중이며,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6,000만 달러와 1억 7,400만 달러(스핀오프 [요로나의 저주]까지 포함하면 일곱 작품 중 6위). 그나마 해외에서 선전 중인 것이 다행이다.

 

 

8. 미드소마 (Midsommar) ( ↓ 2 )

로튼토마토: 비평가 82% / 관객 61%
메타스코어: 73
상영관 수: 2,707
주말수익: $3,667,722 (-44.1%)
북미누적: $18,522,993
전세계누적: N/A
제작비: $10,000,000
상영기간: 2주 (12일)

 

국내 관객들 사이에선 ‘치(명적)유(해)물’이라 불리는 [미드소마]가 8위로 두 계단 내려왔다. 2주차 주말 간 360만 달러 가량을 더해 북미 성적 1,85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아리 에스터의 전작 [유전]만큼은 아니더라도 평단에서 상당히 우수한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이 부진을 겪는 이유로는 전작보다 더 갈리는 관객들의 호불호, 그리고 공포 장르가 크게 힘쓰지 못하고 있는 올여름 극장가의 추세가 한몫하는 모양이다.

 

 

9. 마이펫의 이중생활2 (The Secret Life of Pets 2) ( ↓ 2 )

로튼토마토: 비평가 59% / 관객 90%
메타스코어: 55
상영관 수: 2,320 (-526)
주말수익: $3,205,795 (-31.4%)
북미누적: $147,242,980
전세계누적: $270,042,980
제작비: $80,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9위는 북미 1억 4,700만 달러 성적을 기록 중인 [마이펫의 이중생활2]이다. 전작에 비해 턱없이 아쉬운 성적을 거둘 것이 사실상 확정되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의 성적으로 ‘본전은 뽑았다’라 위안이라도 삼을 수 있으니 다행이다. 아랫동네에 있는 ‘어두운 불사조’와 ‘검은 슈트 요원들 국제편’에 비하면 말이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2억 7,000만 달러.

 

 

10.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Men in Black International) ( ↓ 2 )

로튼토마토: 비평가 22% / 관객 66%
메타스코어: 38
상영관 수: 1,612 (-1,104)
주말수익: $2,218,592 (-41.3%)
북미누적: $76,487,189
전세계누적: $239,454,923
제작비: $110,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이 7월 2주차 주말 박스오피스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했다. 개봉 5주차까지의 북미와 전 세계 성적은 7,640만 달러와 2억 3,900만 달러. 많은 사랑을 받은 시리즈에 사형선고를 내린 이 작품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하지는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