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미나리]가 관객과 만나기에 앞서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윤여정, 한예리가 참석했고 LA에 있는 리 아이작 정 감독(이하 정 감독)과 스티븐 연은 화상 연결로 대신했다.
[미나리]는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반영된 작품이다. 정 감독은 영화 제목인 미나리는 자신의 할머니가 직접 심었는데, 가족들이 했던 농작물 중 가장 잘 자랐다고 말했다. 어쩌면 할머니의 가족 사랑이 미나리의 영양분이 되지 않았냐며 당시의 추억을 떠올렸다.
스티븐 연은 정 감독의 대본을 보고 많은 공감이 갔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 영화는 한 가족의 이야기만이 아닌 이민자의 삶, 세대 간의 소통 등 다양한 주제를 진실되게 녹아내었다며 작품의 자부심을 내비쳤다.
[미나리]는 미국 현지 작은 시골마을에서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윤여정 배우는 좁은 숙소에서 한예리를 비롯해 스태프들과 함께 생활했는데 날씨가 더운데도 에어컨까지 나오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대신 함께하는 시간 동안 속 깊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영화 속 가족보다 더 가까운 가족이 되었다고 현장의 훈훈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스티븐 연과 한예리의 부부 케미는 놀라운 연기력으로 기자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스티븐 연은 극 중 제이콥이 구사하는 콩글리시를 비롯해 한국어 대사를 자연스럽게 잘 소화해냈다. 정작 스티븐 연은 한국어 연기를 하기가 굉장히 무서웠고 윤여정 선생님한테 도움을 부탁을 드렸을 정도였다며 남다른 고충을 토로했다. [버닝] 때보다 더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해야 해서 여러모로 어려웠지만, 제이콥이라면 어떤 말을 할 것인가에 집중하며 연기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한예리는 이민 경험은 없지만 모니카가 한국적인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엄마, 이모, 할머니를 통해 봤던 모습을 캐릭터에 많이 넣었다고 말했다. 영어를 못해서 미국에서 적응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지만 감독님을 믿고 출연할 수 있었다며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미나리]는 선댄스 영화제 수상을 비롯해 최근 미들버그 영화제 앙상블 트로피도 거머쥐며 내년도 아카데미의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미국 내에서의 이 같은 긍정적인 반응에 대해 정 감독은 작은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가족 이야기에 많은 분들이 자신의 삶을 투영해 공감해주시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작년 [기생충]이 미국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은 이후 한국 콘텐츠에 대한 현지 관객의 수용 폭이 넓어졌다는 분위기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부산에서 상영을 앞둔 소감에 참석자 모두 다 같이 모여 관객과 함께 영화를 보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그럼에도 600여 명의 관객들이 작품을 볼 수 있어 기쁘다며 코로나가 끝나서 작품이 더 많은 영화팬과 만나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미나리]는 10월 23일 금요일 오후 8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공개되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