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로우], [플래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상 최대의 드라마 크로스오버 이벤트가 곧 모습을 드러낸다. CW DC코믹스 드라마, 일명 ‘애로우버스(Arrowverse)‘ 시리즈가 12월과 1월에 걸쳐 크로스오버 이벤트를 선보인다. 제목부터 거창한 ‘크라이시스 온 인피닛 어스(Crisis on Infinite Earths)‘는 기획 단계부터 역대 최대 규모를 예고하며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애로우], [플래시], [슈퍼걸],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와 얼마 전 새롭게 시작한 [배트우먼]의 에피소드 하나씩 할애해, 웬만한 단독 미니시리즈와 맞먹는 5시간짜리 이벤트 시리즈를 계획했다. 이번 크로스오버에선 과거와 현재의 DC 히어로 다수를 소환한다. 코믹스 드라마가 월~금을 채우기 훨씬 전 등장했던 슈퍼히어로와 배우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크라이시스 온 인피닛 어스?

이미지: CW

DC 코믹스의 ‘크라이시스 온 인피닛 어스’ 1985년 발간된 50주년 기념 크로스오버 이벤트로, 이후 여름 시즌마다 발간되는 대규모 크로스오버 이벤트의 시초 격으로 여겨진다. 수십억 년 전, 금단의 실험으로 모니터와 안티 모니터라는 존재가 탄생한다. 우주 정복의 야욕을 보인 안티 모니터는 평행 우주 간 연결 통로로 반물질을 보내 우주를 하나씩 소멸시켰고, 모니터는 이에 맞서 여러 평행 우주의 히어로와 악당을 모아 대결을 펼친다. 애로우버스의 ‘크라이시스 온 인피니트 어스’도 이에 바탕을 뒀으며, 이미 시리즈에서 얼굴을 비췄던 모니터가 올리버 퀸/그린 애로우와 함께 멀티버스의 슈퍼히어로를 한 곳에 모아 평행 우주 소멸을 노리는 안티 모니터와 대결한다.

‘무한지구의 위기’로 가는 길 (10월 25일 방영 기준)

크로스오버 이벤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스토리 구축이 필요하다. [애로우] 쇼러너 베스 슈월츠에 따르면 크로스오버 이벤트 관련 내용은 주로 [애로우]와 [플래시]에 나오며, 특히 애로우는 마지막 시즌의 대부분을 크로스오버 구축에 투자한다. 제작자 마크 구겐하임은 “올리버는 이미 죽을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의 매 에피소드는 올리버가 슬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채워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1) 그린 애로우의 평행우주 여행

이미지: CW

[애로우] 시즌 7 말미에 모니터가 그린 애로우 앞에 나타난다. 1년 전 ‘엘스월드’ 크로스오버에서 올리버는 악당 존 디건을 물리치고 플래시와 슈퍼걸을 살리기 위해 모니터와 계약을 맺는다. 1년 후, 모니터는 올리버 앞에 나타나 계약의 이행을 요구한다. 올리버 퀸은 크라이시스 도중 자신이 죽을 것을 알지만, 딸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고자 모니터와 함께 떠난다. 하지만 둘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평행 우주의 소멸은 이미 시작된다. 올리버는 반물질이 지구 2를 덮치는 광경을 직접 목격한다.

2) [플래시] 타임라인 변화

이미지: CW

[플래시] 시즌 6 말미 배리 앨런(플래시)과 아이리스의 딸 노라가 소멸하고 시즌 1부터 예고된 플래시의 실종이 앞당겨진다. 모니터는 딸의 소멸을 슬퍼하는 두 사람에게 나타나 앨런이 죽어야 할 시기가 2019년 12월 10일로 바뀌었다고 경고한다. 앨런은 스피드 포스로 미래를 보려 하지만 실패하고, 대신 지구-3 제이 개릭(플래시) 부부의 도움으로 정신을 미래로 보낸다. 앨런은 자신이 살면 모두가 죽고, 자신이 죽으면 모두가 사는 미래를 확인하고 죽음을 피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

3) 그 외

모니터는 [슈퍼걸] 시즌 4 말미에 사망한 렉스 루터의 시체를 가져갔으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존 존스의 동생 말레픽을 지구로 데려왔다.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에서는 레전드의 활동을 지켜보기도 했다. [배트우먼]에서는 어떤 식으로 등장할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누가 누가 나오나?

이미지: CW

이번 크로스오버 이벤트는 ‘평행 세계의 모든 슈퍼히어로를 한 자리에 모은다’가 초점이다. 총제작자 그렉 벌란티와 제작진은 콘셉트를 매우 충실히 실행했다. 일단 현재 방영되는 CW의 DC 슈퍼히어로 드라마의 영웅들은 모두 출연을 예약했다. 그린 애로우, 플래시, 슈퍼걸, 레전드들과 배트우먼도 합류하고, 지금까지 애로우버스와 직접적 연관이 없었던 [블랙 라이트닝]의 히어로도 등장할 예정이다.

배우들이 다른 캐릭터를 맡거나 배역을 확장한다. [플래시]의 톰 카바나는 다양한 버전의 해리슨 웰즈, 이오바드 쏜에 이어 이번엔 과학자 ‘파리아’를 연기한다. 원작 코믹스에서 평행 우주 간의 문을 열어 안티 모니터의 야심이 실현되게 한 과학자인데, 이번에도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다. [애로우]에서 디글의 아내 라일라를 연기한 오드리 마리 앤더슨은 라일러이자 모니터의 조력자 ‘하빈저’로 등장한다.

제작진은 한발짝 더 나아갔다. 지금까지 제작된 많은 DC 코믹스 원작 TV 드라마,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를 애로우버스의 평행 세계로 해석해,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이 다시 그 배역으로 등장한다. 이번 크로스오버는 애로우버스에 출연하는 히어로뿐 아니라 DC 코믹스 기반 영상물의 역사를 한 자리에서 보는 진귀한 기회가 된다.

일단 슈퍼맨만 세 명이 등장한다. [슈퍼맨 리턴즈]의 ‘슈퍼맨’ 브랜든 루스, [스몰빌]의 ‘클락 켄트’ 톰 웰링, 그리고 [슈퍼걸]의 사촌 ‘슈퍼맨’ 타일러 호클린이 ‘맨 오브 스틸’로 분한다. 로이스 레인도 [스몰빌]의 에리카 듀란스, [슈퍼걸]의 빗시 톨루치, 두 명 모두 등장한다. 촬영은 이미 진행되어 콘셉트도 일부 공개되었는데, 루스가 연기할 슈퍼맨은 1996년 발매된 코믹스 ‘킹덤 컴(Kingdom Com)’ 버전으로, 머리는 희끗하고 얼굴은 주름이 졌으며, 세상의 멸망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모두 경험한 초인이다.

그 외에 1960년대 [배트맨] TV 시리즈에서 딕 그레이슨/로빈을 연기한 버트 워드가 출연하며 (배역은 알려지지 않았다), 오랫동안 배트맨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 브루스 웨인/배트맨 목소리를 맡으며 사랑받은 케빈 콘로이가 노년의 브루스 웨인으로 등장한다. 또한 2002년 드라마 [버즈 오브 프레이]의 헬레나 카일/헌트리스(애쉴리 스콧)도 시리즈 종영 16년 만에 등장한다.

그래서 언제 방영하나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엮으며 재미를 선사할 ‘애로우버스’ 크로스오버 이벤트는 올해 12월과 내년 2월 나누어 방영한다. (현지시각 기준) 12월 8일 [슈퍼걸], 9일 [배트우먼], 10일 [플래시] 3편을 먼저 선보이며, 내년 1월 14일 [애로우]와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로 나머지 2편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