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 두 형님의 복귀가 미국 전역을 들썩이게 했다. [나쁜 녀석들: 포에버]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1위로 데뷔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함께 개봉한 [닥터 두리틀]은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을 거두었지만, 원체 기대치가 낮았기에 사실상 북미보다 해외 흥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다음 주말에는 가이 리치 신작 [젠틀맨]과 유니버설 픽쳐스의 공포 신작 [더 터닝]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금 당장은 두 작품이 [나쁜 녀석들: 포에버]의 자리를 빼앗을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승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 [나쁜 녀석들: 포에버]가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젠틀맨]과 [더 터닝]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수도 있는 게 바로 박스오피스의 묘미다. [2020년 3주차 상위권/전체 성적: $148,478,000/$163,976,956]

1. 나쁜 녀석들: 포에버 (Bad Boys for Life)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75% / 관객 97%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3,775
주말수익: $62,504,105
북미누적: $73,033,944
전세계누적: $111,998,345
제작비: $9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17년 만에 돌아온 [나쁜 녀석들: 포에버]가 1위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마이클 베이 특유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마틴 로렌스, 윌 스미스의 ‘구강 액션’이 돋보였던 [나쁜 녀석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2015년작 [블랙]을 연출한 빌랄 팔라와 아딜 엘 아르비가 마이클 베이를 대신해 메가폰을 잡았다. ‘원조 나쁜 녀석들’의 복귀를 지켜본 북미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나쁜 녀석들: 포에버]는 당초 예상 스코어 3,200만 달러의 두 배 가까운 6,25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북미 극장가를 휩쓸었는데, 이는 역대 마틴 루터 킹 데이(MLK) 주말 성적과 역대 1월 개봉작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성적뿐 아니라 영화에 대한 평가도 평단, 관객 할 것 없이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다. 로튼토마토 평단 75%(1편: 43%, 2편: 23%)와 관객 97%(1 & 2편: 78%, 시네마 스코어 A)라는 지표는 [나쁜 녀석들: 포에버]가 단순히 돈 때문에 부활한 게 아닌, 관객에게 영화적 재미를 선사하고 ‘좋은 속편’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는 것을 증명한다. “One last time”이라는 극중 윌 스미스의 대사와 달리, 영화가 워낙 흥행해서 4편 제작까지 확정되었다. 소니 픽쳐스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과 [찰리스 앤젤스]가 연달아 흥행 참패를 겪으며 ‘리부트/리메이크 명가’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행보를 걷고 있었는데, [쥬만지: 넥스트 레벨]과 [나쁜 녀석들: 포에버] 덕에 다시금 자존심을 회복하게 됐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억 1,199만 달러.

2. 1917 (1917) ( ↓ 1 )

로튼토마토: 평단 89% / 관객 89%
메타스코어: 79
영관 수: 3,612 (+178)
주말수익: $21,984,200 (-40.6%)
북미누적: $81,524,034
전세계누적: $144,624,034
제작비: $90,000,000 – $100,000,000
상영기간: 4주 (26일)

확대상영과 동시에 1위에 앉았던 샘 멘데스의 [1917]이 2위로 내려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치열한 1위 수성전이 펼쳐질 거라 예상됐으나, [나쁜 녀석들: 포에버]가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면서 조금은 싱겁게 승리를 내어주게 됐다. 같은 식구인 [닥터 두리틀]이 개봉하면서 관객이 분산된 것도 유니버설 입장에서는 아쉽게 느껴질 것도 같다. 살짝 주춤했지만 현재까지의 흐름을 보면 [1917]의 흥행에 큰 이상은 없어 보인다. 지난 사흘간 2,200만 달러를 더해 북미 성적을 8억 1,524만 달러까지 끌어올렸는데, 빠르면 다음 주말에 1억 달러도 충분히 도달할 수 있을 만한 흐름이다. [1917]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경우 이후 흥행은 어느 정도 보장된 만큼, 지금부터 약 3주간 상위권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1억 4,460만 달러.

※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분장상, 음향효과상, 음향편집상, 음악상, 미술상, 시각효과상 후보

3. 닥터 두리틀 (Dolittle)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19% / 관객 76%
메타스코어: 27
상영관 수: 4,155
주말수익: $21,844,045
북미누적: $28,301,930
전세계누적: $57,301,930
제작비: $17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아이언맨 슈트를 벗고 수의사로 이직(?)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신작 [닥터 두리틀]이 3위로 데뷔했다.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의사의 이야기를 담은 휴 로프팅의 소설은 이 작품 이전에도 영화로 제작된 바 있는데, 아카데미 시각효과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한 1967년작보다 에디 머피가 주연한 1998년작이 우리에겐 더 친숙한 편이다. 3위라는 순위만 본다면 괜찮은 듯하지만, 성적과 제작비에 눈을 돌리는 순간 [닥터 두리틀]의 미래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무려 1억 7,500만 달러가 제작비로 투입된 이 작품이 사흘간 벌어들인 금액은 고작 2,184만 달러, 사실상 북미 흥행은 물 건너갔다고 봐도 될 정도로 초라하다. 극악을 달리는 평론가 평보다 관객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IMDb 평점 5.4, 시네마스코어 B)이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톰 홀랜드 등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배우들이 출연해 해외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여기에 의존해 본전이라도 되찾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4. 쥬만지: 넥스트 레벨 (Jumanji: The Next Level) ( ↓ 1 )

로튼토마토: 평단 71% / 관객 87%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3,323 (-581)
주말수익: $9,700,343 (-30.7%)
북미누적: $273,573,786
전세계누적: $712,086,373
제작비: $125,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4위는 주말 간 968만 달러를 벌어들인 [쥬만지: 넥스트 레벨]이 차지했다. 같은 ‘가족 어드벤처 영화’인 데다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앞세운 [닥터 두리틀]에 관객을 빼앗기지 않을까 싶었는데, [닥터 두리틀]의 부진과 이 작품의 꾸준함이 맞물리면서 6주차 주말에도 인상적인 성적을 거두게 됐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2억 7,357만 달러와 7억 1,208만 달러.

5.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Star Wars: Episode IX – The Rise of Skywalker) ( ↓ 3 )

로튼토마토: 평단 52% / 관객 86%
메타스코어: 54
상영관 수: 3,058 (-1,221)
주말수익: $8,289,048 (-45.3%)
북미누적: $494,154,801
전세계누적: $1,028,754,801
제작비: $275,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개봉 5주차에 접어든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5위로 물러났다. 신작 두 편뿐 아니라 일주일 앞서 개봉했던 [쥬만지: 넥스트 레벨]에도 밀렸는데, 2년 전 [쥬만지: 새로운 세계]의 역주행에 1위를 내어주었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아픈 기억이 떠오를 법하다. 현재 북미 5억 달러를 앞두고 있고, 전 세계 극장가에서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상황에 순위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며 반문할 수 있으나, 순위와 성적은 둘째치고 시퀄 삼부작과 스카이워커 사가를 마무리하는 작품이 로튼토마토 지표상 ‘역대 최악의 평가를 받은 [스타워즈] 영화’로 남게 된 것은 분명 디즈니에게 달가운 일은 아닐 테다.

※ 아카데미 음악상, 시각효과상, 음향편집상 후보

6.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 – )

로튼토마토: 평단 95% / 관객 92%
메타스코어: 91
상영관 수: 2,503 (-713)
주말수익: $6,362,558 (-18.4%)
북미누적: $86,718,817
전세계누적: $131,331,595
제작비: $40,000,000
상영기간: 4주 (26일)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이 6위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주 순위와 주말 성적이 제법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북미 수익 1억 달러가 어려워 보였는데, 이번 주말 성적이 고작 18.4% 감소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극장가에서 약 8,671만 달러와 1억 3,133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 아카데미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의상상, 음악상 후보

7. 저스트 머시 (Just Mercy) ( ↓ 2 )

로튼토마토: 평단 83% / 관객 99%
메타스코어: 68
상영관 수: 2,457 (+82)
주말수익: $5,776,473 (-40.5%)
북미누적: $21,129,945
전세계누적: $22,329,945
제작비: N/A
상영기간: 4주 (26일)

현재 북미 2,112만 달러를 기록 중인 [저스트 머시]가 7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상영관을 대폭 늘렸던 지난주 반응이 워낙 폭발적이어서 돋보이진 않아도 꾸준한 성적을 거둘 거라 예측했는데, 물론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번 주말 성적도 577만 달러(전주대비 -40.5%)로 준수한 편이라 충분히 가능할 듯하다.

8.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 ↑ 1 )

로튼토마토: 평단 97% / 관객 92%
메타스코어: 82
상영관 수: 1,667 (-393)
주말수익: $4,280,413 (-23.9%)
북미누적: $147,004,034
전세계누적: $278,004,034
제작비: $40,000,000
상영기간: 8주 (54일)

432만 달러를 북미 성적표에 더한 [나이브스 아웃]이 8위로 한 계단 올라왔다. 지난주까지 5주 연속 상위권 10편의 작품 중 ‘가장 낮은 성적 감소치’를 기록하는 등의 선전을 펼치고 있어 잘만 버텨준다면 전 세계 3억 달러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만약 라이언 존슨이 아카데미 각본상을 거머쥔다면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게 분명하다. 개봉 8주차까지 북미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약 1억 4,700만 달러.

※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

9. 라이크 어 보스 (Like a Boss) ( ↓ 5 )

로튼토마토: 평단 20% / 관객 65%
메타스코어: 32
상영관 수: 3,081 (+3)
주말수익: $4,040,410 (-59.6%)
북미누적: $17,863,790
전세계누적: $18,924,957
제작비: $29,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티파니 하디쉬와 로즈 번의 신작 코미디 [라이크 어 보스]가 9위까지 떨어졌다. 대작들 사이에서 4위라는 ‘나름’ 준수한 순위로 데뷔했음에도 평가가 워낙 좋지 않아 걱정스러웠는데, 주말 성적이 6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보아 앞으로 반등의 여지가 없음은 물론이고 제작비 회수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북미 성적은 1,786만 달러.

10. 겨울왕국 2 (Frozen II) ( ↓ 2 )

로튼토마토: 평단 77% / 관객 92%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2,080 (-1,095)
주말수익: $3,812,658 (-35.5%)
북미누적: $466,476,766
전세계누적: $1,405,202,167
제작비: $150,000,000
상영기간: 9주 (59일)

10위는 지난 2개월간 톱10을 지킨 [겨울왕국 2]다. 상영 9주차 주말 성적은 전주대비 33% 감소한 391만 달러, 상영관도 1,100개 가까이 줄어들면서 슬슬 북미 흥행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는 중이다.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을 거머쥐지 못하게 된 점은 아쉽겠으나, 북미 4억 6,647만 달러와 전 세계 14억 520만 달러라는 수익을 올린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

※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