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코믹스 칼럼니스트 김닛코

일상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범죄와 싸우고 다닌다고 가정해보자. 당장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어나고, 아이들의 부모는 사람들로부터 비난받을 것이다. 이들이 초능력을 가졌다고 한다면 더 골치 아프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미성숙하기에 큰 사고를 칠 것이라는 여론이 우세할 것이다. 어른이라고 해도 별로 다를 것 같진 않지만. 어쨌든 이런 일들이 진짜 벌어진다면 당장 언론에서 앞다투어 다루고 국회에서도 논의가 벌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픽션의 세계에선 무엇이든 가능하다. 전쟁 중이라는 특수한 상황이긴 해도 어린 소년인 버키가 적군에게 총을 쏘고 사람을 죽이는 것은 픽션이라 이해하면 볼 수 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청소년 히어로들의 활약을 계속된다. 어린 히어로들은 작품을 소비하는 또래의 독자들이 쉽게 감정이입을 하도록 이끌면서 성인 히어로들보다 슈퍼히어로의 정의와 역할을 제대로 알리기도 한다. 아예 청소년들이 단체로 나오는 슈퍼 팀들도 등장했는데, 오늘은 그중에서도 DC와 마블의 대표적인 팀을 소개한다.

– DC 코믹스 –

1. 틴 타이탄스

1964년에 첫 등장한 틴 타이탄스는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플래시 같은 잘 나가는 인기 슈퍼히어로들의 사이드킥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배트맨이 다른 히어로들을 지휘하듯이 배트맨의 사이드킥인 로빈이 팀을 이끈다. 이들은 우정과 사랑, 멘토와의 갈등 같은 하이틴 드라마를 보여주며 DC 유니버스의 대표적인 청소년 팀으로 자리 잡았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멤버들은 타이탄스라는 성인 버전의 팀을 만들어 나갔고, 차세대 히어로들이 빈자리를 채웠다. 틴 타이탄스의 모험은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 시리즈 [틴 타이탄 고!]와 실사 드라마 [DC 타이탄]으로 볼 수 있다.

2. 영 저스티스

틴 타이탄스 멤버들이 졸업하면서 팀이 잠시 해체된 사이, 3대 로빈과 임펄스, 슈퍼보이는 혼자서는 버거운 상대를 처리하기 위해 새로운 팀을 결성했다. 처음엔 틴 타이탄스와 비슷하게 어린 사이드킥들로 구성되었지만, 점차 다양한 청소년 히어로들을 받아들이며 규모를 확장했다. 2019년에 새로운 버전의 영 저스티스가 탄생했는데, 새로운 멤버들을 모아서 규모도 크다.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영 저스티스] 시리즈를 볼 수 있다.

3. 샤잠 패밀리

영화 [샤잠!]에서도 나왔듯이, 빌리가 샤잠으로 변한 뒤 그 힘을 나누면 함께 살고 있는 위탁가정의 다섯 소년소녀도 무적의 초인으로 변신할 수 있다. 이 여섯 명이 바로 샤잠 패밀리다. 단점은 하나의 힘을 공유한다는 것으로, 빌리가 혼자서만 샤잠이 된다면 풀파워를 사용할 수 있지만, 한 명에게 힘을 나누어준다면 그 힘은 반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여섯 명이 전부 변신하면 각자 6분의 1만큼의 힘을 갖게 된다.

– 마블 코믹스 –

1. 런어웨이즈

사춘기 때 한 번쯤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막는 부모님을 원망하기 마련인데, 이들 앞에선 함부로 그런 이야기를 꺼낼 수 없다. 런어웨이즈의 부모들은 진짜 악당이니까. 부모들이 슈퍼 빌런이라는 것을 알게 된 10대들은 함께 가출해 공동체를 이루는데, 정부기관이나 슈퍼히어로들의 도움도 거부한 채 오로지 자신들끼리 믿고 의지하며 부모들과 맞서 싸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아이들 또한 뮤턴트, 마녀, 외계인, 사이보그 등 평범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실사 드라마 [런어웨이즈] 시즌 1은 N스토어와 시즌(구 올레 tv)에서 볼 수 있다.

2. 클록 앤 대거

클록 앤 대거는 두 청소년이 마약을 접하고 특별한 능력을 얻는 이야기다. 타이론은 검은 에너지의 힘으로 순간이동 능력 가진 클록이 되고, 탠디는 치유력과 단검 모양의 빛을 던지는 대거가 된다. 인종과 성별, 능력이 전혀 반대인 두 사람은 팀을 이루어 함께 거친 현실을 헤쳐나간다. 실사 드라마 [클록 앤 대거] 시즌 1은 N스토어와 시즌(구 올레 tv)에서 볼 수 있다.

3. 뉴 워리어즈

DC에 틴 타이탄스가 있다면, 마블엔 비중과 인지도면에서 다르긴 해도 뉴 워리어즈가 있다. 이 두 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뉴 워리어즈는 누군가의 사이드킥이 아니라 전원 오리지널 캐릭터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저스티스, 파이어스타, 레이지 같은 멤버들은 어벤저스 멤버로 초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뉴 워리어즈가 가장 크게 부각된 것은 슈퍼히어로 시빌 워를 일으킨 계기가 된 사고 때였다. 다소 무리하게 빌런들을 습격하다가 대형 폭발사고를 일으키는 바람에 많은 목숨이 희생됐기 때문이다. 그 날 이후로 뉴 워리어즈에게 좋지 않은 낙인이 찍혔고, 이후 팀의 재건을 위한 시도가 이어졌다.

4. 영 어벤저스

어벤저스가 해체된 뒤, 비전에게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새로운 어벤저스가 만들어졌다. 미래에서 온 아이언 래드와 새로운 호크아이, 스칼렛 위치의 쌍둥이 아들들과 앤트맨의 딸 등으로 이루어진 팀이다. 이들은 어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활동을 시작했지만, 결국 캡틴 아메리카에게 인정을 받는다. 두 번째 영 어벤저스는 다차원의 위협을 막기 위해 로키가 모은 팀으로, 기존 멤버들 일부에 새로운 멤버들이 합류했다.

5. 챔피언스

어벤저스에서 활동하던 미즈 마블, 스파이더맨(마일스 모랄레스), 노바는 어른들에게 실망하여 탈퇴한 후에 아마데우스 조, 아이언하트 등 신세대 히어로들을 끌어들여 챔피언스라는 팀을 결성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과 역할을 고민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으며, 현재는 멤버의 수가 계속 늘어나 마블을 대표하는 청소년 히어로 팀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