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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숨겨진 스타의 일상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다. MBC [나 혼자 산다]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여러 프로그램 중 하나다. 그러나 가족 단위의 출연진이 많은 타 프로그램들과 달리, [나 혼자 산다]는 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1인 가구’ 연예인들의 모습을 통해 “역시 스타도 사람이네”라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며 6년째 인기를 끌고 있다. 공감뿐 아니라 스타들의 ‘반전 매력’ 역시 [나 혼자 산다]의 인기 요인이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들은 역대 출연진 중 전/현직 아이돌 멤버들의 일상을 지켜봤다.

세정– 내일의 자취왕을 꿈꾸는 초보 자취생의 고군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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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홍선: 구구단 세정은 자취 3개월 차 초보다. 자취하면서 벌이는 실수로 똑똑한 이미지와 다르게 허당 반전 매력을 선보인다. 필요한 게 별로 없으면서도 무조건 많이 사서 물건을 넣을 곳이 없어 애를 먹고, 형광등이 나가자 캔들 워머를 목욕탕에 넣는 센스에 웃음을 참을 수 없다. 반면에 자취생을 위한 똑순이 지식이 돋보인다. 평상을 이용해 힐링 공간을 만들고, 독특한 버터구이 오징어 레시피로 군침을 돌게 한다. 각각의 목적에 맞는 통장을 만들어 미래를 대비하는 모습에서는 젊은 시청자들에게 유용한 금융 정보도 전달한다. 하지만 똑순이 세정도 실수는 있는 법, 음식을 평상에 옮기려다 놓치자 세정은 뜻대로 되는 게 없다며 쓴웃음을 짓는다. 스타 또한 우리처럼 실수투성이 자취 생활을 보내고 있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실수마저 즐거운 경험으로 더 나은 내일을 꿈꾸게 하는 점이 이 프로에 빠져드는 이유다.

유노윤호 – 신비주의 아이돌의 친근한 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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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혜란: 아이돌 유노윤호, 또는 30대 청년 정윤호의 생활은 생각보다 더 다양한 면이 있다. 각종 예능에서 유노윤호의 승부욕 강한 모습을 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정정당당하게 이기는 것에 이렇게 열심인 모습을 볼 줄은 몰랐다. 그런 태도가 승부나 내기에서만 나오진 않는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친구들과 여전히 의리를 지키고, 여동생에겐 정말 다정하며 조카에겐 흠뻑 반해 어쩔 줄 모른다. 살면서 차곡차곡 쌓은 기억과 꿈을 위해 흘린 땀이 귀한 것도 잘 안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라서 체면을 차리느라 담담한 척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새롭다. 유노윤호의 성격이 집에서 드러나는 것도 재미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선호한다는 화이트톤 인테리어 대신 쇠 절구와 옛날식 걸쇠 베란다 문이 있다. 체리톤 주방 인테리어, 정다운 장판 색, 고풍스러운 서재 의자는 살아온 모든 시간을 사랑하는 한 사람을 드러낸다. 그 정다움 때문일까? 신비하게만 느꼈던 아이돌이 내 주위에 있는 좋은 친구 같다.

화사 – 기나긴 휴가의 마지막 날도 화사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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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원희: 한동안 [나 혼자 산다]에서 화사가 보이지 않았다. ‘마마무’로 데뷔한 이래로 가장 긴 휴가를 받아 장장 두 달 동안 휴식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나 혼자 산다]을 통해 함께한 화사의 마지막 휴일은 역시나 화사다움이 가득하다. 아무도 없는 새벽에 한강을 거닐며 사색하다가도 즉석 라면과 함께 소시지, 만두, 바나나 우유 황금 조합으로 한가득 널어놓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선보인다. 널찍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푹신한 소파에서 꿀잠을 푹 자고 일어나 이번엔 두부 유부초밥에 차돌박이를 야무지게 얹어 먹는다. 곱창 먹방으로 이미 보증수표가 된 화사의 먹방은 언제나 절로 시청자의 식욕을 돋운다. 화사의 엉뚱 독특한 매력도 빠지지 않는다. 리코더로 어설프게 부는 ‘타이타닉’ 영상을 진지하게 시청하며 취미로 시작한 리코더 불기를 연습하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다. “웃고 지나칠 만한 것에서도 배울 점을 찾는구나” 하는 경외심마저 들 정도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편안하게 휴가의 마지막 날을 즐기는 화사의 모습은 마치 친구처럼 친근한 느낌이 든다.

권나라 – ‘오수아’는 온데간데없고 ‘나라늘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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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영준: 아이돌이 아닌 배우 권나라를 제대로 본 건 최근 종영한 [이태원 클라쓰]에서다. 그가 연기한 오수아가 차가운 캐릭터기에 배우 본인 역시도 평상시 그런 이미지가 아닐까 싶었다(아이돌 활동 당시 이미지가 어땠는지 모르기도 했고). 그러나 권나라의 일상은 반전 그 자체였다. 어딘가 느릿한 움직임은 나무늘보를 연상시켰고,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허둥대며 찾는 자취 초보생의 허당미가 보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권나라와 두 여동생의 PC방 에피소드다. 한 사람의 PC방 애용자로서, 능숙하게 게임과 먹방을 동시에 소화하는 모습에서 권나라가 ‘찐(?)’임을 단박에 눈치챘다. 이후 세 자매가 진솔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에서는 끈끈한 가족애까지 엿볼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권나라의 일상을 함께 해보니 괜스레 ‘인간’, 그리고 ‘배우’ 권나라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권또치 화이팅!

손담비 – 엉뚱하고 유쾌한 ‘망손’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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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현정: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느릿하고 엉뚱한 일상 곳곳에 인간적인 빈틈이 가득하다. 스쿠터를 타고 절친 정려원의 집으로 향하는 길에는 돌연 넘어져 놀라게 하더니 앞유리가 깨진 줄도 모르고 있고, 어머니 집에 TV를 옮긴다면서 무턱대고 나섰다가 겨우 차에 싣고 도착하고 나서는 주차하는 중에 아찔한 순간을 연출하며, 처음으로 집밥에 도전한다면서 플레이트용 대리석 도마에 과감하게 칼질을 한다. 2000년대 후반 섹시한 카리스마로 무대 위를 평정했지만, [나 혼자 산다]에 공개한 일상은 곧장 활동 회원으로 합류해도 될 만큼 느슨하고 허술하며 태평하다. 의외의 친근한 모습이 [동백꽃 필 무렵]의 향미 이후 손담비를 더 가깝게 느끼게 하고, 그의 모습을 더 자주 보면 좋겠다는 응원의 마음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