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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코믹스 칼럼니스트 김닛코

‘블랙 팬서 2’의 빌런에 대한 추측

현재까지 [블랙 팬서] 속편에 대한 구체적인 소식은 특별히 전해진 것이 없다. 일단 2022년 5월 6일로 개봉일이 확정됐고, 라이언 쿠들러가 전편에 이어 연출과 각본을 맡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다른 작품들의 일정이 줄줄이 밀리고 있어 향후에 변동될 소지가 있다.

거의 모든 게 베일에 가려졌지만,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내용과 등장인물일 것이다. 특히 어떤 캐릭터가 빌런으로 등장할지 여러 추측이 떠도는데, 가장 유력한 루머는 판타스틱 포의 숙적 닥터 둠, 또는 아틀란티스의 지배자 네이머가 나올 거라는 것이다.

닥터 둠은 영화 [판타스틱 4]에 등장했지만, 코믹스에서 “둠워”라는 스토리를 통해 블랙 팬서와 치열한 싸움을 벌인 전력이 있다. MCU가 준비하는 다른 히어로 영화에 등장할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와칸다에 피해를 입힌 규모나 횟수는 아틀란티스 네이머에 미치지 못한다. [블랙 팬서] 속편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소문의 주인공 중 블랙 팬서와 질긴 악연을 자랑하는 네이머를 살펴보겠다.

네이머는 히어로? 빌런?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살아남은 어벤져스들이 서로의 근황을 보고하는 장면에서, 오코예가 바다 밑의 진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네이머 빌런 설을 지지하는 이들은 이 장면이 아틀란티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근거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네이머는 마블을 대표하는 슈퍼 팀 어벤저스와 엑스맨, 그리고 디펜더스에서 활동했는데도 왜 빌런으로 거론되는 걸까? 네이머는 분명히 히어로 활동을 했지만, 아틀란티스인과 인간의 혼혈로 태어나 예전부터 바다를 오염시키는 지상의 인간을 적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는 닥터 둠 같은 빌런과 가깝게 지냈으며, 몇 번이나 지상세계를 공격했고, 특히 와칸다를 수차례 괴롭혔다. 원작의 이런 요소를 살려서 와칸다와 아틀란티스라는 두 가상세계 간의 전쟁을 영상화한다면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블랙 팬서 티찰라와 네이머, 두 인물의 악연은 언제부터 어떻게 이어져 왔을까?

피닉스가 된 네이머

네이머는 닥터 둠이 와칸다의 비브라늄을 노리고 공격할 때, 티찰라를 유인하는 미끼 역할을 했다. 이때의 공격으로 티찰라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동생인 슈리가 대신 블랙 팬서가 되어야 했을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전지전능하지만 모든 것을 파괴하는 우주 존재 피닉스는 아이언맨의 비장의 공격을 받고도 소멸되지 않고 대신 다섯 개의 조각으로 나뉘었다. 이것들은 사이클롭스, 에마 프로스트를 비롯한 엑스맨의 주요 인물들의 몸속으로 들어가 깃들었는데, 당시 엑스맨에서 활동하던 네이머에게도 피닉스가 들어왔다. 피닉스가 된 다섯 명의 엑스맨은 전 세계에 식량, 물, 전기를 공급하며 세상을 바꾸어 나갔지만, 그들을 위험한 존재로 보는 어벤저스와의 대립은 점점 심해졌다.

이에 네이머는 어벤저스가 머물고 있는 와칸다로 아틀란티스 군대를 이끌고 가서, 거대한 홍수를 일으켜 와칸다의 대부분을 파괴하고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하지만 네이머는 결국 어벤저스에 패했고, 피닉스도 몸에서 빠져나가버렸다. 이 대참사 때문에 티찰라는 국가적 재난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엑스맨인 왕비 스톰과도 결별해야 했다.

와칸다의 아틀란티스 침공

갑자기 서로 다른 차원에 있는 지구들이 충돌하고 우주가 파괴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하자 티찰라는 아이언맨, 미스터 판타스틱, 블랙 볼트, 네이머 등을 불러 모아 ‘일루미나티’라는 단체를 결성했다.

네이머는 둘 사이의 적대감에도, 지구가 살아남기 위해선 힘을 합쳐야 한다며 두 나라 간의 평화조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와칸다를 다스리고 있던 슈리는 네이머를 용서할 수 없었다. 슈리는 평화조약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속여 그가 와칸다에 있는 사이에 아틀란티스를 침공했고, 뒤늦게 알아차린 네이머가 급히 돌아갔을 때엔 이미 폐허가 된 뒤였다.

타노스의 공격

때마침 아틀란티스에 인피니티 젬(코믹스 버전의 인피니티 스톤)을 빼앗으러 타노스의 부하가 찾아오자 네이머는 복수를 위해 젬이 와칸다에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타노스의 공격을 받은 와칸다는 다시 파괴되었다.

마블 유니버스의 지구는 갑자기 나타난 다른 차원의 지구(지구-4290001)와 충돌 위기에 처했다. 해결 방법은 그 지구를 파괴하는 방법밖엔 없었다. 일루미나티의 누구도 무고한 생명을 없앨 폭탄을 작동하지 못하고 있을 때, 네이머가 악역을 자처하며 폭탄을 터뜨렸고, 화를 내는 티찰라에게 자신이 타노스를 와칸다로 보냈음을 고백했다. 이에 격분한 티찰라는 네이머를 반드시 죽이겠다고 맹세했다.

네이머와 카발

네이머는 일루미나티가 포로로 잡아둔 타노스 무리를 풀어주고 ‘카발’이란 팀을 결성했다. 티찰라와 슈리가 맞섰으나 역부족이었고 결국 슈리는 티찰라를 보호하다 죽고 티찰라만이 살아남았다. 와칸다는 또다시 파괴되었다.

카발은 지구와 우주를 지키기 위해 다른 차원들을 파괴하고 다녔는데, 이들은 본래의 목적보다 학살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뒤늦게 실수를 깨달은 네이머는 일루미나티와 내통하여 함께 카발을 없애기로 했다. 이미 생명체가 파괴된 새로운 지구가 다가오자, 네이머는 폭탄을 설치한 채 카발을 두고 혼자서만 빠져나오기로 했다. 일루미나티는 카발이 탈출할 수 없도록 충돌하는 두 지구 사이에 뚫을 수 없는 방어벽을 만들었다.

그러나 네이머가 탈출하려는 순간, 숨어있던 티찰라와 블랙 볼트가 나타나 그를 칼로 찔러 곧 파괴될 지구로 던져 버렸다. 기회를 노리던 티찰라가 인휴먼 종족의 왕인 블랙 볼트의 도움으로 복수에 성공한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네이머는 카발과 함께 죽었어야 했지만, 지구-1610이라는 또 다른 지구가 나타나는 바람에 그쪽으로 건너가 목숨을 건졌다.

현재와 미래

이후 마블 유니버스와 네이머가 머무는 지구-1610가 충돌하면서 우주 전체는 박살 났고, 신의 능력을 얻은 닥터 둠이 모든 차원의 조각 난 파편들을 하나로 모아 새로운 행성을 만들었다. 지구가 충돌할 때 구명선을 통해 탈출한 티찰라와 네이머는 이 행성에서 다시 만나 독재자인 닥터 둠을 물리치고 세상을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화해했다. 하지만 복구된 현재 세상에서, 네이머가 다시 지상세계를 적으로 선포하면서 어벤저스의 리더가 된 티찰라와 갈등이 재점화되어버렸다.

지금까지 둘의 대결을 훑어보면 충분히 영화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법한 전개라는 생각도 든다. 과연 [블랙 팬서] 2편에서 둘의 대결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만약 네이머가 아닌 닥터 둠이 등장한다면 MCU는 매력적인 악역을 하나 더 얻게 된다. 반면 제작진이 네이머를 선택한다면 티찰라와의 갈등을 봉합한 후에 새로운 어벤져스의 구성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니면, 아예 네이머와 닥터 둠, 둘이 함께 나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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