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코믹스 칼럼니스트 김닛코

‘나쁜 놈들이 세상을 구한다’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더’ 강력해진 라인업으로 5년 만에 돌아온다. 이름하여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이번 작품의 가장 특별한 점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건이 감독이라는 점이다. 워너와 DC가 경쟁사의 히트작을 만든 사람에게 작품을 맡긴 이유는 다수의 캐릭터들을 잘 살린 솜씨를 기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이번 영화의 결과물을 기다리며,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대한 여러 가지를 원작 코믹스와 비교하면서 알아보자.

코믹스로 살펴보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역사

이미지: DC 코믹스 – 원조 수어사이드 스쿼드 팀

DC 코믹스에서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역사는 1959년부터 시작되었다. 과학자와 의무병 등으로 구성해 거대 괴물과 싸우던 팀으로, 리더가 릭 플래그였다는 점 외엔 영화 속 팀과는 관련이 없다. 정식 명칭은 ‘태스크포스 X’이며,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일종의 닉네임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도 릭 플래그의 아버지(릭 플래그 시니어)가 지휘하는 군인들로 이루어진 수어사이드 스쿼드도 있었다는 설정도 나중에 더해졌다.

이미지: DC 코믹스

악당들로 이뤄진 팀은 1987년에 작가 존 오스트랜더가 창조했다. 이때 처음 등장한 아만다 월러가 태스크포스 X의 리더 자리를 릭 플래그에 맡기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이 갖춰졌다. 지구를 침공한 다크사이드의 군대에 맞서 싸운 이후로 태스크포스 X는 위험한 임무를 비밀리에 수행했다. 손을 더럽히는 비공식 작전이라 수감된 범죄자들을 이용한다는 설정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실제로 있었던 일이기도 하다. ‘데드샷’, ‘캡틴 부메랑’, ‘브론즈 타이거’, ‘킹 샤크’ 등이 단골로 선발되었고, ‘포이즌 아이비’나 ‘펭귄’ 같은 수많은 빌런들이 한두 차례 임무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거쳐 갔다. 그뿐만 아니라 ‘슈퍼보이’나 ‘오라클(바바라 고든)’, ‘파워걸’같은 히어로도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활동했다. 이중 가장 특이한 인물은 그랜트 모리슨이 아니었을까 싶다. 존 오스트랜더는 [파이널 크라이시스], [둠 패트롤], [배트맨과 로빈] 등으로 유명한 작가 그랜트 모리슨을 시리즈의 58번째 이슈에 팀원으로 등장시켜 곧바로 죽여 버렸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주요 인물

이미지: DC 코믹스 – 할리 퀸의 머리색 변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가장 빛난 캐릭터는 마고 로비의 할리 퀸이다. 엉뚱함과 광기를 보여주며 많은 사랑을 받은 할리 퀸은, 코믹스에서는 2011년부터 팀에 합류했다. ‘뉴 52’라는 이름으로 DC 유니버스의 역사를 새롭게 쓸 때부터인데, 조커의 곁을 떠나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핵심 멤버가 되면서 캐릭터의 활약상이 더욱 커졌다. 영화가 코믹스에서 보여줬던 빨강과 파랑으로만 이루어진 머리색을 좀 더 컬러풀하게 바꾸자, 코믹스는 다시 영화의 스타일을 따라갔을 정도다.

이미지: 워너 브라더스

명사수 데드샷을 연기했던 윌 스미스가 스케줄 문제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합류하지 못하자, 제임스 건 감독은 이드리스 엘바로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드리스 엘바는 블러드스포트라는 캐릭터로 출연해 팀의 중심을 잡을 예정이다. 슈퍼맨과도 싸웠던 블러드스포트는 원하는 무기를 마음대로 소환할 수 있는 능력자로, 주로 총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데드샷의 대체 역할을 맡게 된 듯하다. 공개된 트레일러를 보면 데드샷처럼 블러드스포트도 딸과 함께하는 서사가 등장하는데, 여러모로 두 캐릭터가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미지: 워너 브라더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코믹스에서도 블러드스포트와 피스메이커가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합류했다. 이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공개될 무렵에 킬러 크록과 카타나가 코믹스 팀에 포함된 것과 같은 방식이다. 코믹스에서 피어난 영화가 다시 코믹스에 영향을 주는 것, 이는 슈퍼히어로 무비의 선두주자인 마블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영화를 보고 코믹스를 찾는 신규 독자들의 숫자를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영화를 본 관객들을 코믹스로 유입할 수 있을만한 완성도를 보여줄지, 8월 4일 개봉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