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은빛유니콘

영국 귀족 가문인 브리저튼 가 여덟 자녀들의 로맨스를 그린 [브리저튼]은 넷플릭스 영어 TV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 시간을 기록한 드라마다. 최근 시즌2 공개와 함께 글로벌 순위 1위에 등극하며 식지 않은 인기를 보여줬다. [브리저튼]은 시즌 별로 다른 등장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방식을 도입, 시대극에 대한 기존 고정관념을 깬 파격적인 설정으로 독특함을 건넸다. 이에 드라마는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브리저튼] 출연진 역시 많은 인기를 모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이들은 [브리저튼]으로 명성을 얻기 전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활약을 보여줬는데, 그래서 정리해 본다. 드라마 [브리저튼] 주역들의 색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는 해외 시리즈들을 살펴보기로. 그때부터 예사롭지 않은 포스를 가진 [브리저튼] 라이징 스타들의 활약상을 지켜보자.

추잉 검 (Chewing Gum)

이미지: 넷플릭스

[브리저튼] 시즌 2의 주인공이자, 가문의 장남 앤소니 브리저튼 역의 조나단 베일리는 극중 다른 배우들에 비해 많은 작품들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브로드 처치], [크래싱] 등이 있는데, 이중 비교적 국내에 덜 알려진 작품 [추잉 검]을 만나보기로 하자. [추잉검]은 영국의 유명 극작가이자 프로듀서인 미카엘라 코엘의 2021년 연극 ‘추잉 검 드림스’가 원작인 시트콤 드라마로, 미카엘라 코엘이 직접 각본을 쓰고 제작과 주연까지 맡았다. 런던을 배경으로 주인공 트레이시는 신실한 종교인 가족들에게 혼전순결을 강요받지만, 본인은 이를 원하지 않으면서 벌어지는 아찔하고 발칙한 이야기를 담았다. 미카엘라 코엘의 다양한 표정연기에서 빚어내는 원 맨 쇼를 만끽할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코믹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여기서 조나단 베일리는 [추잉 검] 시즌 2에 트레이시에게 호감을 가진 훈남 애쉬 역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출연 장면이 많진 않지만 각종 인터넷 밈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씬 스틸러의 재능을 보여준다. [추잉 검]은 시즌 2로 종영되었지만, 미카엘라 코엘의 거침없으면서도 발칙한 각본과 [스킨스] 등을 방영한 E4 드라마다운 과감한 연출이 만나 많은 즐거움을 건넨다. (넷플릭스)

디킨시언 (Dickensian)

이미지: BBC

드라마 [디킨시언]은 작가 찰스 디킨슨 대표 소설 『위대한 유산』,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찰스 디킨슨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들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하여 다양한 사회상을 엿보고 풍자와 비판적인 메시지를 건네는 작품으로, BBC에서 제작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 에비니저 스크루지의 사업 동업자인 제이콥 말리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에피소드, 아버지가 사망해 유산 상속 문제로 갈등하는 해비셤 남매의 사연 등 찰스 디킨슨 소설의 몇몇 내용을 변주해 묘한 기시감과 신선함으로 독특한 재미를 자아낸다.  [디킨시언]에서 주목해야 할 배우는 [브리저튼] 시즌 1의 주인공 다프네 브리저튼을 연기한 피비 디네버다. 그는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의 등장인물인 마사 크래칫 역할을 맡았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피비 디네버 특유의 순수하고도 풋풋한 모습으로 드라마의 감성을 더한다. (웨이브)

베니티 페어 (Vanity Fair)

이미지: ITV

[베니티 페어]는 윌리엄 메이크피스 새커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시대극 드라마다. 비천한 신분 출신인 베키가 부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야기로, 이 과정에서 영국 중산층의 허영심을 코믹하게 비판하며 흥미를 자아낸다. 고정관념에 갇힌 사고방식과 결혼을 인생 최대의 만족으로 표현하는 기존 시대극과 달리 [브리저튼]처럼 내숭 없고 색다른 스타일로 이야기를 펼쳐내어 장르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허영심에 가득 차지만 당찬 성격의 주인공 베키 역은 [베이츠 모텔], [슬로 호시스]의 올리비아 쿡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브리저튼]에서 엘로이즈 브리저튼를 연기했던 클라우디아 제시가 부유한 중산층 가문의 딸이자 조신한 요조숙녀 아멜리아 역으로 등장, 베키와 대비되는 매력을 선보인다. 기존 관습을 거부하고 신여성을 꿈꾸는 엘로이즈를 연기했던 클라우디아 제시가 [베니티 페어]에서는 마치 다프네 브리저튼 같은 얌전한 인물로 등장해 두 캐릭터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웨이브, 왓챠)

알렉스 라이더 (Alex Rider)

이미지: Amazon Prime Video

[알렉스 라이더]는 평범한 십 대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MZ 세대 맞춤형 스파이 추리물이다. 고등학생 알렉스 라이더가 MI6의 특수 요원이었던 삼촌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히기 위해 특수 요원처럼 잠입 업무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앤서니 호로비츠의 첩보 소설 시리즈를 영상화했는데, 속도감 있는 전개와 액션으로 눈길을 끈다. 특히 주인공이 전문 스파이가 아니기 때문에 매 미션마다 조마조마한 감정을 이끌어내고, 제한적인 상황에서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이야기와 연출 또한 장르적 재미를 자아낸다. [브리저튼 시즌2]에서 에드위나 샤르마 역을 맡았던 차리스라 찬드란이 [알렉스 라이더 시즌2]에 출연했다. 시즌1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트라우마를 겪는 알렉스가 휴가를 가서 만나게 되는 썸녀 사비나 역할로 등장하는데, 알렉스와 함께 자신도 위험에 휘말리게 되는 복잡 미묘한 관계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브리저튼]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등장하는 차리스라 찬드라의 매력이 이야기 내내 펼쳐져 스파이 장르의 재미는 물론, 달달한 로맨스로 보는 이를 드라마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시즌, 왓챠)

뿌리 (Roots)

이미지: History Channel

미국 노예제도를 소재로 한 역사극 [뿌리]는 1977년 제작된 동명 드라마의 리메이크작이다. 작품은 서아프리카 만딩카 부족의 유서 깊은 킨테 가문의 장남 쿤타 킨테의 출생부터, 그가 다른 가문의 배신으로 영국 노예상에게 잡혀 미국에서 노예 생활을 하는 여정을 치열하게 그린다. 주인공 쿤타 킨테는 미국에서 노예로 지내면서도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탈출을 꿈꾸며, 자신의 이름이자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드라마는 쿤타 킨테와 그 후손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들의 뿌리를 잊지 않으려 했던 이들의 의지와 자부심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벅찬 감동을 건넨다. [뿌리]는 베스트 셀러 원작이자 오리지널 드라마의 영향력이 워낙 대단하기에 그만큼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안나 파킨, 로렌스 피시번, 제임스 퓨어포이, 포레스트 휘태커 등 할리우드 대표 배우들이 출연해 드라마의 무게감을 더한다. [브리저튼]에서 사이먼 바셋 역을 연기한 레지 장 페이지도 주요 인물로 출연한다. 레지 장 페이지는 쿤타 킨테의 손자 치킨 조지 역으로 등장, 이름처럼 투계를 하며 살아가는 인물로 [브리저튼]과는 완전히 다른 연기를 선보이며 드라마가 펼쳐내는 장대한 역사에 한 페이지를 담당한다. (티빙, 왓챠 웨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