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 출발을 꿈꾸는 마음과 다르게 새해부터 경제 뉴스가 어둡다. 세계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는 뉴스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온다. 여기에 ‘고금리’, ‘가격 인상’, ‘하락장’이라는 헤드라인은 우리를 겁먹게 한다. ‘영끌족’ 건물주가 투잡에 뛰어들거나 건축 재정에 들어갔으며, 거품 꺼져버린 아파트는 집이 아닌 짐이 되었다는 푸념까지 들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30 세대는 ‘영 앤 리치’를 꿈꾸고, 윗세대들은 최고의 노후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부자는 누구일까. 또 그들은 무얼 하는 사람들일까. 당신도 영 앤 리치가 될 수 있다며 없던 욕망까지 부추기는 경제 크리에이터들일까, 똑똑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고 일침 하는 경제학의 저자들일까, 연 매출 수백억을 자랑하는 열혈 사장들일까. 이 무수한 정보의 바닷속에서, 경제 초보인 나는 진정한 돈 냄새를 맡고 싶어졌다. 또 누군가가 돈과의 전쟁에서 출구를 찾고 있다면, 아래 다큐멘터리들을 소개하고 싶다.

제로 베팅 게임(2016)

이미지: 지퍼 브라더스 필름

건강식품회사이자 세계 최대 규모 다단계 기업 ‘허벌라이프’가 피라미드 조직이라는 점을 추적해가며 피해자들을 인터뷰하는 <제로 베팅 게임>. 영화는 ‘제로섬 게임’, ‘다단계’, ‘공매도’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소비 자본주의 법칙 속에서 어떻게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는지를 조명한다. 여기에서 처음 허벌라이프를 ‘사기 기업’으로 간주하고 하락에 베팅한 인물은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으로, 후에 등장하는 또 다른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과 격렬히 대립하게 된다.

‘제로섬 게임’이란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게임으로, 한 마디로 도박이기에 어느 한쪽은 반드시 잃게 되는 구조이다. 어쩌면 시작 전부터 승패가 결정된 게임이다. 경제의 성장과 도덕적 관념이 불화를 이룰 때, 쉽게 현혹되는 사람은 가장 먼저 희생된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까지 도덕이 자본을 이기는 광경을 본 적이 없다. 지금도 어디선가, 돈에 관한 소박하고 평범한 소망들이 자본가들에 의해 농락당하고 있을 테니까.

워렌 버핏 되기(2017)

이미지: HBO

오마하의 현인이자 가치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일생을 담은 전기 다큐멘터리 <워렌 버핏 되기>. 6살 때 껌과 콜라를 팔았고, 11살 때 주식 투자를 시작했으며, 50년이 넘게 매일 아침을 맥도날드로 때운다는 그의 투자 철학과 ‘현인’다운 인생철학을 엿볼 수 있다. ‘워렌 버핏 되기’를 곧 ‘주식 부자 되기’로 해석한 이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 그가 90분 동안 전하는 이야기는 인류와 나눔, 삶과 죽음을 망라하는 휴머니즘에 대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은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인간으로서 진솔하게 삶의 태도를 고백한다. 알지 못하는 죽음은 두려워하지 않고, 때로는 결과를 운에 맡기기도 하며, 나에게 소용없는 돈은 나눠야 한다고 일침 한다. 부자는 당연히 돈, 돈, 돈 생각만 할 것이라는 편협한 시각을 벗겨준다. 또한 매일 아침 현대인들이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는 씁쓸한 이유를 정확히 짚는다. 그리고 매일을 몽유병 환자처럼 살아가는 그들을 염려하며 말한다. 돈이 필요치 않은 순간에도 하고 싶은 직업을 찾아야 한다고.

인사이드 빌 게이츠(2019)

이미지: Netflix

기업인이자 개발자, 자선가, 세계 부호의 대명사로 알려진 빌 게이츠의 머릿속을 탐색하는 <인사이드 빌 게이츠>.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데이비스 구겐하임 감독 연출작으로, 에미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억만장자는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생각을 품고 살아갈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으로 출발하며, 빌 게이츠에게 영감을 준 사람들과 그가 추구하는 대담한 목표를 만나본다. 더 자세하게는 유복했던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사업 역량을 발휘했던 시절, 그리고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현재의 이유를 솔직하게 공개한다.

1편의 키워드는 ‘위생’으로, 개발도상국의 위생 문제를 해결하고자 힘쓰는 모습이 담긴다. 그 많은 돈을 가지고 왜 개발도상국으로 향했는지, 가장 먼저 해결할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밝혀낸다. 2편의 키워드는 ‘소아마비’로, 소아마비의 위험 속에 사는 이들에게 지원하는 모습이 담긴다. 이 과정에서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학창 시절 친구들과의 우정도 조명한다. 3편의 키워드는 ‘새로운 원자력’으로, 지구를 위협하는 기후 변화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모습이 담긴다.

익스플레인: 돈을 해설하다(2021)

이미지: Netflix

신용카드부터 도박, 사기, 대출까지, 인생을 기쁘게도 괴롭게도 하는 돈에 대해 말하는 <익스플레인: 돈을 해설하다>.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위해 돈을 쓰거나 빌리고 모으지만, 그럼에도 늘 사방이 지뢰밭인 ‘돈’에 대한 모든 것을 묻고 답한다. 시리즈는 벼락부자 되는 법부터 신용카드 시스템의 위험성, 학자금 대출의 위기 해결책, 도박 산업의 번성과 현실, 중산층의 은퇴와 행복한 노후까지 총 5파트로 나뉜다.

결국 돈이 굴러가는 시스템 속에는 교묘한 속임수가 존재하며, 어떻게든 인간과 인생을 괴롭힐 테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금융 사기, 갖가지 대출, 도박의 유혹, 미래를 위한 저축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이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빚에 허덕이게 된 사회 초년생부터, 어쩌면 평생 은퇴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 어른들에게까지 유용한 정보를 전달한다.

돈, 돈, 돈을 아십니까?(2022)

이미지: Netflix

부자가 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것이다. 이 간단한 방법은 대체 왜 이루어지지 않을까? <돈, 돈, 돈을 아십니까?>는 돈의 주도권을 쥐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싶은 이들을 위해,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쉽고 간단한 팁을 전수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한 마디로, 금융 리터러시 교육이다.

금융 전문가들의 목적은 하나다. 사람들이 저축하고, 더 많이 벌고, 투자하도록 돕는 것. 다소 현명하지 못한 소비 습관을 참가자들이 전문가들에게 경제와 투자 교육을 받으며, 돈에 대한 사고방식을 전환해 소비 습관을 바로잡는다. 재테크의 기본 개념과 마인드를 배우려는 사람들, ‘월급이 자꾸만 통장을 스쳐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