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코믹스 칼럼니스트 김닛코

수요일(Wednesday), 목요일(Thursday), 금요일(Friday)이란 명칭은 각각 오딘, 토르, 프리가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북유럽 지역 사람들이 아스가르드의 신들을 숭배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마블에서도 이 설정을 가져와 아스가르드인들을 강력한 존재로 묘사했는데, 그중에서도 천둥의 신 토르와 장난의 신 로키가 속해 있는 아스가르드 왕가는 일반 아스가르드 국민들보다도 더 강력하다고 한다. 두 왕자의 아버지인 오딘은 코믹스에서도 전 세계 모든 신들 중에도 최고위급에 속하는 존재로 나올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토록 파워풀한 토르 일가에 대해 알아본다. 

오딘

이미지: 마블 스튜디오

오딘은 아스가르드의 제2대 왕으로, 역사상 가장 현명한 왕으로 인정받는다. 최고의 지위인 ‘올파더’에 오른 오딘은 악마와 괴물을 처리하며, 맏딸인 헬라와 함께 난폭하고 무자비한 방법으로 9개의 모든 왕국을 정복했다. 아스가르드를 최강의 왕국으로 만든 후엔 통합과 질서를 가져오기 위해 평화로운 통치를 하기로 결정했다. 자애롭고 전지전능한 모습으로 오딘은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는 지도자가 되었다. 그러나 억압과 공포야말로 세상을 지배하는 올바른 수단이라고 믿은 헬라가 반란을 일으키자 헬로 쫓아버려 감금해두었다. 오딘은 과거의 행적과 실수를 거짓말과 비밀로 덮어버렸는데, 훗날 이 행동들이 결국 라그나로크를 불러온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했다. 결국 혼자 아홉 왕국을 다스리는 일이 벅차다고 느낀 오딘은 프리가와 결혼해 토르를 낳았다. 요툰헤임의 서리 거인족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오딘은 한쪽 눈을 잃고, 서리 거인 왕자인 로키를 데려와 입양했다. 오딘과 아스가르드는 북유럽 지역의 인간들과 잦은 교류에 나섰는데, 그들에게 언어와 문화를 가르쳤고, 이로 인해 이 지역 사람들은 아스가르드인을 신으로 믿게 되었다. 이 시기에 오딘은 태서랙트를 노르웨이의 퇸스베르그에 맡겨놓기도 했다.

오딘은 마법과 우주 에너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데, 이것을 ‘오딘포스’라고 부른다.  아홉 왕국 전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나, 사후에도 영혼으로 나타나 토르와 소통할 수 있던 것도 이 힘 덕분이다. 하지만 강력한 힘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회복을 위해 오랫동안 자면서 쉬어야 한다. 마법을 사용해 로키의 외모를 아스가르드인처럼 바꾸고 묠니르를 강화했으며, 아스가르드인으로서는 아주 드물게 흑마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코믹스에서의 오딘은 라그나로크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지식을 얻기 위해 한쪽 눈을 바친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묠니르를 휘두르며 석기시대의 어벤저스 일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프리가

이미지: 마블 스튜디오

마녀들에게 길러진 프리가는 어려서부터 각종 마법을 익혔고, 아스가르드의 왕인 오딘과 사랑에 빠져 결혼해 왕비가 되었다. 프리가는 마법만이 아니라 전투력도 상당한데, 서리 거인이나 다크 엘프를 혼자서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솜씨를 지녔다. 친절하고 현명한 프리가는 입양한 로키도 친아들 토르처럼 사랑으로 키웠고, 로키가 신체적 기량이 부족하다는 느낌에 마법을 훈련시켜 아스가르드를 지킬 수 있도록 했다. 로키가 타노스와 거래하는 것을 말리려고도 했고, 뉴욕에서 큰 일을 저질렀을 때에도 오딘에게 사정해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감금된 로키를 오딘 모르게 책과 음식을 제공해주었다. 로키가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성격적으로 변화한 것엔 아낌없는 사랑을 쏟은 프리가의 역할이 크다. 코믹스에선 프레이야라고 불리며, 토르의 양어머니로 설정되어 있다. 

헬라

이미지: 마블 스튜디오

오딘의 장녀로 강력한 힘과 전투력을 지닌 헬라는 아스가르드의 군대인 에인헤랴르를 지휘하는 사령관으로서, 거대한 늑대인 펜리스를 타며 묠니르와 네크로소드라는 검을 휘둘러 아홉 왕국을 모두 점령해냈다. 헬라는 자신의 신체는 물론 주변 땅에서 무기와 갑옷, 투구 등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죽은 병사들을 부활시킬 수 있는 마법을 구사할 수도 있다. 쉽게 화를 내고 참을성이 없으며 야심만만한 헬라는 아버지의 평화적 노선에 반발하여 왕위를 찬탈하려 했으나 막강한 힘 앞에 굴복되어 헬 안에 갇혀 버렸다. 감옥에 갇힌 동안 명예롭지 못하게 죽은 영혼의 안식처인 헬을 다스리며 스스로 죽음의 여신이 되었다. 이렇게 감금되어 있는 동안에도 오딘이 보낸 발키리들을 전멸시킬 정도로 강력했지만, 오딘의 힘을 능가하지는 못해서 오딘이 죽어서 마법이 풀리기까지 수천 년 동안 봉인되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원래 토르의 첫 번째 영화에 까메오로 등장했다가 두 번째 영화의 메인 빌런이 될 예정이었는데, 계획이 변경되어 세 번째 영화에 등장하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첫 여성 메인 빌런이 되었다. 오딘의 딸이라는 설정은 영화에서만 적용되며, 신화와 코믹스에서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

앤젤라

이미지: 마블 코믹스

코믹스에서 오딘의 첫째 자식은 앤젤라이다. 역시 토르는 누나의 존재를 모르고 있던 것으로, 오딘이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헤벤 왕국의 천사 종족에게 납치당해 키워졌다. 오딘은 하벤과의 전쟁을 승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갓난아기였던 딸마저 빼앗기게 되자, 헤벤을 봉인하고 그 존재를 숨겨왔다. 그러니까 아홉 개의 왕국이 아니라 사실은 열 개의 왕국인 셈이다. 자신의 기원을 모른 채 날개 없는 천사로 자란 앤젤라는 차원에 균열이 가면서 토르와 만나게 되었다. 앤젤라는 원래 닐 게이먼과 토드 맥팔란이 창조한 [스폰]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인데 마블이 권리를 사들여서 사용하고 있다.

발더

이미지: 마블 코믹스

오딘에겐 자식이 여러 있는데, 왕비인 프리가가 낳은 아들인 발더는 한동안 오딘을 대신해서 아스가르드의 왕이 되기도 했고, 헬라의 뒤를 이어 헬을 다스리기도 했다. 발더의 죽음이 아스가르드를 멸망시킬 라그나로크를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언이 나오면서, 프리가는 발더를 무적의 존재로 만드는 마법을 걸었다. 그럼에도 겨우살이가 유일한 약점이 되어, 라그나로크가 일어났을 때 겨우살이로 만든 창에 찔려 죽었다. 친한 사이인 이복형제 토르가 위험에 처하면 알 수 있으며, 지구로 순간이동을 할 수도 있고 동물과 대화할 수도 있다.

라우사

이미지: 마블 코믹스

오딘과 프리가 사이에서 아기가 잉태했을 때 불의 악마인 술투르는 자신의 정수를 몰래 프리가의 뱃속에 넣어두었다. 이로 인해 신과 악마의 두 가지 면을 다 갖춘 아스가르드의 공주는 악마의 형상으로 변하거나 불을 뿜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났다. 라우사는 아기임에도 인간이나 신, 영혼의 마음에 영향을 미쳐 평소와 다른 결정을 내리도록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