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코믹스 칼럼니스트 김닛코

‘세계 최강의 히어로들’인 어벤져스는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모두 퇴장하면서 해산되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어벤져스가 다시 돌아올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새로운 멤버들로 채워질 새로운 어벤져스의 구성원은 누구이며 이 팀을 지휘할 인물은 누구인지 아직까지는 확실한 정보가 없다. 다음 리더로 가장 유력시되었던 티찰라마저 안타깝게도 퇴장하면서 이제 닥터 스트레인지가 앞으로 어벤져스의 리더가 될지,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가 된 팔콘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인물일지 알 수 없지만, 코믹스와 영화를 통틀어 역대 팀을 훌륭하게 이끌었던 멤버들의 면면을 보면 리더의 자격 정도는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과연 누가 “어벤져스 어셈블!”을 외치게 될 것인지 기대가 된다.

캡틴 아메리카

이미지: 마블 스튜디오

스티브 로저스는 캡틴 아메리카가 된 이후부터 당연하게도 부대원들을 이끌고 전투하는 리더가 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경험이 없었음에도, 버키를 구출한다거나 하는 위험하고 특수한 임무들을 직접 지휘하며 전쟁의 흐름까지도 바꾸는 타고난 리더십을 보였다. 사실상 제2차 세계 대전은 어느 순간부터 캡틴 아메리카 대 레드 스컬의 구도로 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팀 활동을 해왔기에 어벤져스의 리더가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토니 스타크와 공동 리더의 형태이지만, 군인 신분으로서 팀의 규율을 지키고 작전 지시와 역할 분담 등의 기능적인 면을 담당한다. 또한, 본인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전설적인 캡틴 아메리카라는 존재만으로도 멤버들에게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는 효과가 있다. 

아이언맨

이미지: 마블 스튜디오

어벤져스의 리더 역할은 스티브와 함께 나누었지만 시빌 워 이후에는 홀로 리더를 맡았다. 스티브가 작전 지시나 현장 지휘를 주로 맡는다면, 토니는 기술 지원이나 재정 지원, 협상 쪽으로 역할을 수행했다. 물론 상당한 천재이므로 작전 계획을 짜는 것도 어렵지 않으며, 현장에서 벌어지는 즉흥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원래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고 혼자서 활동을 하던 성향의 그가 이 비범한 인재들이 모인 팀의 리더가 된 것은 굉장한 발전이다. 특히, 스파이더맨으로 대표되는 미래 세대를 위한 멘토 역할까지 스스로 도맡은 것을 생각해보면 책임감이 한층 더 강해졌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모두의 리더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천재이나 재벌이자 유명인사라는 사회적 위치가 한 몫 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블랙 위도우

이미지: 마블 스튜디오

나타샤는 타노스의 블립 이후 캡틴 마블, 오코예, 로켓, 네뷸라 같은 새로운 멤버들을 데리고 어벤져스를 이끌었다. 원조 멤버 대부분이 반은퇴 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유일하게 활동을 계속한 멤버이기도 하다.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오랜 스파이 경력으로서 쌓인 상황대처 능력이 혼돈의 세상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코믹스에서도 어벤져스의 리더로 활동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슈퍼히어로들이 카운터 어스라는 다른 세상으로 보내졌을 때인데, 그동안 나타샤는 남아있는 덜 강력한 히어로들을 데리고 어벤져스를 훌륭하게 이끌었다. 

와스프

이미지: 마블 코믹스

영화에선 어벤져스와 큰 접점은 없었지만, 코믹스에서의 재닛 밴 다인은 어벤져스에서 큰 의미를 지닌 인물이다. 팀의 창립멤버이자, ‘어벤져스’라는 팀 이름을 지은 인물이기도 하며, 몇 년 동안 리더로서 팀을 이끌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쉽게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있다. 이에 더해, 현재는 히어로들 사이에서도 최고참급이라 어느 팀을 갖다 맡겨도 훌륭하게 지휘하며, 후배를 양성하고 지도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모니카 램보 

이미지: 마블 코믹스

모니카 램보는 원래 ‘캡틴 마블’이란 이름으로 슈퍼히어로 생활을 시작했다. (캐럴 댄버스보다도 먼저 그 이름을 사용했다) [더 마블스]에 캡틴 마블, 미즈 마블과 함께 나오게 된 것엔 이런 면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벤져스에 합류한 뒤에 당시 리더였던 와스프가 팀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새 리더로 선정되었다. 그렇지만 모니카의 어벤져스는 커다란 실패를 경험했는데, 닥터 드루이드라는 마법사 멤버의 흉계로 인해 팀에 큰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었다. 이에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난 모니카는 개인 활동과 다른 팀에서의 활동을 계속 이어가다가 마이티 어벤져스의 리더로서 돌아왔다.  

루크 케이지

이미지: 마블 코믹스

용병 히어로라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낸 루크 케이지는 오랫동안 어벤져스와는 인연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어벤져스가 해체한 뒤에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의기투합하여 뉴 어벤져스를 결성하면서, 팀에 초대되었다. 엄청난 괴력과 강력한 방탄 피부로 뉴 어벤져스의 탱커 역할을 맡았다. 나중에 캡틴 아메리카는 루크에게 어벤져스의 본부로 쓰이던 저택을 1달러에 넘기고 뉴 어벤져스를 이끌도록 했다. 흔들리지 않는 도덕심을 가진 루크는 뉴 어벤져스를 훌륭하게 지휘했고, 나중에는 보다 더 시민들 가까이서 활동할 수 있는 용도의 마이티 어벤져스를 만들기도 했다.  

선스팟

이미지: 마블 코믹스

또 하나의 재벌 사업가 히어로인 선스팟은 강력한 태양열을 발산하는 뮤턴트이다. 절친 캐논볼과 함께 엑스맨을 비롯하여 여러 뮤턴트 팀에서 맹활약한 그는 울버린의 추천으로 어벤져스에 합류했다. 그의 남다른 기지는 과학 테러 조직인 에임(AIM)을 상대할 때 발휘되었는데, 싸워서 물리치는 그동안의 전형적인 방법이 아닌 돈으로 조직을 사버리는, 토니 스타크도 감탄한 전략을 실행했다. 그는 에임을 어벤져스를 지원하는 조직으로 바꿔버리고 자신의 어벤져스를 구성해 독립했다. 나중엔 미국 정부와 손을 잡고 US어벤져스 팀으로 새롭게 팀을 바꾸었다.   

로그

이미지: 마블 코믹스

접촉한 사람의 기억과 능력을 흡수할 수 있는 뮤턴트인 로그는 엑스맨의 적으로 시작해서 엑스맨의 리더로 성장한 히어로이다. 캡틴 아메리카가 인간과 뮤턴트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어벤져스 유니티 스쿼드라는 팀을 조직했을 때 합류한 로그는 추후에 리더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레드 스컬이 자비에 교수의 뇌를 이식해서 텔레파시 공격을 벌이며 세상을 혼란에 빠트리자, 로그는 세상을 위해 뮤턴트 종족의 은인이자 위인인 자비에의 뇌를 파괴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블랙 팬서

이미지: 마블 스튜디오

와칸다를 다스리는 입장인 블랙 팬서는 어벤져스에서 오래 활동하지 않았지만, 와칸다 군사들을 이끌고 수많은 전투에 참전하면서 얻은 전략전술 능력은 리더의 자질로서 충분했다.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닥터 스트레인지, 쉬헐크 등등으로 구성된 가장 강력한 버전의 팀을 이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쏟아 부었는데, 와칸다의 첨단 기술을 제공하여 든든한 뒷받침을 해주고 에이전트 오브 와칸다라는 지원 팀을 조직해서 다방면에서의 인적 지원도 해주었다. 단 하나, 그의 문제는 팀보다는 자신의 나라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