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닛코

마블 유니버스에는 지구인, 외계인 할 것 없이 다양한 히어로와 빌런들이 존재하고 이들보다 더 높은 어나더 레벨의 능력자 혹은 초월적인 무언가(?)들이 있다.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 등 우주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요소들이 실체를 이루어 오늘도 마블 유니버스를 유지한다. 이쪽도 비슷비슷한 개념의 존재들이 많으며 그 종류도 날로 늘어가고 있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특히 이들 존재 자체가 굉장히 거대해 다가 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는 어떻게 표현할 지 궁금한데, 나름의 상상력으로 글을 읽어보면 더욱 재미있을 듯하다.

원 어보브 올

멀티버스의 최고 존재로, 모든 선한 것의 근원이며 무한한 자비와 빛의 존재, 즉 창조주이다(셀레스티얼 종족에도 원 어보브 올이 있는데 그냥 이름만 같을 뿐이다). 어디에나 존재하고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필멸자들이 스스로 운명을 정하도록 세상 돌아가는 일에 간섭하지 않지만, 필요할 때엔 또 미묘하게 돕기도 한다. 위기에서 벗어날 기회를 주기도 하고, 어두운 길로 잘못 들어선 존재에게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원 어보브 올은 코믹스 작가이자 제작자인 잭 커비나 스탠 리를 아바타로 두고 있다고 여겨져 왔으며, 실제로 잭 커비의 모습으로 등장한 적이 있다. 그의 거대 연필은 현실을 만들고 고칠 수 있다. 그야말로 전지적 작가시점의 그 전지적인(?) 존재가 되겠다.

원 벨로우 올

원 벨로우 올은 ‘원 어보브 올’의 어두운 면이자 파괴와 증오의 의인화로, 멀티버스의 순환과 재생을 위해 고의로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멀티버스 한쪽에 봉인되어 있지만, 그린 도어를 통해 감마선 돌연변이들을 조종한다. 브루스 배너가 감마 폭탄 사고에 휘말렸을 때, 그린 도어를 열고 자신의 힘을 주입해 헐크로 만들기도 했다.

리빙 트라이뷰널

리빙 트라이뷰널(국내에선 리빙 트리뷰널로 잘 알려져 있음)은 멀티버스의 법칙의 의인화로, 원 어보브 올 다음 가는 권위를 지니고 있다. 멀티버스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이 존재의 목표로, 한 우주가 다른 우주보다 더 많은 힘을 축적한다거나, 뭐 어떤 식으로든 우주 균형을 뒤엎는 현상을 방지한다. 이 멀티버스의 균형에는 선과 악의 불균형도 포함된다. 그 역시 원 어보브 올처럼 여러 현실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세 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데, 각각 공평과 필요, 그리고 복수를 뜻한다.

첫 번째 천공

아직 멀티버스가 존재하기 이전, 처음으로 존재한 우주가 실체화한 것이 첫 번째 천공이다. 고독해진 천공이 생명을 만들면서, 어두운 존재들과 다색상의 존재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다색상의 존재들은 자신들의 창조물과 우주가 함께 진화하고 성장하기를 원했기에 반란을 일으켰다. 결국, 첫 번째 천공은 산산조각이 나 몇몇 어두운 존재들과 함께 가장 먼 곳으로 도망쳐야 했다. 천공의 순수한 실체로부터 수백 개의 새로운 우주가 태어나 이 두 번째 우주부터 멀티버스라는 집합적 존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다색상의 존재들은 훗날 셀레스티얼로 불리게 되었다.

블랙 윈터

형체가 없는 블랙 윈터는 모든 현실들을 먹어 치우는 존재로, 생명력을 먹는 갤럭투스의 탄생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갤럭투스가 아직 사람이었을 때, 그의 세계가 블랙 윈터의 역병에 의해 모두 죽어버렸다. 병으로 죽기를 기다리지 않고 우주선을 타고 날아갔다가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이 갤럭투스가 되었다. 갤럭투스가 자신의 먹잇감을 찾는 전령을 두고 있듯이, 블랙 윈터는 갤럭투스를 전령으로 두고 있다.

이터니티

이터니티(영원)는 멀티버스의 의인화로 모든 차원의 현실에 자신의 분신을 하나씩 두고 있다. 리빙 트라이뷰널 바로 아래의 지위를 갖고 있으며, 시간, 공간, 물질, 에너지, 마법, 현실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만능에 가까운 힘을 지녔다. 인피니티(무한), 데스(죽음), 오블리비언(망각)과 함께 마블 유니버스의 네 가지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터니티와 데스는 서로 반대되는 존재로, 갤럭투스가 둘 사이의 세 번째 힘으로 여겨진다. 재미있는 점은 이터니티는 엔미티, 엔트로피, 에피파니, 엑스피디언시, 엠파시, 율로지와 함께 세븐 프렌들리스라는 그룹을 형성하고 있기도 한데, 모두 E로 시작되는 이름의 이 존재들은 DC의 [샌드맨]의 영원(엔들리스) 일족의 패러디이기도 하다. 설마 했는데 정말로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실사화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