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더스’를 기다리며 던지는 다섯 가지 질문

by. 겨울달

 

마블 TV 어벤져스, <디펜더스>가 이번 주 금요일에 드디어 공개된다. <데어데블>부터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까지 나올 때마다 설렌 마음으로 한 편, 두 편 봐 왔던 날들은 결국 <디펜더스>를 보기 위한 준비였다.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뉴욕을 무대로 ‘우리 주위의 영웅들’이 되어줄 디펜더스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이 설레는 마음을 안고, 그동안 넷플릭스-마블 드라마를 보면서 <디펜더스>에서 설명해줬으면 하는 점들을 정리했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함께 시원한 답변을 기대해 본다.

※ 개별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미지: 넷플릭스>

과연 이들은 어떻게 만날까? – 디펜더스 결성 과정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 이들이 힘을 합쳐 뉴욕을 지킨다고? 사실 이들은 함께 일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말 그대로 ‘어쩌다 보니’ 뉴욕발 슈퍼히어로 그룹이 된다. 게다가 다들 나름대로 사정이 있어서 이들이 ‘팀이 된다는 것’에 처음부터 긍정적으로 임할 것이라는 생각은 곱게 접어 놓아야 할 듯하다. 데어데블/맷 머독은 연인 엘렉트라를 잃고 가장 친한 친구인 포기와도 갈라서면서 슈퍼히어로 활동을 그만두려 하고, 제시카 존스는 킬그레이브를 죽이고 뉴욕을 구한 이후 얻은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루크 케이지는 나머지 죗값을 치르기 위해 감옥으로 돌아갔고, 대니 랜드/아이언 피스트는 쿤룬이 사라진 것을 목격한 후 충격에 사로잡혔다.

이렇게 복잡한 사정을 가진 이들이 힘을 합치는 계기는 무엇일까? 이미 예고편에서 공개되었듯이 고대부터 내려오는 범죄 조직, 핸드를 막기 위해서일 것이다. 지금까지 방영된 단독 시리즈에서 핸드와 직접 관련된 캐릭터는 데어데블과 아이언 피스트였고, 제시카 존스와 루크 케이지와 핸드가 직접 부딪힌 적은 없다. <디펜더스>에서는 이 두 캐릭터가 어쩌다가 이 싸움에 말려들게 되는 사연도 다루게 될 것이다.

 

<이미지: 넷플릭스>

누가 이들을 만나게 했을까? – 다른 캐릭터들의 활약

‘디펜더스’들은 모두 뉴욕에 있어도 서로의 명성만 들었을 뿐, 각자 다른 공간에서 활동하며 마주치지 않았다. 그러면 이들을 만나게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가장 가능성 큰 인물은 4개 시리즈에 모두 등장한 클레어 템플이다. 클레어는 이미 <아이언 피스트>에서 핸드의 무자비함을 체험했기 때문에 이들을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예고편에서 루크에게 “당신이 만날 사람이 있다.”라고 말하며 다른 디펜더스를 소개할 것이라는 암시를 주기도 했다. 아마도 루크 케이지 이후 가장 빈번하게 만난 대니 랜드를 소개해줄 가능성이 크다.

클레어 다음으로 ‘디펜더스’를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할 인물은 예고편에 공개되었듯 데어데블의 스승인 ‘스틱’이다. <어벤져스>에서의 캐릭터 위치로 치자면 ‘닉 퓨리’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어벤져스들이나 디펜더스나 어른 말 안 듣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고집쟁이들이기에 이들을 다루는 데 힘 깨나 들일 듯하다. 과연 ‘디펜더스’가 어떤 계기로 스틱의 멘토링을 받아들이게 될지 궁금해진다.

마찬가지로 활약이 기대되는 사람들은 법률 파트, 즉 제리 호가스와 그의 로펌에 새롭게 합류한 포기 넬슨이다. 클레어와 스틱이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현실에서 꽤 많은 사상사고를 내는 ‘디펜더스’의 뒷수습은 대형 로펌이 아니면 어려울 것이다. 아주 짧은 영상을 통해 포기가 루크 케이지의 변호사인 것이 밝혀지기도 했는데, 포기의 역할이 그 이상이 될까. 그렇다면 친구 맷 머독과 어떤 지점에서 부딪히게 될지도 지켜볼 만하다. 그 외에도 <데어데블>의 카렌 페이지, <제시카 존스>의 티쉬 워커, <루크 케이지>의 미스티 나이트 형사, <아이언 피스트>의 콜린 웡도 등장할 예정으로 이들이 어떤 그림을 그려낼지도 기대한다.

 

<이미지: 넷플릭스>

이들도 웃길 거라고? – 디펜더스 팀의 다이내믹

1, 2차 예고편에서 가장 신선한 부분이라면 아마도 네 캐릭터가 던지는 농담일 것이다. 특유의 ‘다크함’이 매력 요소였던 개별 시리즈들의 캐릭터들이 모였으니 더욱더 다크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들이 모이니까 농담이 나오고, 나도 모르게 ‘피식’ 웃게 된다. 이미 공개된 장면들로 이들이 소통하는 스타일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제시카 존스가 ‘코스튬이 없으면 스카프라도 뒤집어쓰는’ 맷 머독을 보며 “너 이상해.”라고 말하고, “나는 불멸의 아이언 피스트예요.”라고 자랑스럽게 자기소개를 하는 대니 랜드를 보며 루크 케이지가 황당해하는 걸 보면, 쿨한 인간들과 폼 잡는 인간들이 모여 웃음을 만드는 관계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궁금증. 과연 이들 중 리더는 누가 될 것인가? 처음엔 그저 무심히 ‘데어데블이 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예고편을 보고 난 후엔 설사 리더가 되어도 팀을 이끌어나가는 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빈틈을 놓치지 않고 말로 공격하는 제시카 존스도 그렇거니와, 어리고 무모한 대니 랜드도 골치 꽤나 썩일 듯하다. 이쯤 되면 맷 머독이 믿을 만한 사람은 루크 케이지밖에 없을 텐데, 루크는 그저 이 팀에 관심이 없을 것 같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게다가 현 여자 친구 클레어가 지켜보는 가운데 전 여자 친구(?)와 같이 활동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 인물에게, 나도 신경 써 달라는 신호가 애초에 접수될 리가 없지 않은가.

 

<이미지: 넷플릭스>

당신은 누구인가요? – 핸드와 미스터리 인물 ‘알렉산드라’

‘디펜더스’의 적, ‘핸드’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은 다음과 같다. 아주 오래전 결성되어 지금까지 유지되는 조직이다. 마약, 살인, 협박, 뇌물까지 손을 뻗친 범죄도 다양하다.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을 포섭해 훈련시켜 암살자로 키워내며, 아이들의 피를 이용해 죽은 사람을 부활시키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스틱’이 속한 ‘체이스트’라는 단체와 오랜 시간 동안 반목했고, ‘아이언 피스트’가 훈련받은 쿤룬의 숙적이기도 하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단체는 뉴욕을 걸고 ‘디펜더스’와 맞선다. 이쯤 되면 뉴욕이 세계의 중심이라 할 만하다.

이번에는 규모가 커진 만큼 핸드에서도 주요 인물 정도가 아닌 최종 보스가 등장한다. 바로 시고니 위버가 연기하는 ‘알렉산드라’다. 아직 핸드의 우두머리라는 것 말고 목표나 목적 등은 밝혀진 것이 없어서, 이를 밝혀나가는 것이 작품의 주요한 스토리가 될 것이다. 한편 <데어데블> 시즌 2에서 목숨을 잃은 엘렉트라가 핸드에 의해 다시 살아나게 되는 것은 이미 예고편을 통해 공개됐다. 엘렉트라는 앞으로 자신의 본래 정체인 ‘블랙 스카이’로서 알렉산드라의 목적의 달성을 위한 주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엘렉트라 역을 맡은 엘로디 영은 한 인터뷰를 통해 엘렉트라와 알렉산드라 두 사람의 묘하게 뒤틀린 관계 또한 <디펜더스>의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라 밝혔다.

 

<이미지: 넷플릭스>

그래서 이 다음엔? – <디펜더스> 이후의 이야기

<어벤져스>와 그 이후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외계인의 ‘뉴욕 대침공’ 사건은 여러 캐릭터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남겼다. 이와 마찬가지로 <디펜더스>에서 벌이는 핸드와의 대격돌은 캐릭터 각자에게 경험, 또는 트라우마가 될 것이다. 작품 제작을 총괄하는 쇼러너 마르코 라미레즈는 인터뷰에서 “모든 사건이 끝나고 아무런 일이 없는 듯 돌아가는 수사물처럼 만들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며, <디펜더스>의 사건은 캐릭터 모두에게 각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니 디펜더스가 함께 모여 뉴욕의 거리를 지키는 이벤트도 기대되지만, 이 사건이 다른 개별 시리즈에 어떻게 포함될지도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