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nAugust’. 할리우드에서 올해 8월을 일컫는 단어다. 지난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를 시작으로 동양인 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신 한 달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가 있다. 존 추 연출, 그리고 동양인 캐스트로 이루어진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가 8월 마지막 주말 박스오피스의 왕좌를 차지하면서 2주 연속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화의 2주차 성적이 개봉 주말에 비해 불과 6.4% 낮다는 것이다. 평균적인 2주차 성적 하락폭이 30%인 점을 고려하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상승세가 상당하다는 사실이 눈에 보일 것이다.

 

‘동양인의 달’ 8월에 조용히 활약 중인 또 하나의 작품이 있다. 한국계 배우 존 조가 주연한 <서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치>는 지난 24일 개봉해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22위를 차지했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작품이 제한 상영으로 개봉했다는 것이다. 불과 9개 상영관에서 개봉해 벌어들인 수익은 약 39만 달러, 극장 평균 수익이 무려 4만 달러 이상이다. 비평가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다가오는 주말 확대 상영을 실시하는데, 그 성적이 정말 기대가 된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그리고 <서치>와 달리 코미디 <더 해피타임 머더스>와 SF 어드벤쳐 <A.X.L.>은 아쉬운 성적으로 데뷔 주말을 마무리했다. 특히 멜리사 맥카시가 오랜만에 R등급 코미디로 복귀한 <더 해피타임 머더스>는 그녀의 주연작 중 최악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제대로 켜진 상황이다.

 

9월 첫 주말에는 앞서 언급한 <서치>와 SF 신작 <KIN>이 각각 1,100개, 2,100개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8월을 뜨겁게 만들었던 동양인 파워가 과연 9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8월 4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89,131,922/$102,789,502]

 

 

“2018년 8월 4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Crazy Rich Asians) ( –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3% / 관객 9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4
상영관 수: 3,526 (+142)
주말 수익: $24,808,202 (-6.4%)
북미 누적 수익: $76,616,14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83,916,149
제작비: $30,000,000
상영기간: 2주 (12일)

 

존 추의 ‘아시안 로맨틱 코미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가 또 한 번 왕좌를 차지했다. 그것도 대단히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면서 말이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2,480만 달러의 주말 성적을 거두었는데, 개봉 주말이었던 지난주 성적과 비교했을 때 불과 6.4% 감소한 금액이다. 적어도 20%, 많게는 절반 이상 성적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2주차에 실로 놀라운 기록이다. 영화의 현재 북미 누적 성적은 7,660만 달러, 현지 전문가들은 1억 달러 돌파는 물론이고 최대 1억 5,000만 달러까지 벌어들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 누적 성적은 8,390만 달러로 살짝 저조한 듯싶지만, 지난주부터 북미 외 국가에서도 서서히 개봉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별로 걱정할 사항은 아닌 듯싶다.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알게 모르게 차별을 당했던 동양 배우들이 모여서 만든 영화가 이렇게 대박을 치고 있으니, 괜히 뿌듯한 마음이다. 이번 작품의 성공에 힘입어 속편 제작까지도 기획 중인 가운데, 국내 개봉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2. 메가로돈 (The Meg) ( –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6% / 관객 5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4,031 (-87)
주말 수익: $12,812,615 (-39.4%)
북미 누적 수익: $105,083,26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11,583,261
제작비: $13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개봉 3주차에 벌써 북미 1억 달러 고지를 넘은 <메가로돈>이 2위 자리를 수성했다. <메가로돈>은 현재 상영작 중에서 가장 많은 스크린 수를 보유한 동시에, 주말 성적 하락도 40%에 불과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는 북미에서만 주말 간 1,28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였는데, 예상보다 뛰어난 북미에서의 흥행보다도 놀라운 것은 해외 성적이다. 영화에 막대한 자본을 수혈한 중국에서만 1억 4,3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두면서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약 4억 1,158만 달러에 달한다. 다음 주면 마지막 개봉 국가인 일본에서도 상영을 시작하기 때문에, <메가로돈>의 흥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3. 더 해피타임 머더스 (The Happytime Murders)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22% / 관객 5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29
상영관 수: 3,256
주말 수익: $9,532,425
북미 누적 수익: $9,532,42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9,532,425
제작비: $4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멜리사 맥카시의 R등급 범죄 액션 코미디 <더 해피타임 머더스>가 3위로 주말 극장가에 데뷔했다. <세서미 스트리트> 인형들이 사는 곳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인간 형사와 인형 형사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의 순위를 보면 “괜찮네?”싶다가, 흥행 성적을 보면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진다. <더 해피타임 머더스>는 953만 달러라는 실망스러운 개봉 수익을 거두었는데, 이는 멜리사 맥카시 주연작 중 가장 낮은 액수다. 심지어 최근까지 최하위에 머물렀던 <라이프 오브 파티>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성적이기도 하다. 오래간만에 주 분야인 R등급에 복귀해서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내나 싶었더니, 오히려 더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이전보다 확실하게 줄어든 멜리사 맥카시의 티켓 파워와 개봉 전에 휘말렸던 소송이 더해지면서 영화에 뼈아프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쉽지만 멜리사 맥카시의 부활은 다음 작품으로 미뤄야 할 듯싶다.

 

4.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Mission: Impossible – Fallout) ( –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7% / 관객 9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6
상영관 수: 3,052 (-430)
주말 수익: $8,087,385 (-24.9%)
북미 누적 수익: $193,988,04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38,788,045
제작비: $178,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지난 주말 4위를 차지했던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 808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자리를 지켰다. 개봉 5주차에 접어든 영화의 북미 누적 성적은 1억 9,398만 달러로, <미션 임파서블 2>가 거둔 시리즈 북미 최고 성적과의 격차는 약 2,000만 달러 정도다. 20년 이상 이어진 프랜차이즈에 새로운 기록을 남길 역사적인 순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해외 성적은 다소 부진하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전 세계 누적 성적 5억 3,878만 달러는 현재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중 4위의 성적이다. 물론 <폴아웃>이 한창 상영 중인 작품이고 큰 시장인 중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 아직 개봉하지 않았기에 충분히 치고 올라갈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만, 시리즈 최고 흥행작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를 뛰어넘으려면 앞으로 1억 6,000만 달러 이상은 벌어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5. 마일22 (Mile 22)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19% / 관객 4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0
상영관 수: 3,520
주말 수익: $6,366,042 (-53.6%)
북미 누적 수익: $25,506,996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1,806,996
제작비: $5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마크 월버그, 피터 버그 콤비의 네 번째 합작품 <마일22>가 5위로 내려앉았다. 주말 간 <마일 22>가 거둔 수익은 개봉 주말의 반 토막 수준인 636만 달러,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3,180만 달러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걸로 보아, 영화의 퀄리티는 둘째치고 CL의 출연 비중이 역시나 크지 않은 모양이다.

 

6.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Christopher Robin) ( –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1% / 관객 8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9
상영관 수: 3,394 (-208)
주말 수익: $6,261,783 (-29.3%)
북미 누적 수익: $77,550,566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13,993,760
제작비: $75,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디즈니 실사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가 626만 달러의 주말 성적을 거두며 6위를 지켰다. 주말 성적 하락률은 29.3%로 상당히 양호한 편인데, 이 추세라면 제법 롱런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재 북미에서 7,755만 달러,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는 1억 1,399만 달러의 누적 스코어를 기록 중이다.

 

7. 솔루트리언: 위대한 여정 (Alpha)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2% / 관객 7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2
상영관 수: 2,719
주말 수익: $6,002,359 (-42.0%)
북미 누적 수익: $20,562,93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8,428,159
제작비: $51,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소니 픽쳐스의 <솔루트리언: 위대한 여정>이 지난주보다 두 계단 아래로 내려오면서 7위를 차지했다. 8월의 네 번째 주말 동안 6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린 작품의 현재 북미,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약 2,056만 달러와 2,842만 달러 정도다.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난주에도 말했다시피 ‘볼 사람만 보는’ 이 영화가 가야 할 길이 멀고도 험난해 보인다. 연이은 개봉 연기와 그로 인해 불어난 제작비가 아쉬운 상황이다.

 

8. 블랙클랜스맨 (BlacKkKlansman)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5% / 관객 7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3
상영관 수: 1,914 (+126)
주말 수익: $5,098,405 (-30.9%)
북미 누적 수익: $31,791,94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0,391,945
제작비: $15,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8위의 주인공은 스파이크 리의 신작 <블랙클랜스맨>이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든 영화가 주말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500만 달러,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3,179만 달러 정도다. 배급사 포커스 피처스는 매주 열심히 극장수를 늘려가고 있지만, 아쉽게도 성적은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다.

 

9. 액슬 (A.X.L.)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33% / 관객 6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34
상영관 수: 1,710
주말 수익: $2,798,229
북미 누적 수익: $2,798,22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798,229
제작비: $1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신작 SF 어드벤쳐 <A.X.L.>이 9위로 주말 박스오피스에 진입했다. 소년과 로봇견의 우정을 다룬 작품은 주말 간 1,710개 상영관에서 약 280만 달러의 저조한 흥행 성적을 거두는 데에 그치고 말았다. 안 그래도 휘청이는 제작사 글로벌 로드에게는 전혀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현재 글로벌 로드는 재정난을 겪고 있어서 심각하면 파산 신청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최근 라인업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 크게 영향을 준 모양이다. 글로벌 로드가 올해 배급한 작품은 <쇼 독스>, <미드나잇 선>, <호텔 아르테미스>, 그리고 <A.X.L.>인데, 이 중에서 <쇼 독스>의 오프닝 스코어 600만 달러가 최고 성적이라고 하니, 사태가 꽤나 심각해 보인다.

 

10. 슬렌더 맨 (Slender Man)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 / 관객 2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29
상영관 수: 2,065 (-293)
주말 수익: $2,790,564 (-41.9%)
북미 누적 수익: $25,408,68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3,499,252
제작비: $1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8월 마지막 주말 박스오피스의 10위는 신작 호러 <슬렌더 맨>이 차지했다. 주말 간 279만 달러의 극장 수익을 벌어들이면서 북미 누적 스코어 2,54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개봉과 동시에 평단과 대중에게 악담에 가까운 혹평을 받았는데, 3주차에 들어서면서 로튼토마토 비평가 점수가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수모까지 겪었다. 박스오피스 글을 작성하며 한자리 점수대를 처음 본 것 같은데, 도대체 얼마나 ‘망작’이기에 이런 평가를 받는지 새삼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