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8 개봉하는 메이저 스튜디오의
여성 감독 연출 영화들

by. 겨울달

 

올해 칸 영화제에서 유달리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경쟁부문 전체 중 여성 감독의 작품은 단 두 개, 비경쟁 부문 등 다른 부문까지 확장해도 남성 감독의 출품작이 여성 감독의 출품작보다 그 수가 월등히 많다. 주목받은 작품이 소수 중에서도 소수라는 것을 점은 제작부문 종사자의 절대 다수가 남성인 ‘영화판’에서 여성들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또다른 증명이기도 하다.

똑같은 이야기가 몇 년이나 되풀이되고 있지만, 변화는 보이지 않고,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인디와이어(Indiewire)에서 할리우드 6개 대형 스튜디오가 2017~2018년 개봉 영화 중 여성 감독의 작품을 정리했다. (원문 링크) 인디 영화를 배급하는 자회사의 영화들까지 포함해도 그 개수는 모두 24개로, 충격적으로 적다. 기사의 필자 Kate Erbland는 출연료나 여배우들을 위한 배역의 부족 등 수많은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할리우드는 평등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은 요원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어떤 작품이 개봉했는지, 또는 개봉할 예정인지 스튜디오별로 나눠서 살펴본다. (※ 북미 개봉 기준.)

 

1. 20세기 폭스/폭스 서치라이트/20세기 폭스 애니메이션

<이미지: Melinda Sue Gordon/Fox Searchlight>

:: 유나이티드 킹덤 (연출: 엠마 아산테)
:: 스텝 (연출: 아만다 리피츠)
:: 배틀 오브 더 섹시즈 (공동연출: 발레리 패리스)
:: 퍼디난드 (공동연출: 캐시 말카시안)
:: 파이어 미 (연출: 라이언 케이스)
:: 캔 유 에버 포기브 미 (연출: 마리엘 헬러)
:: 럼버제인 (연출: 에밀리 카마이클)

20세기 폭스와 그 자회사는 2년간 7편의 영화를 공개한다. <유나이티드 킹덤>은 보츠나와의 마지막 왕, 세레체 카마와 그의 아내, 루스 윌리엄스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 작품으로, 영국의 엠마 아산테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영화다. <스텝>은 다큐멘터리 최초로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제작자 출신인 아만다 리피츠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배틀 오브 더 섹시즈>는 1973년 벌어진 세기의 테니스 성대결을 그린 작품으로, <미스 리틀 선샤인>의 연출을 맡은 발레리 패리스 & 조나단 데이턴 감독의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퍼디난드>는 꽃을 좋아하고 싸우는 걸 싫어하는 스페인 투우 ‘퍼디난드’의 이야기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큐리어스 조지>의 캐시 말카시안 감독이 공동 연출자로 참여한다. <파이어 미>는 친구이자 직장 동료인 두 여자가 겪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 영화로, <브룩클린 나인-나인> 등 TV 코미디 연출을 맡아온 라이언 케이스가 메가폰을 잡았다. <캔 유 에버 포기브 미>는 한물 간 전기 작가가 죽은 명사들의 가짜 편지를 만들어 팔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영화로, <미니의 19금 일기>로 베를린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마리엘 헬러가 연출을 맡는다. 마지막으로 베스트셀러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럼버제인>은 여름캠프에서 만난 10대 소녀 5명이 초자연적 존재와 맞서 싸운다는 내용으로, <퍼시픽 림: 업라이징>의 각본을 집필한 에밀리 카마이클이 연출을 맡았다.

 

 

<이미지: Walt Disney Studios>

2.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 시간의 주름 (연출: 아바 두버네이)
:: 뮬란 (연출: 니키 카로)
:: 자이갠틱 (공동 연출: 멕 러포브)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는 2018년 3편의 영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동명 아동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시간의 주름>은 <셀마>와 <수정헌법 13조>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할리우드의 핫한 감독으로 떠오른 아바 두버네이가 연출을 맡았다. 아바 두버네이는 디즈니가 제작하는 제작비 1억원 이상의 영화를 연출하는 최초의 여성 감독이 되었다. <뮬란>은 디즈니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애니메이션 실사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니키 카로가 연출을 맡게 되면서 제작비 1억원 이상 영화를 연출하는 두 번째 여성 감독이 되었다. <자이갠틱>은 동화 ‘잭과 콩나무’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인사이드 아웃>, <캡틴 마블>의 각본을 집필한 멕 러포브의 연출 데뷔작이다.

 

<이미지: Warner Bros.>

3. 워너 브라더스

:: 언포게터블 (연출: 드니스 디 노비)
:: 에브리씽, 에브리씽 (연출: 스텔라 매기)
:: 원더 우먼 (연출: 패티 젠킨스)

워너 브라더스는 2017년에만 세 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언포게터블>은 한 여성이 전남편의 새 약혼자와 서로를 죽이기 위한 대결을 벌이는 영화로, 프로듀서 출신 드니스 디 노비의 연출 데뷔작이다. <에브리씽, 에브리씽>은 평생 집안에 갇혀 살았던 한 소녀가 옆집 소년에게 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으로, 데뷔작 <진 오브 더 존슨스>로 호평받은 스텔라 매기 감독의 두번째 장편 영화다. 마지막으로 대표적 여성 슈퍼히어로 캐릭터의 최초 단독 영화인 <원더 우먼>은 <몬스터>의 패티 젠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개봉 첫주 전세계에서 9천5백만불 수입을 올리며 여성 감독 영화로는 가장 높은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

 

<이미지: Paramount>

4. 파라마운트 픽쳐스

:: 불편한 진실 2 (공동 연출: 보니 코헨)

파라마운트 픽쳐스 산하에서는 2017~18년 2년간 단 한편만 개봉된다. 바로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 2>로, 2006년 개봉한 기후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의 속편이다. 공동 연출을 맡은 보니 코헨은 사이버 불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오드리와 데이지>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미지: Twitter @ShelleyRegner>

5. 유니버설 스튜디오/포커스 피쳐스

:: 주키퍼스 와이프 (연출: 니키 카로)
:: 피치 퍼펙트 3 (연출: 트리시 시에)
:: 더 팩트 (연출: 케이 캐논)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그 자회사에서는 2년간 3편의 작품을 공개한다. 니키 카로 감독의 <주키퍼스 와이프>는 나치 압제 하에서 유대인들을 살린 바르샤바 동물원 원장 얀 자빈스키와 그의 아내 안토니나의 이야기로, 제시카 차스테인이 주연과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피치 퍼펙트 3>는 여성 대학 아카펠라 동아리를 주인공으로 한 음악 영화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로, 2편의 엘리자베스 뱅크스에 이어 3편은 <스텝 업: 올 인>의 트리시 시에가 연출을 맡는다. <더 팩트>는 졸업파티 날 첫경험을 하려는 딸들의 계획을 필사적으로 막기 위한 부모의 이야기로, <피치 퍼펙트> 1~3의 각본을 집피한 케이 캐논의 장편영화 연출 데뷔작이다.

 

<이미지: Eric Caro/Sony Pictures Classics>

6. 소니 엔터테인먼트/소니 픽쳐스 클래식

:: 언더월드: 블러드 워(연출: 안나 포어스터)
:: 파리 캔 웨이트 (연출: 엘레노어 코폴라)
:: 모디 (연출: 아이슬링 월쉬)
:: 러프 나이트 (연출: 루시아 아니엘로)
:: 노비티에이트 (연출: 메기 베츠)
:: 나이팅게일 (연출: 미쉘 맥라렌)

소니 픽쳐스와 자회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11월에 개봉한 <언더월드: 블러드 워>의 1월 개봉을 시작으로 2년간 총 6편의 작품을 공개한다. 여성 원톱 영화로 오랫동안 사랑받은 <언더월드> 시리즈의 5번째 영화는 안나 포어스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포어스터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과 오랫동안 작업한 촬영감독 출신으로, 최근 <소스 코드 2>의 연출자로 확정되기도 했다. <파리 캔 웨이트>는 영화 제작자의 아내가 남편의 어시스턴트와 함께 파리 여행을 떠난 이야기로, 엘레노어 코폴라의 장편 극영화 연출 데뷔작이다. 엘리노어 코폴라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부인이자 소피아 코폴라의 어머니이면서, 수십년 간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해 왔다. <모디>는 캐나다 노바 스코티아의 풍경을 그려왔던 화가 모드 루이스의 삶을 그린 로맨스 영화로, 연출을 맡은 아이슬링 월쉬는 TV드라마 <핑거스미스>, <룸 앳 더 톱> 연출자로 잘 알려져있다.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맡은 <러프 나이트>는 베첼러렛 파티를 즐기던 친구들이 스트리퍼가 죽으면서 겪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 영화로, 연출자인 루시아 아니엘로는 여성 투톱 TV 코미디 <브로드 시티>의 연출과 제작을 맡아 왔다. <노비티에이트>는 1960년대 초, 수녀 견습을 받는 소녀가 신앙, 교회의 변화, 섹슈얼리티 때문에 갈등을 겪는 이야기로, 매기 베츠 감독은 이 영화로 선댄스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나이팅게일>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떨어지게 된 두 자매의 이야기로, <브레이킹 배드>, <왕좌의 게임> 등의 연출을 맡아온 미쉘 맥라렌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